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호 약초부문 농업마이스터(농업전문경영인)

[농업경제신문=이승현 기자] “중국산 저질 한약재가 범람하는 상황에 채산성 때문에 사라진 우리의 약용작물의 생산시설과 방법을 복원하고 싶은 마음에 약용작물 재배에 뛰어들었습니다. 마이스터로서 고품질 약용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노하우를 알리고 재배기술을 확대 보급하고 싶습니다.”

◆우리 약초 지킴이?직접 재배로 이어져

김건호 마이스터는 수대 째 한약방을 운영하는 집안에서 자랐다. 어릴 적부터 한약재를 자주 접하며 우리 약초나 약용작물에 애정이 깊다.

그는 전남한방산업진흥원의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사라져가는 약용작물의 생산기반을 만들고자 관련 연구와 재배를 진행하며 우리 약용작물을 복원해야겠다는 생각을 굳힌다.

이유는 하나였다. 채산성 맞지 않아 사라져가거나 이미 없어져 버린 우리 약초 재배 기술을 후대에 전해야 한다는 신념에 서다.

그러다 8년 전 약용작물 재배에 전념하겠다며 진흥원을 나와 농업회사법인인 혜인약초원을 연다.

“한방관련 연구기관에서 근무하며 연구용 이외에 부업으로 약용작물 재배를 병행하다 8년 전 부터는 본격적으로 약용작물 재배에 집중했습니다. 현재는 한약재와 관상용 꽃으로 이용되는 작약을 주로 재배하고 작약 외에도 우리 전통 약재들의 재배와 재배 방식을 복원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가 본격적으로 약용작물 재배에 뛰어든 것은 우리 약재에 대한 시장수요가 확대되는 지금 이 약용작물의 생산기반을 만드는데 적기라는 생각에서다.

또한 그는 이 분야 전문가임에도 더 많은 재배 노하우와 작물을 배우기 위해 마이스터대학에 진학한다.

지난해에는 친환경 약용작물의 부가가치 향상을 무기로 3기 농업마이스에 합격하며 이 분야 최고 전문가임을 인정받았다.

“농업마이스터는 농업분야의 이론과 실무경험을 견비 한 장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과연 제가 그런 능력이 있을까 의구심도 들었지만 마이스터에 꼭 한번 도전해보고 싶었습니다. 약용작물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작물이지만 아직 재배법이나 전문가들이 적다보니 경험과 이론을 겸비한 마이스터의 역할이 향후 더 중요해 질 것이란 생각 때문입니다”

김건호 마이스터는 우리약용작물이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재배법 알리기도 병행하고 있다.

“우리 약용작물은 현재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때문에 향후 분명 매력적인 농가 소득원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마이스터 평가 위원 역시 이 부분에 대해 높은 평점을 준 것 같습니다.”

◆청정지역 생산 작약 약효도 그만

김건호 마이스터의 작약 재배는 전통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작약의 생산지는 청정지역만을 선택하고 친환경 재배방식도 예외가 없다. 그의 6만m²의 약초밭 역시 순천과 광양사이에 바람이 잘 통하는 협곡 지역에 위치해 있다.

“약용작물은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재배적지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작약은 환경이 맞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받고 그러다 보면 병해충도 많아 재배지 선택이 핵심입니다. 협곡 등 공기의 흐름이 좋은 곳은 병해충 발병률이 낮아 작약재배 적지로 통합니다.”

생산량 보다는 작물의 품질에 우선을 둔 것도 그만의 특이점이다.

김건호 마이스터는 약용작물 재배 시 화학비료보다는 지력을 살려 작물을 재배해야다는 원칙이다. 때문에 자신의 작약 밭에 화학비료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다만 종묘와 관수는 꼼꼼히 챙긴다. 이는 건강한 종묘로 강하게 키워야 야생에서 살아남을 수 있고 약효도 좋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그는 종묘장을 운영하면서도 무농약 원칙만을 고집한다. 물 역시 허투루 사용하는 법이 없다.

그는 수질검사를 별도로 진행해 식수로 가능한 물만을 관수를 통해 작물에 사용한다.

이런 그의 노력은 생산 작물의 2차대사 산물의 높은 함량으로 이어져 고품질 약제가 재탄생되고 있다.

“작약은 애정이 없이는 쉽사리 키우기 어려운 작물입니다. 일부 농가들이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화학비료 사용을 늘리고 있지만 이는 작물의 품질을 망치고 병충해 발병률을 높이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종묘 역시 전혀 농약을 치지 않아야 자연에서 적응하고 2차대사 산물 함량도 높아지기 때문에 저는 무농약 원칙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또 작물에 꼭 필요한 물 역시 수질검사를 별도로 진행할 만큼 꼼꼼하게 체크하고 있습니다”

◆약용작물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주목

청정지역에서 친환경적으로 꼼꼼하게 재배된 그의 작약과 약용작물은 탁월한 약효를 인정받으며 연매출 1억 6000만원의 효자 작물로 거듭나고 있다.

한약재 시장에 출하까지는 4~5년이 걸린다는 단점도 있지만 2년생부터는 뿌리가 아닌 작약 꽃(함박꽃)으로 출하도 가능해 단기 소득작물로 대처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현재까지 약용작물로 큰 수익을 내고 있지 않지만 저질 중국산 한약재를 대체할 블루오션임은 분명합니다. 약용작물 재배에 있어 과거에는 교육기관 등이 부족했지만 현재 교육과정이 많이 개설돼 있어 누구나 재배할 수 있고 저 역시 우리 약용작물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을 경주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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