농가 데이터와 연구 데이터 결합 강력한 플랫폼 서비스로 농업 데이터의 통합 생태계 구축 예정

제30대 농촌진흥청 박병홍 청장. 사진=농진청
제30대 농촌진흥청 박병홍 청장. 사진=농진청

[농업경제신문 이호빈 기자] 저출산·고령화와 기후변화로 농촌·농촌은 어려움에 직면했고 코로나19로 식량안보가 대두되면서 농업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제30대 농촌진흥청장에 취임한 박병홍 청장은 ‘지속 가능한 농업 미래 준비’를 강조하며, 농업·농촌의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다.

특히 농촌진흥청은 새해와 함께 개청 60주년을 맞이하면서 그 역할과 책임이 중요해진 시기이다.

농업경제신문은 농촌진흥청 박병홍 청장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농진청의 청사진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다음은 박병홍 청장과의 서면 인터뷰 주요 일문일답.

- 농진청 취임을 축하드린다. 평소 농업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농식품 산업의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인물로 평가받는다. 농진청의 국내외 역할과 농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청사진이 궁금하다

"농업·농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지 농업에 자동화와 지능화 기술이 적용될 수 있도록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청년 농업인들이 농촌에 쉽게 정착할 수 있도록 기술창업 단계부터 영농 현장 정착까지 지원체계를 구축해 안정적인 정착 지원 및 성장단계별 맞춤형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기후변화에 대응해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는 품종과 재배기술을 개발해 농업인이 안심하고 농사지을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또, 지역농업 활성화를 위해 지역의 여건과 환경에 적합한 지역특화 작목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농업·농촌의 다양한 자원을 활용하는 치유농업의 성공적 정착 및 농촌을 쾌적하고 살고 싶은 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한 농촌 공간 계획을 기술적으로 뒷받침할 계획이다."

- 기후변화와 함께 자유무역협정(FTA) 등 다자무역체제에서 식량주권이 위협받으며 농업·농촌은 위기에 처해있다. 식량 자급률이 22%에 그치는 상황에서 농진청의 역할과 새해 우선순위를 꼽자면

"수입의존도가 높은 밀·콩 등 주요 식량작물의 식량 자급률을 높이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한다. 가공 적성과 환경적응성이 우수한 밀 품종을 추가로 개발하고 벼·밀 이모작에 적합한 작부체계를 확립할 예정이다.

농촌의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첨단기술을 적용한 밭농업 기계 개발을 확대, 기계화가 미흡한 파종·정식·수확 작업의 농기계를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무인 농작업 기계도 개발할 계획이다."

- 농진청의 주요 사업 중 하나로 국산 품종 개발을 들 수 있다. 국산 품종이 늘면 자체 생산 기반을 확보할 뿐 아니라 해외 품종 로열티 비용 절감 효과도 있다. 국산 품종 개발 정도와 성과는

"지난 9년간 주요 원예작물의 국산화율은 10.4% 증가했으며, 로열티 지급액은 45%(78억 7000억 원) 감소했다. 딸기 국산화율은 2020년 기준 96%까지 오르면서 국내에서 일본산 딸기는 사실상 자취를 감췄고, 한국산 딸기가 일본산과 해외에서 수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또, 버섯의 로열티 지급액은 2012년 57억 7000만 원에서 2020년 38억 8000만 원으로 경쟁력 있는 국산 품종 보급에 의해 감소세가 유지되고 있다.

해외에서 로열티를 받는 품종도 늘어 최근 6년간 5작목(장미·딸기·국화·키위·이탈리안라이그라스) 25품종이 약 21억 원의 로열티를 벌어들이고 있다.

이 외에도 앞으로 생산 여건·소비 트렌드 등을 반영한 데이터 기반의 육종프로그램 구축을 통해 생산자·소비자가 만족하는 맞춤형 신품종을 육성하고, 시장 수요가 높은 품종을 중심으로 보급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 청년 농업인들이 늘고 있어 다행이다. 한국농업의 생존 키워드 중 하나인 청년 농업인 육성을 위한 정책은

"2021년 7월 1일부로 ‘청년 농업인 육성팀’을 신설해 중앙·지방 농촌진흥기관에서 추진하는 청년 농업인 육성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농진청에서는 2023년까지 정예 청년 농업인 4-H 회원 1만 명 육성을 목표로 성공적인 영농 정착과 기술 성장을 지원할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청년 농업인 네트워크’를 조직화 할 계획이다.

창농 준비부터 정착, 기술창업까지 필요한 모든 정보(정책, 창업, 영농기술, 법률, 세무 등)를 제공하는 ‘똑똑! 청년 농부’ 서비스를 시스템 개선을 통해 고도화하고, 맞춤형 전문교육 과정 개설과 청년농업대학 운영 확대, 농업기술실용화재단과 기술 협업을 통한 기술창업 고육 기반 확대 및 생산제품 품질관리 컨설팅을 연중 지원할 예정이다."

- 디지털 농업을 이끌 청년농업인 육성도 정부 차원의 중요한 정책이다. 현재 시설농업 위주 스마트팜에 청년농들이 몰려 있지만 기술 개발을 통해 노지 분야로 진출도 필요한데

"노지 농업은 농작물 생산에 있어 자동화·기계화 수준이 낮고, 고강도 장시간 노동이 필요하며, 인공적으로 제어할 수 없는 야외 생산환경을 갖고 있어서 디지털화가 시급하다.

농진청에서는 농가 데이터와 연구 데이터를 결합한 강력한 플랫폼을 서비스해 농업 데이터의 통합 생태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원예·축산 분야는 노지채소 품질향상과 수급 안정을 기술지원하고, 데이터 기반의 가축 정밀사양으로 생산성 향상과 질병 예방에 힘 쓸 예정이다. 또 배추는 위성·드론 활용을 통해 재배면적 추정, 작황 예측 및 안정적 생산 기술 개발을 통해 노지 농업에 대한 디지털화를 계획 중이다."

- 쌀 품종개량을 통한 아프리카 등 저개발국 식량 자립 도움도 활발하다

"카파시(KAFACI, 한-아프리카 농식품기술협력협의체)에서 추진 중인 ‘아프리카 벼 개발 파트너십’ 사업은 아프리카 식량문제 해결의 돌파구 역할을 하고 있다.

아프리카는 쌀 소비량이 해마다 4%씩 늘고 있지만, 쌀 생산 39개국 중 21개국이 쌀 소비량의 50~9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농진청은 2016~2025년까지 10년간 우리나라 벼 품종을 활용해 나라별로 2품종 이상 모두 55품종 이상의 밥맛 좋고 수량성 높은 벼 품종 개발을 지원해 벼 생산량을 25%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통일형 품종인 ‘밀양23호’와 ‘태백’을 이용해 2017년 세네갈에 ‘이스리-6’·‘이스리-7’ 품종을 개발했다. ‘이스리’는 수량성이 ha당 7.2~7.5t으로 세네갈 대표 품종 ‘사헬’보다 2배 이상 많다.

수량도 맛고 밥맛과 품질까지 좋아 현지 농업인·판매자·소비자 모두 이스리에 대해 크게 만족하고 있는데, 현지 개발 품종은 세네갈 전국으로 확대·보급하기 위해 KAFACI 지원으로 ‘종자증식 및 보급’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 2022년 농진청의 주요 정책과 바람은

"새해에는 국정과제와 역점 추진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여섯 분야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한다. 우선 △ 농업인과 함께하는 지속 가능한 농업을 만들고 △ 지역농업의 활성화와 정주 여건 개선을 통해 농촌의 활력 도모 △ 농산물의 안정적인 생산·공급을 위한 기반 구축 △ 국민의 건강한 삶을 위해 안전한 농산물과 농업의 다양한 기능 발굴 △ 국제사회의 농업 현안 해결에 앞장서고, K-농업기술의 글로벌 확산 △ 디지털 시대와 기후변화 등 급변하는 미래에 적극적으로 대비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민·관 전문가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연구개발, 기술 보급 등 분야별로 적용 가능한 과제를 적극 발굴하고 적용할 계획으로 연구개발(R&D)은 주체별 역할 분담과 협력이 중요하다. 산업체, 대학, 관련 단체 등 민간영역과의 협력과 협업으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겠다."

- 개청 60주년을 맞아 농업인에게 하고 싶은 말은

"농촌진흥청은 올해 개청 60주년을 맞이했다. 이순(耳順)의 나이다. 농촌진흥청 공직자 모두는 개청 60주년을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아 사명감과 자긍심을 갖고 농업·농촌의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다 함께 노력하겠다.

지속 가능한 농업과 농산물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농업·농촌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개발해 보급하는 데 더욱 노력하고, 기후변화·식량안보 등의 문제가 대두되면서 농업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농업은 생명산업이라는 사명감으로 농업의 미래를 이끌어 나가는 데 앞장서겠다."

◇ 제30대 농촌진흥청장 박병홍 프로필

△ 출생 1962년

△ 출생지 경북 예천

△ 경력

- 2021. 12~ 제30대 농촌진흥청장

- 2021. 4. 농림축산식품부 차관보

- 2019. 6.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

- 2019. 4. 농림축산식품부 농업정책국장

- 2017. 9. 농림축산식품부 축산정책국장

- 2016. 8.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

- 2013. 3. 농림축산식품부 정책기획관

- 1992. 4. 임용(행정고시 35회)

이호빈 기자 binnaho@thek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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