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키다리병 예방 소금물가리기 마친 볍씨 ‘온탕 소독’ 효과 커

[농업경제신문=이승현 기자] 벼 농사에 치명적인 전염병인 벼 키다리병 예방을 위한 올바른 볍씨 소독법이 소개됐다.

벼 키다리병은 이삭이 팰 때 감염된 종자가 1차적인 전염원이 되는 종자전염병이다. 이 병은 못자리부터 본답 초기와 중기에 가장 많이 발생해 매년 벼 농가에 피해를 입히고 있어 수도작을 준비하는 귀농인들 역시 주의해야 한다.

26일 농촌진흥청은 벼 키다리병의 가장 효과적인 방제방법으로 볍씨 소독을 제시했다.

농진청에 따르면 볍씨 소독은 먼저 소금물가리기를 통해 쭉정이 벼를 골라내면 소독 효과를 20~30% 높일 수 있다.

이후 종자의 까락(까끄라기)을 없앤 뒤 메벼는 물 20L당 소금 4.2kg, 찰벼는 물 20L당 소금 1.3kg을 녹인 다음 볍씨를 담근다.

물에 뜬 볍씨는 골라내고 가라앉은 볍씨는 깨끗한 물에 2~3회 씻어 말린다.

소금물가리기를 마친 볍씨는 적용 약제별로 희석배수에 맞게 희석한 다음 약제 20L당 볍씨 10kg을 30℃의 온도로 맞춰 48시간 담가두면 된다.

홍성기 농진청 농업연구관은 “병 발생이 심했던 지역에서 생산한 벼를 종자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우선 30℃ 물에 침투이행성 약제를 섞고 종자를 넣어 48시간 담갔다가 싹이 트기 시작할 때 다른 약제로 바꿔 24시간 담가두거나 습분의 처리 뒤 바로 파종하면 방제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해마다 같은 계통의 약제를 사용하면 내성이 생길 수 있다. 때문에 2~3년 주기로 약제를 바꿔주는 것이 좋다. 현재 볍씨소독용 살균제는 총 24품목이 등록돼 있다.

온탕 소독은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벼 재배 농가뿐만 아니라 일반 재배 농가에서도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볍씨 소독 방법이다.

60℃의 물 300L당 볍씨 30kg을 10분 동안 담갔다가 꺼내어 바로 식혀주는 것으로, 물과 종자의 양 등 소독조건만 제대로 지킨다면 90% 이상의 방제 효과를 볼 수 있다.

더불어 약제 소독을 하기 전 온탕 소독을 하면 방제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일부 약제의 경우, 온탕 소독 후 약제 소독을 했을 때 95% 이상의 방제 효과가 나타났다.

다만 온탕 소독 시 고온에 민감한 ‘고운벼’, ‘삼광벼’, ‘운광벼’, ‘일미벼’, ‘풍미벼’, ‘동진1호’, ‘서안1호’, ‘신운봉1호’ 등은 소독조건을 지키지 않으면 발아율이 떨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홍 연구관은 ‘벼 키다리병 방제는 파종 전 철저한 종자 소독으로 대부분 예방할 수 있다“며 ”다만 무엇보다 병에 걸리지 않은 건전한 종자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감염이 의심된다면 방제 역시 신경써야 한다.

특히 벼꽃이 피는 시기에 병원균 포자가 바람에 날려 주변의 건전한 벼까지 감염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인근 농가와 공동방제를 해야 한다.

홍성기 연구관은 “지난해 본답에서 벼 키다리병 발생이 다소 증가해 병원균의 종자감염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발아기계를 사용할 때 종자를 과도하게 겹쳐 쌓으면 소독 효과가 떨어질 수 있어 물과 종자의 양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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