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분부족으로 알 부화율 0.8% 나타나 자르기만해도 무방
[농업경제신문=나한진 기자] 그동안 농가에서는 '갈색날개매미충' 발생밀도를 낮추기 위해 알이 붙어 있는 가지를 잘라 태우거나 땅에 묻는 번거로움을 감수했다.
농촌진흥청은 23일 갈색날개매미충 알이 붙어있는 복숭아와 블루베리 나뭇가지를 잘라낸 다음 태우거나 땅에 묻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농촌진흥청 원예특작환경과는 2015년 12월부터 다음 해 3월, 2016년 12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 총 2차례에 걸쳐 매월 잘라낸 가지를 대상으로 갈색날개매미충 알의 부화율을 조사했다.
그 결과, 갈색날개매미충 알의 부화율이 0.8% 이하로 정상(52.8∼68.4%)보다 낮게 나타났는데 이는 잘라낸 가지의 수분 함량이 현저히 낮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잘린 가지의 수분 함량은 정상 가지에 비해 복숭아는 90.1% 이상, 블루베리는 78.6% 이상 감소했다.
이에 따라 복숭아나 블루베리 가지치기를 마친 후 병에 걸린 특별한 가지가 아닐 경우 잘라낸 가지를 땅에 묻거나 태우지 말고 과원 바닥에 깔아주면 된다.
갈색날개매미충은 2010년 8월에 충남 공주의 블루베리와 충남 예산의 사과나무에서 처음 발견된 해충이다.
2014년까지는 주로 경기, 충남, 충북, 전남, 전북 등 서쪽 지역에서 발생했으나 2017년에는 강릉과 제주 등 전국으로 퍼졌다.
과수나무 가지에 약충과 성충이 붙어 즙액을 빨아 먹고 분비물을 배출해 그을음병을 발생시키고, 일년생 가지 속에 알 덩어리를 형성해 산란함으로써 가지를 죽게 한다.
김동환 원예특작환경과 농업연구관은 “복숭아나 블루베리에서 갈색날개매미충 산란 가지를 자른 후 태우거나 땅에 묻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농가의 수고로움을 덜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