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마이스터를 찾아서④]"농장주는 농장에서 살아야 한다"
[농업마이스터를 찾아서④]"농장주는 농장에서 살아야 한다"
  • 나한진
  • 승인 2018.01.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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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호 토마토부문 농업마이스터(전문농업경영인)

2013년 시작된 농업마이스터 선정 제도가 벌써 3회째를 맞았다.

농업마이스터는 재배품목에 대한 전문기술과 지식, 경영능력 및 소양을 갖추고 농업경영·기술교육·컨설팅을 할 수 있는 자질이 있는 농업경영인을 말한다.

1회 102명과 2회 45명을 배출한 농업마이스터는 지난해 11월 새롭게 농업전문경영인 33명이 이름을 올리며 총 180명이 선발됐다.

특히 올해는 식량작물, 원예, 축산, 특용작물 등 총 22개 품목에서 다양하게 마이스터를 배출한 만큼 향후 그 활용도 역시 클 것으로 보인다.

본지는 ‘농업마이스터를 찾아서’라는 기획을 통해 이들 마이스터들을 직접만나 그들만의 노하우와 작물재배법, 그리고 그들의 인생이야기까지 꼼꼼히 들어봤다. -편집자 주-

문정호 토마토부분 논업마이스터
문정호 토마토부분 논업마이스터

“농장주는 농장에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기본이고 플러스로 농사를 뒷받침할 수 있는 지식이 필요하다. 정말 농사 잘하는 ‘숨은 고수’들은 농사일에 신경을 쓰다 보면 대외적으로 활동을 하지 못해 잘 알려지지 않는다.”

문정호(39세) 마이스터는 마이스터만의 토마토 재배 노하우를 묻는 말에 웃으며 말했다.

문 마이스터는 노하우라고 할만한 것이 없다고 한다. 딱히 하나라도 말해달라는 질문에 농장을 비우지 않고 매일 수시로 농작물을 확인하는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농작물은 배고프면 배고프다, 아프면 아프다고 말을 해주지 않는다.”

농작물이 질병에 걸려 증상이 눈에 보일 때는 이미 늦어 손 쓸 수가 없다. 그전에 사람이 수시로 확인하고 관심 있게 관찰해야 한다. 외부활동으로 농장을 비우는 시간이 많을수록 결국 한 달 뒤에 병이 나거나, 생산량이 떨어진다.

지역마다, 품목마다 ‘숨은 고수’들이 존재한다. 고수들은 농장에서 농작물에만 신경 쓰다 보니 당연히 대외 활동을 활발히 할 수 없다.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농사를 잘 하시는 분들을 만나려고 했던 것이 마이스터가 된 계기가 됐다.

또한, 다른 토마토 농가들과 교류 하기에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여러 토마토 농가와 교류하면서 서로의 정보를 공유해 더 좋은 토마토를 재배하고, 더 나아가 토마토 농가들이 모여 한목소리를 내는 창구 역할을 희망했다.

문정호씨는 마이스터 수업을 듣기 전에도 여러 농업 강연회나 세미나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경남농업기술원 농업기술교육센터(ATEC)에서 해외 강사들을 초빙해 강연회를 진행하면 반드시 참가해 재배하면서 가졌던 궁금했던 것들을 질문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

마이스터 수업에 참가하면 교재나 수업시간에 생긴 질문들을 많이 했다. 교수들도 보통 학생들이라면 넘어갔을 원론적인 질문을 문 마이스터는 호기심을 갖고 질문을 많이 했다고 한다.

교수들도 질문에 충실한 답변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더 알아보고 다음 수업시간에는 추가로 답변할 수 있도록 준비해 깊이 있는 수업이 진행됐다.

문 마이스터는 무엇보다도 가장 도움이 된 것은 마이스터 수업을 함께 수강한 토마토 농가들과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한다.

“토마토뿐만 아니라 모든 농장에서는 농작물을 재배하면 여러 변수가 생긴다. 수십 년간 토마토 재배를 하면서 현장의 경험과 문제를 해결한 지식이 서로 모여 공유한 것이 마이스터뿐만 아니라 토마토 재배에 가장 큰 도움이 됐다.”

문정호씨는 마이스터의 역할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주변에서 토마토 재배에 관해 물어오는 사람에게는 기꺼이 도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자신이 마이스터라고, 조금 더 배웠다고 해서 이렇다저렇다 말하는 것이 아직 젊은 마이스터에게는 부담이 된다.

“다른 농장주분들도 최소 20년에서 많게는 40년 동안 토마토 재배를 해오신 분들이다. 마이스터라고 이렇다저렇다 말하기가 솔직히 조심스럽다.”

그러다 보니 문 마이스터도 자신이 주도적으로 이야기하는 것보다 오히려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으려고 노력한다. 도움을 받고자 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많이 들으면서 그 사람이 필요한 해결책을 찾아 제안한다.

문 마이스터는 교육을 할 때 내용도 중요하지만 받아들이는 사람의 상황을 빨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듣는 사람에 맞게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에 따라 기본 이론에서부터 상황에 맞는 설명, 그런 상황의 근본적인 원인과 해결책 등 깊이 있고 폭넓은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깊이 들어가면 어렵다고 회피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눈앞의 문제만을 해결하고 싶은 사람도 있고, 깊이 있는 지식을 원하는 사람이 있으므로 사람에게 맞는 정보를 제공하려고 노력한다.

특히, 귀농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귀농 준비 기간이 있다면 충분히 교육을 받길 원한다. 귀농을 준비하는 기간을 충분히 활용해 이론을 공부하고 여건이 허락하는 한 현장에서 실습을 통해 이론과 실기를 배운다면 귀농 실패 확률도 줄일 수 있다.

“귀농ㆍ귀촌이 쉬운 것은 아니다. 예전처럼 땅에 씨 뿌리고 알아서 자라면 수확하는 안이한 생각으로 시작해선 안 된다.”

귀농을 생각한다면 시작 전에 많은 것을 준비하고 이론과 현장 실습을 병행해야 한다. 조금 힘들고 피곤하더라도 교육과 실습을 병행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1~2년의 준비 시간을 갖고 시작하라고 추천한다.

처음부터 자신의 능력을 벗어나서 시작하지 말아야 한다. 시작할 때는 자신의 능력과 규모에 맞게 소규모로 시작하고 실패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실패를 경험이라고 여기고 휘청거리지 않을 정도로 시작해서 4~5년 정도 일도 익숙해지고 자신만의 노하우도 생겼을 때 규모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규모를 늘리는 것은 농업인이 살아남는 중요한 길이다. 국가 정책도 규모의 경제에 맞춰 일정 규모 이상의 농가나 조합에 지원이 집중돼 있다. 또한, FTA로 인해 해외의 농산물들이 국내에 들어오면 살아갈 방법은 규모의 경제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더불어 토마토 생산 농가들이 함께 한목소리를 낼 창구가 필요하다. 토마토 생산자연합회에 참가해 토마토 농가들과 농업 현실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토마토 생산 농가들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 정부에 생산 현장을 제대로 전달할 기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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