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솔라비하이브', 태양광 모듈 생산 전력으로 벌통 스마트 제어
KB금융 'K-Bee 프로젝트', KB국민은행 본점 옥상에 도시양봉장 조성
LS그룹도 지구 생태 환경을 살리기 위한 토종 꿀벌 육성 사업에 동참

한화솔라비하이브에 입주한 꿀벌의 모습. 사진=한화그룹

[농업경제신문 이호빈 기자] 지난 5월 20일은 '세계 꿀벌의 날'이었다. 식량 안보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꿀벌 급감은 생태계 붕계로 이어져 인류의 식량 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100대 농작물 중 70% 이상이 꿀벌의 수분으로 생산되는 만큼 꿀벌은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최근 기후변화로 꿀벌의 개체 수와 종 다양성이 급감해 식물에서 동물로 이어지는 생태계 붕괴와 이로 인한 인류의 식량위기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UN의 시나리오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약 78억명인 세계 인구가 2100년 약 110억명에 달해 식량 수요는 늘어 날 것이지만, 꿀벌의 개체 수는 정체 하거나 줄고 있어 인구대비 꿀벌의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국내는 지난 겨울부터 올해 봄까지의 짧은 기간에 전라, 경상, 강원 등 전국적으로 꿀벌 약 78억 마리가 사라지는 군집 붕괴 현상이 일어나 국민들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이 '꿀벌 살리기'에 나섰다.​

한국농수산대학교에 설치된 한화솔라비하이브 모습. 사진=한화그룹
한국농수산대학교에 설치된 한화솔라비하이브 모습. 사진=한화그룹

◇ 한화그룹 '솔라비하이브', 스마트 시스템 적용

한화그룹은 'UN 세계 꿀벌의 날'을 맞아 태양광 전력을 활용한 탄소저감벌집인 솔라비하이브를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꿀벌의 생육환경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개체 수를 늘리고 생물다양성 보존과 기후변화 대응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서다.

한화가 국립 한국농수산대학교에 시범적으로 설치한 솔라비하이브에는 약 4만마리 꿀벌들이 살며 교내 실습용 과일나무와 주변 지역 식물의 수분에 도움을 주게 된다. 이 꿀벌들의 생육 및 활동 데이터는 꿀벌 개체 수 관련 연구에 활용 예정이다.

한화의 솔라비하이브는 꿀벌들의 생육환경을 조절할 수 있는 스마트 벌통과 벌통에 전력을 공급하고 제어하는 외부설치물로 구성된다. 벌집 상단에 설치한 태양광 모듈에서 생산된 전력으로 벌통 내 온도, 습도, 물과 먹이 현황을 확인하고 제어하며 벌통에서 측정된 데이터를 앱으로 실시간 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 시스템이 적용됐다.

또 말벌 같은 꿀벌의 천적 출몰을 소리 측정과 분석을 통해 탐지하는 기능도 탑재했다. 말벌이 접근하면 솔라비하이브의 입구가 꿀벌만 지나갈 수 있는 작은 통로로 전환해 말벌의 침입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KB금융그룹 직원 가족들이 KB국민은행 본관 옥상에 설치된 'K-Bee' 도시 양봉장에서 벌 키우기 체험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KB금융그룹

◇ KB금융 'K-Bee 프로젝트', 본점 옥상에 도시양봉장 조성

KB금융그룹 역시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는 꿀벌의 생태계 회복에 앞장서기 위해 'K-Bee' 프로젝트을 추진한다.

KB금융은 밀원숲 조성, 밀원식물 Kit 배포, 도시양봉 등 다양한 해결 방안을 앞장서 실천하며 꿀벌 생태계 회복을 위한 국민들의 작은 실천을 이끌어 낸다는 계획이다.

KB금융은 꿀벌이 다시금 일상으로 돌아오는데 도움이 되고자 나무심기 사회적 기업 '트리플래닛'과 함께 강원도 홍천 지역에 꿀벌을 위한 밀원숲 조성에 나선다. 향후 4년간 헛개나무, 백합나무 등 10만 그루 의 밀원수를 심는다는 계획이다.

밀원수는 꿀벌에게 먹이를 제공하는 나무로 밀원숲 조성은 꿀벌 생태계 회복을 위한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특히 헛개나무는 개화 기간이 길고 벌꿀 생산량이 많을 뿐만 아니라 열매 등 부산물 수확이 가능해 인근 양봉농가의 지원에도 큰 효과가 있다. 

오는 24일에는 밀원수 심기에 대한 국민 참여 확산을 위해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에 'K-Bee Zone'을 개설하고 '내 나무 갖기' 이벤트를 실시한다. 참여자가 'K-Bee Zone'에 방문해 나무심기 미션을 수행하면 KB금융이 홍천 밀원숲에 참여자 이름의 나무를 심는다.

KB금융은 또한 꿀벌 살리기에 많은 고객이 함께할 수 있도록 KB국민은행 영업점을 통해 해바라기 등 밀원식물 Kit 1만여개를 배포하고 SNS 인증 릴레이 등 동참 이벤트도 진행한다. 

KB금융은 지난 4월 꿀벌 서식지 조성을 위해 도시양봉 사회적 기업 '어반비즈'와 함께 KB국민은행 본관 옥상에 꿀벌 약 12만마리가 서식할 수 있는 'K-Bee' 도시 양봉장도 조성했다. KB금융은 도시양봉장을 꿀벌과 생태계 다양성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는 체험의 장으로 활용하는 한편 수확한 꿀은 지역 내 저소득층 가정 등에 지원해 지역상생에도 기여할 예정이다.

또한 서울식물원과 연계해 식물원 내 야생벌을 위한 'Bee 호텔'을 설치하고 벌의 생태와 환경문제에 대한 생태체험 교육을 진행한다.

KB금융 관계자는 "꿀벌 수분 매개의 경제적 가치 등 꿀벌 생태계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대하고 국민들의 실천을 모으는 작지만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K-Bee'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도시 양봉 안전에 관해선 "오픈 전 한달여 테스트 운영관리 기간을 가졌다. 테스트 기간중 피해사례가 없는지 체크했지만 큰 무리가 없는 것으로 판단돼 운영을 시작했다"며 "벌의 활동반경은 3km로 사옥 근방에 공원이나 샛강이 있어 꿀벌이 활동 하기에 충분한 조건"이라고 밝혔다. 

한국농수산대학교 산업곤충학과 김혜경 교수는 "한화그룹의 솔라비하이브는 꿀벌의 발육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병해충 등의 위험 요인을 즉각적으로 감지할 수 있어 꿀벌의 개체 수 증식 및 종 보존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KB금융의 'K-Bee' 프로젝트의 경우 농식품부가 도시양봉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며 "도시양봉은 단순한 꿀 생산을 넘어 도시생태계 개선, 도시민의 생태감수성 증진 등 다양한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영국의 포트넘앤메이슨 백화점 옥상과 미국 브라이언트 공원, 일본 긴자 빌딩 등 그 나라를 대표하는 랜드마크에서도 도시양봉을 하고 있는 만큼 꿀벌은 먼저 공격하지 않으면 사람을 공격하지 않아 안전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이 집 뒤뜰에서 양봉 중인 벌통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LS그룹
지난해 9월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이 집 뒤뜰에서 양봉 중인 벌통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LS그룹

한편, 지난해에는 LS그룹 구자은 회장이 '꿀벌 살리기 운동'에 동참하고자 서울 자택 뒤뜰에 작은 벌통을 설치하고 도시 양봉을 진행했다. 구 회장은 직접 생산한 꿀을 별도로 포장해 가까운 지인들에게 선물하며 꿀벌 살리기 활동을 알리고 동참을 유도하기도 했다. 

LS그룹 연수원인 LS미래원도 안성시 농업기술센터와 함께 지구 생태 환경을 살리기 위한 토종 꿀벌 육성 사업도 동참했다. LS미래원 양봉 장소에는 토종꿀벌 약 40만 마리가 서식할 수 있는 26개의 벌통이 설치됐으며, 여기서 수확된 토종꿀은 LS가 매 연말 개최 중인 나눔 행사를 통해 안성시 내 복지시설 및 저소득층 등에게 전달되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도 '어반비즈'와 함께 2016년부터 도심 양봉장인 '마몽드 꿀벌 정원'을 만들었다. 2016년 여의도 한국 스카우트 빌딩, 2017년엔 서울숲, 2018년엔 서울시립미술관에 꿀벌 정원을 만들었다. 꿀벌 정원에서는 직접 꿀 수확하기, 꿀 맛보기 등 여러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꿀벌과 자연의 소중함을 알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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