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보성 녹차'를 찾아라... 지리적 표시제의 그늘
제2의 '보성 녹차'를 찾아라... 지리적 표시제의 그늘
  • 홍미경
  • 승인 2018.02.26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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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농업-임산물 이어 수산물까지 300여종
지리적 표시제 등록, 절차가 번거로워 기피
사진= 보성 녹차밭

[농업경제신문=홍미경 기자] 보성 녹차, 벌교 꼬막, 상주 곶감.

이름만 들어봐도 믿고 먹을 수 있는 우리네 지역을 대표하는 상품들이다. 그런데 이들이 지리적 표시제 등록 상품인것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지리적 표시제는 ‘특정지역의 우수 농수축산물과 그 가공품에 고유의 지역명 표시를 할 수 있도록 해서 해당지역의 특산품을 보호하고 소비자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고자 만들어진 제도’다. 

무엇보다 이 제도는 유럽연합(EU) 국가들이 자국의 농산물을 보호할 목적으로 만든 제도를 본떠 만든 제도다. 꼬냑, 샘페인 등이 해당 유럽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에만 이름을 붙일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

FTA(자유무역협정)로 인하여 지리적 표시제는 더욱 주목받았는데, 한국과 칠레, 미국, EU(유럽연합)과의 FTA 협정에는 지리적 표시 보호가 별도로 규정되어 있다. 특히 EU와의 FTA에서는 한국 64개, EU 162개의 지리적 표시 상표를 서로 보호해 주기로 구체적인 약정까지 맺었다.

한국에서 지리적 표시 보호를 받으려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나 산림청, 해수부에 등록을 해야 한다. 등록 허가를 받으려면 해당 상품이 역사적으로 우수했고, 유명하다는 것을 입증(유명성 혹은 역사성)해야 한다. 또 해당 상품의 품질이 해당 지역 토질이나 기후 등의 특성에서 기인해야 하고(지리적 특성), 해당 상품의 생산과 가공이 그 지역에서 이루어져야 한다(지역 연계성)는 조건이 필요하다.

사진= 상주 곶감
사진= 상주 곶감

이에 지난 1999년에 관련법규가 처음으로 마련되었고 2002년 1월에 제1호 농산물 보성 녹차가 등록된 이래 농산물을 비롯해 임산물, 수산물까지 300 종에 가까운 상품이 등록 돼 있다. 눈에 띄는 점은 EU에서는 없는 수산물을 지리적 표시제에 넣었다는 점이다. 기장 미역, 신안 김, 평창 송어 등이 대표적이다.

지리적 표시가 있으면 소비자들은 품질을 신뢰할 수 있고, 유명한 상품의 경우 유사품이 시장을 갉아 먹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인지도가 떨어지는 상품의 경우 홍보 효과를 낼 수 있는 등 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러나 2011년 한국농촌연구원이 25-59세 여성 700명을 대상으로 지리적표시제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15%만이 알고 있다는 답변을 얻었다.

경남 창령에서 마늘 농사를 짓고 있는 귀농 6년차 김모 씨는(56세)는 "인근 의령에 망개떡이 지리적 표시제 등록 돼 많은 혜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우리도 지리적 표시제 등록을 위해 알아봤지만, 대표적인 상품 외에 홍보가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아 등록비만 날렸다는 지인의 경험담을 듣고 망설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경남 통영에서 굴 양식장을 운영중인 최 모씨(63 세)는 "매년 지리적 표시제 등록에 관한 안내문이 나오지만 절차가 번거롭고 등록 후 얻어지는 효과가 적어 등록의 필요성을 못느끼는 편"이라고 말했다.

또한 귀농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는 운영자는 "현재 지리적표시 등록에 치중하고 등록 후 사후 관리는 미흡한 상황이다. 낮은 소비자 인지도와 거래활성화가 미흡한 부분도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농식품부는 관계자는 농업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농수산물 및 농수산가공품의 지리적표시제도의 개선 방안에 대해 찾고 있다"면서 "그동안 등록에만 치중하면서 나타난 미흡한 부분들을 점검하고, 관련 내용의 보완 및 활성화 방안을 모색중"이라고 답했다.

농어민을 비롯해 농업 관계자들이 지리적 표시제의 활성화를 위해 입을 모은 것은 등록절차의 간소화와 홍보방안이다.

복잡한 신청 절차는 간편하게 줄이면서 심사는 엄격한 잣대로 심사받아야 할 것이다. 또  일단 등록된 상품에 대해서는 전폭적인 지원과 제도가 이루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리적 표시제 상품의 우수성을 국내외에 널리 알려야 한다. 이 부분은 정부만의 노력 또는 지역 단체만의 노력에 국한되서는 안된다. 정부, 지역 그리고 국민이 뭉쳐서 우리 농산물을 홍보하고 아낌으로써 그 진가를 발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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