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마이스터를 찾아서⑦] "ICT기술로 효율·경제성 잡은 젊은 농부"
[농업마이스터를 찾아서⑦] "ICT기술로 효율·경제성 잡은 젊은 농부"
  • 이승현
  • 승인 2018.01.3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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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수호 양돈부문 농업마이스터(농업전문경영인)

2013년 시작된 농업마이스터 선정 제도가 벌써 3회째를 맞았다.

농업마이스터는 재배품목에 대한 전문기술과 지식, 경영능력 및 소양을 갖추고 농업경영·기술교육·컨설팅을 할 수 있는 자질이 있는 농업경영인을 말한다.

1회 102명과 2회 45명을 배출한 농업마이스터는 지난해 11월 새롭게 농업전문경영인 33명이 이름을 올리며 총 180명이 선발됐다.

특히 올해는 식량작물, 원예, 축산, 특용작물 등 총 22개 품목에서 다양하게 마이스터를 배출한 만큼 향후 그 활용도 역시 클 것으로 보인다.

본지는 ‘농업마이스터를 찾아서’라는 기획을 통해 이들 마이스터들을 직접만나 그들만의 노하우와 작물재배법, 그리고 그들의 인생이야기까지 꼼꼼히 들어봤다. -편집자 주-

설수호 양돈부문 농업마이스터(농업전문경영인)
설수호 양돈부문 농업마이스터(농업전문경영인)

 

“팬만 굴리던 제가 돼지를 키울 것이란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어려움도 있었지만 10여년 이상 돼지와 함께하며 이제 조금은 아버지를 닮아 가는 것 같아 뿌듯합니다. 양돈부문 농업마이스터라는 칭호가 부끄럽지 않게 앞으로도 효율성과 경제성을 높일 수 있는 사육기법을 고민하고, 나누는 농부가 되고 싶습니다”

설수호 농업마이스터는 아버지가 35년간 운영해온 양돈 노하우에 최신 ICT 기술을 접목한 돈사를 구축, 효율성과 경제성 모델을 제시하며 양돈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그가 아버지와 함께 운영하는 고바우농장은 경제성과 효율성은 물론 동물복지를 실현하며 질 좋은 돼지를 길러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아버지의 30년 이상의 양돈 노하우와 설 마이스터의 신기술이 접목되며 시너지 효과로 작용한 터다.

경기 안성시 고삼면에 위치한 고바우농장은 공기 좋은 산기슭에 터를 잡고 있다. 이 농장은 여타 양돈장과 달리 고립된 지역에 위치했지만 규모뿐만 아니라 시설 면에서는 국내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설수호 마이스터는 “2014년 FTA체결 이후 양돈업도 규모의 경제를 추구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당시 정부가 추진한 양돈 ICT 융복합 확산사업을 계기로 고바우농장이 만들어 졌다”며 “농장은 연면적 1만5340㎡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최신 기술이 집약된 양돈장”이라고 소개했다.

그의 소개처럼 고바우농장은 최신의 내부 시설인 돈선별기, 포유모돈자동급이기, 임신돈군사급이기, 십식급이기 등의 설비를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MSY(모돈당 출하마릿수) 24마리라는 높은 생산성을 올리며 현재 모돈 800마리를 포함 돼지 1만1000마리를 사육 중이다.

젊은 농법, 효율성과 경제성까지 잡았다

고바우 농장이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 까지는 어려움도 많았다. 특히 신축사 건립 당시 예상과 달리 건축비용이 2배 가까이 늘어나며 아찔한 상황도 겪었다.

그러나 어려움을 이겨내니 길은 보였다고 신 마이스터는 말한다.

그는 “돈사 건립에 70억원 정도의 비용을 예상했지만 실제 공사에 들어가자 예상보다 두 배 가까운 자금이 필요해 자금압박 등으로 스트레스가 많았다”며 “ICT지원사업의 경우 50%가 담보, 30% 융자, 20%가 지원금 이다보니 자금 마련을 위해 기존 아버님이 운영하시던 돈사까지 매각해 겨우 지금의 고바우 농장을 만들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어려움 끝에 완공된 신축사는 고바우농장을 한층 성장하게 만든 초석이 된다.

설 마이스터는 “돈사 건립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었지만 운 좋게 대내외적으로 돼지고기 가격 상승에 힘입어 위기 극복에 힘이 됐다”며 “이후 신축사로 돼지 사육 여건도 좋아져 당시 전국적으로 유행했던 구제역 등도 피해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바우농장의 자랑은 무엇보다 효율성에 경제성까지 갖춘 최신설비라고 말한다.

그는 “고바우농장의 모든 설비는 ICT 기술로 제어·관리하고 있어 돈사 내부의 상황을 사무실 안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통제 역시 가능하다”며 “외부에 일정이 있을 경우 스마트폰으로 농장의 온도나 습도 등도 제어가 가능해 노동력도 줄이 수 있고 효과적인 관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고바우농장은 경제성 면에서도 여타 농가와 차별화를 시도한다.

설 마이스터는 “다른 농장은 현재 건식 사료와 물을 따로 공급하지만 우리농장은 물과 사료를 4:1 이나 3:1로 혼합해 사용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연 1억원이 넘는 사료비 절감효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고바우농장의 지난해 사료 요구율의 통계에 따르면 습식 급이기를 통한 급식 방식은 돼지 1kg을 늘리는데 기존 3.1kg의 사료 요구량에서 2.9kg로 줄이는 효과를 봤다.

동물 친화적 농장시설 역시 자랑거리다.

특히 돼지에 최적화된 농장시설은 컨디션뿐만 아니라 생산성 향상에도 플러스 요인이 되고 있다.

설수호 마이스터는 “고바우농장은 사육방식과 환경면에서 유럽의 동물복지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단층의 돈사를 여러 동으로 짓는 방식과 차별화한 다층형 돈사 구조(지하 1층 지상 4층)는 사육부터 출하까지 한 번에 이뤄질 수 있고, 사육동물 역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쾌적한 환경을 체감할 수 있도록 설계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고바우농장은 임신 4주차가 되면 다른 돼지와 어울려 놀 수 있게 어미돼지를 자유롭게 풀어 기르는 사육방식을 도입, 동물복지는 물론 건강한 돼지 생산도 가능하다.

다만 그는 ICT기술에 익숙하지 않으면 관리가 힘들다는 단점이 있어 기존 노령화된 농가 보다는 젊은 양돈업자들이 도전해 볼 것을 추천했다.

설수호 마이스터가 고바우농장에 구축된 시설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설수호 마이스터가 고바우농장에 구축된 시설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돼지나 키운단’ 생각, 100% 실패

설수호 마이스터는 본래 아버지의 양돈업을 물려받을 생각이 없었다.

연세대를 졸업한 그는 은행에 근무하며 서울 생활의 자립기반도 마련했다. 그러나 다년간의 도시생활은 여전히 그에게 염증처럼 느껴졌다.

10여년 전 그는 다니던 은행에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가업을 이어받겠다며 고향으로 내려온다.

설 마이스터는 “30년 전 작은 규모로 시작한 고바우농장은 원래 동생이 이어받을 계획이었지만 제가 서울 생활에 염증을 느끼며 아버지와 상의 끝에 농장 일을 배우게 됐다”며 “귀농 당시 아버님이 ‘고향에서 돼지나 키워야겠다’는 생각이면 일도, 성공도 절대할 수 없다는 조언은 아직도 가슴에 새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팬만 굴리다 농장에서 허드렛일부터 시작하려니 당시는 육체적으로는 힘들었지만 마음만은 정말 행복했다”며 ”돌이켜 보면 아버님 말씀처럼 양돈업은 절대 가볍게 볼 사업이 아니며 부지런하고 체계적 관리, 장기적 안목으로 대하지 않으면 성공하기도 힘든 일임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과정을 겪으며 그는 지난해 농업마이스터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그는 지금도 아버님의 가르침을 여전히 배우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주말을 제외하고 농장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특별한 일이 아니면 절대 농장을 비우는 법이 없다.

설 마이스터는 “여전히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아직 마이스터라는 칭호는 부담스럽다”며 “향후 농장을 잘 꾸려나가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신축사에 대한 개선사항을 찾고 출하량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현재 하림 등의 대기업 등이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양돈업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젊은 양돈업자들의 육성차원에서라도 정부가 대기업의 양돈 시장 진입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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