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경제신문=김미정 기자]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지난 5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된 롯데그룹 회장이 국민들 앞에 먼저 고개를 숙였다.

주말 동안 가회동 자택에서 휴식을 취한 뒤 8일 오전 롯데월드타워로 출근한 신 회장의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기업 총수가 8개월간 자리를 비웠던 만큼 산재된 현안 처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다만 신 회장이 2심 판결에서 무죄가 아닌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것이므로 대외활동을 펼치기에는 조심스러울 것. 이에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떨어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회장의 복귀로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낼 롯데 그룹의 현안을 짚어봤다.

먼저 호텔롯데와 롯데케미칼 등 그룹 내 주요 계열사들을 롯데지주에 포함하는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지주는 식품과 유통 등 국내 91개 계열사 가운데 55개 계열사를 편입했다. 하지만 알짜 계열사인 호텔롯데와 롯데케미칼은 포함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지주를 완성하기 위해 호텔롯데와 롯데물산, 롯데케미칼로 이어지는 지배 구조를 롯데지주에 편입해야 하는데 호텔롯데를 상장하는 방식으로 이를 해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건설 사업 계획이 다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 규모만 약 4조 원에 해당하는 이 사업은 2023년에 에틸렌 100만 톤을 비롯해 에틸렌글리톤 70만 톤, 부타디엔 14만 톤, 폴리에틸렌 65만 톤, 플로프로필렌 60만 톤 등을 생산할 수 있는 대규모 화학단지 조성 사업이다.

롯데케미칼의 동남아시아 자회사인 LC타이탄이 인도네시아 반텐주 찔레곤에 NCC(납사분해시설)를 포함한 대규모 화학 단지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글로벌 화학업체 도약을 위한 지렛대가 될 예정이다.

2013년부터 추진해온 사업은 당초 올해 하반기 현지 사업장 착공을 시작으로 본격화될 예정이었지만 지난 2월 신 회장이 구속되면서 논의 자체가 중단된 상태였다.

또한 신 회장이 돌아온 만큼 롯데그룹의 금융 계열사 매각에도 관심이 쏠린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금융업이나 보험업을 하는 국내 금융회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 이에 2017년 10월에 설립된 롯데지주는 금융 계열사의 지분을 2년 안에 매각해야 하는데 2019년 10월까지다. 롯데지주가 보유하고 있는 금융회사는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 마이비, 부산 하나로카드 등이 있다.

이외에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제과업체와 유통업체, 유럽 화학업체 등 총 10여 건의 투자 계획도 신 회장의 복귀와 함께 급물살을 탈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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