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보는 농산업 2018
농산물 유통, 대형마트 보다 편의점-생협?

사진=남해설천양모리학교?
사진=남해설천양모리학교

[농업경제신문=홍미경 기자]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등으로 격변이 예상되는 해이다. 특히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보호무역주의에 한국의 농업 산업은 비켜가는 듯하지만 FTA 재협상은 여전히 이슈가 될 전망이다.

이런 경제적 정치적 상황 속에서 올해를 대변하는 키워드는 어떤 것이 있는지 농촌진흥청에서 발행한 인터라뱅 ‘키워드로 보는 농산업 2018’을 통해 살펴본다.

신뢰할 수 있는 농산물

올해 우리 농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신뢰’, ‘안전’으로 요약될 전망이다.

1인 가구의 증가, 소포장 농산물 선호, 신선농수산물 당일 배송 등 이미 2~3년 전부터 시작된 농산물 소비 변화의 핵심은 ‘안전’이었다. 우리 먹거리는 안전하다는 것은 품질이 좋다는 것보다 우선되어야 하는 최고의 가치다.

또 채식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신선도에 대한 관심도도 같이 높아져 안전이 곧 품질로 인식되고 있다. 1인 가구는 나를 위한 소비에는 돈을 아끼지 않으므로 유기농, 자연농 등에 대한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

육류 소비에 있어서도 무항생제 고기, 달걀에 대한 선호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동물복지 제품에 대한 가격차별화도 기대된다.

억지웃음 대신 경험을 나누는 농촌관광

올해 트렌드의 기저에는 나를 위한 휴식, 차별화된 체험, 나만의 공간 등 ‘나만을 위한’이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지금까지의 농촌관광이 숙박시설 개조, 체험, 교육, 둘레길 개발 위주로 이루어졌다면 이제는 스토리, 경험 상품이 필요하다. 보일러를 트는 대신 스스로 군불을 때는 구들장, 사먹는 한 끼가 아닌 차려먹거나 지어먹는 한 끼 등의 입체적인 구상이 요구된다.

마을 테마의 방식도 계속 뭔가 하거나 만들기 보다는 멍하니 있거나 낮잠도 자고, 책도 보는 노는 테마의 개발도 중요하다.

현재의 가장 큰 트렌드는 힐링으로 마음과 몸을 쉬고 위로를 받거나 스스로 다독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1인 세대의 증가로 혼밥, 혼술에 이어 홀로 여행, 홀로 숙박 등이 점차 늘어날 것에 대비한 상품도 준비되야 한다.

이외에 관광이나 체험 대신 혼자된 어르신을 도와드리거나 옛날 방식으로 일을 도와주고 식비나 숙박비를 면제받는 상품도 틈새시장에 꼽힌다.

과거와 달리 볼거리, 즐길 거리를 준비해놓지 않아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휴식을 즐기기 때문에 어메니티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

특별한 경관자원이나 사적(史蹟)이 없어도 단순히 고풍스럽고, 옛 물건들이 남아 있는 정도로도 충분한 ‘나만의 공간’이 탄생하는 것이다. 식사의 경우도 TV프로그램 ‘삼시세끼’처럼 땔감과 재료, 아궁이만 제공하면 해 먹거나 그것이 불편하면 가정간편식을 구입해 해결할 수 있다.

1인 가구에 주목 1인 가구의 등장은 새로운 풍속도를 낳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스테이크의 등장이다. 젊은 1인 가구에서는 불고기, 제육볶음처럼 복잡하지 않고, 단지 고기만 맛있게 구워 시판 소스에 찍어 먹는 스테이크를 선호한다. 즉 1인 가구의 간편한 주방도구, 조리법, 조리 후 청소문제로 삼겹살, 불고기 등을 제치고 덩이 채 굽는 육류 소비가 증가하는 것이다.

농촌관광이나 체험, 축제 등에서도 1인 가구를 유치하기 위한 노력이 더해져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의 단체 위주 체험이 아닌 과거 시골에서 어르신들이 심심풀이로 하셨던 놀이나 짚풀공예 등을 1인용 상품으로 개발해야 한다.

편의점이 아니면 생협

전국적인 유통망을 가진 편의점은 대기업에서 지원하는 유통망을 토대로 한 좋은 농산물 소비처이며 홍보의 공간이다. 편의점은 2012년 이후 8,000곳 이상의 신규 매장을 개설하였으며, 헬스 앤드 뷰티숍(H&B) 매장도 크게 성장하고 있다.

아직까지 지역사회와 연계하는 서비스보다 자신들의 고유 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안으로는 생협을 추천할 수 있다.

생협은 믿을 수 있는 농가와 납품계약을 맺고 적정한 가격을 지불하여 지역 경제를 살리는 효과가 높게 평가된다. 소비자로서도 생협의 보증, 직접 농가 방문 등으로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전이 최우선이 되는 현대에 최적화된다.

단점은 식재료의 유통?판매과정에서 감모율 발생과 자체 개발 가공 식품의 경우 일반 상품에 비해 맛이나 식감이 떨어지는 것이다. 자칫 유기농이나 자연농 등 몸에 좋은 것은 맛이 좋지 않다는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셈이 되므로 이에 대한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저작권자 © 포인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