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마이스터를 찾아서⑯] 고객 마음까지 디자인하는 감귤 마이스터
[농업마이스터를 찾아서⑯] 고객 마음까지 디자인하는 감귤 마이스터
  • 박진식
  • 승인 2018.06.12 0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철민 감귤부문 농업마이스터(농업전문경영인)

“한라산 억새가 절정으로 치달을 때 감귤도 노란 옷으로 갈아입습니다. 이맘때면 농부는 지난 봄 부터 함께 했던 감귤나무를 바라보며 ‘수고했다’, ‘고맙다’라고 무언의 대화를 합니다. 나무와 대화하는 마음으로 10년간 고객들과 끊임없이 sns로 소통하고, 숙박도 하며 체험하는 6차 산업의 출발점에 서있습니다”

사진= 전문농업경영인(농업마이스터) 지정서와 함께 김철민 마이스터

[농업경제신문=박진식 기자] 김철민 마이스터는 만생종인 한라봉에서 발생하는 자근(自根)때문에 나무의 생산능력이 15년 이상 안 된다는 것을 농사경험으로 확인하고 대비책을 마련한 한라봉 박사로 통한다.

어린 시절 선생님이 꿈이었던 김철민 마이스터는 “도심에 나가 3년간 사회생활도 했지만 부모님이 일궈놓으신 농장을 폐원할 수가 없어서 귀농을 결심했다고" 귀농 배경을 밝혔다.

감귤은 수확기간에 따라 분류된다. 조생종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많이 접하고 있는 품종으로 210일정도 재배해야 수확할 수 있으며, 만감류(한라봉,천혜향 등)는 조생종보다 90일정도 긴 300일정도 자라야 한다.

김철민 마이스터는 한라봉을 농업기술원에서 추천했지만 보는 순간 매력에 빠져 선택했다. “감귤나무는 탱자나무를 키워서 그 위에 감귤나무를 접목시키는 방식으로 한라봉을 접목시켰다”고 재배 노하우를 밝혔다.

한라봉은 고급 감귤의 대표주자로 1972년 일본에서 육성한 감귤로 1990년을 전후해서 한국에 도입됐다. 일본시장에서는 모양이 이상해서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한국에서는 한라산의 백록담과 닮았다는 상징성과 독특한 향기, 높은 당도와 함께 식감이 좋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김 마이스터는 “처음에 열매도 많이 열리고 수익성도 좋아서 정말 기뻤지만 나무가 10년이 넘어가자 해거리를 하고 꽃이 적게 피며 열매도 작아지기 시작해 상품성이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원인을 알 수가 없어서 답답했다”며 그 당시 힘들었던 심경을 전했다.

그 원인을 찾을 수 없을까 고민하던 그는 “농장을 둘러보다가 뿌리 쪽에 평소와 다른 뿌리가 있는 묘목을 발견하고 그 뿌리가 자근(自根)임을 확인했다. 감귤은 탱자나무에서만 뿌리가 있어야 생산량이 좋은데 한라봉에서 자체적으로 뿌리를 내려버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마이스터는 “농장 전체에 자근이 있음을 확인하고 자근만 없애면 다시 좋아 지겠지 하고 땅을 파헤쳐 자근을 모두 잘라냈다. 그런데도 수확량은 증가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이 자근만 자르면 좋아질 거라 했지만 이론과 실제는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근이 발생하는 걸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김 마이스터는 “새로운 한라봉을 심어 매일 관찰하기 시작했더니 무명실처럼 작은 실뿌리가 형성되는 걸 확인했다. 현재 접목시키는 탱자나무를 10cm높이는 접목방법을 널리 소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엄청난 손해를 무릅쓰고 나무의 갱신을 결정했다고” 하면서 “저는 농사를 잘 해서 자랑을 하려고 마이스터가 된게 아니고 한라봉 20년 농사에서 실패했던 사례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였다고” 강조했다.

김 마이스터는 “농업기술원에서 한라봉은 15년이 지나면 갱신을 하는 쪽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그 결과 ‘써니트’라는 국산묘목 한라봉을 갱신 시켜주었는데 향후 붉은색을 좋아하는 중국관광객을 겨냥했다고” 말했다.

결국 김철민 마이스터는 원칙을 지키는 농부로 농업마이스터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스타팜’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 감귤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

김 마이스터는 “1990년대 감귤의 과잉생산으로 가격폭락이 있었는데 제주도 농민들에게는 커다란 충격이고 시련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과잉생산의 리스크를 줄일 수 없을까 끊임없이 고민한 김 마이스터는 "주식격언 중에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마라는 말을 적용하여 감귤나무를 노지감귤부터 만감류 4종까지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여 재배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김 마이스터는 “많은 변화 끝에 하늘봄오렌지농장 규모는 6500평에 이르렀고, 매출은 3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재배하는 감귤종자는 하우스귤 16%, 한라봉 16%, 레드향 10%, 천혜향17%, 황금향(추석생산)18%, 황금향(12월 생산)11%, 비가림귤 12%로 구성되어 있는데 현재는 레드향의 수익률이 가장 높다고” 소개했다.

사진=감귤나무를 손질하고 있다

이외에 기후변화로 남부지방까지 귤 재배가 확산 되는 상황에서 판매망도 안정적으로 갖출 수 없을까 고민하던 그는 “10년 전부터 블러그 등 sns를 통해 고객관리를 꾸준히 해온 결과 고정고객을 확보하여 과잉생산에도 버틸 수 있는 부분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 농사짓는 맛을 느끼다... 귀농교육·체험판매

제주도로 귀농하려는 예비 귀농인에게 조언을 해달라고 하자 김 마이터는 “제주도 땅값 상승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생각해야 된다. 1000평을 계산하면 5억 정도는 있어야 되는데 재정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다. 임대로 할 수 있는 방법도 있지만 4.3사건 등으로 외지인을 경계하는 제주도민의 닫혀 진 문을 열수 있어야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꿈이 절망이 될 수 있다. 모르면 무조건 물어보라 그러면 길이 보인다. 빨리 친해져야 한다. 그 마음의 문을 열 때 까지 동화되려고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김 마이스터는 “자신의 제주도 돌집을 리모델링하여 교육, 전시 공간, 숙박시설 등으로 활용하여 고객들이 방문했을 때 농장을 소개하고 이런 환경에서 생산된 제품입니다”라고 알리고 있다.

농장이 자리를 잡자 6차 산업의 일환으로 교육과 체험을 병행하여 판매의 다변화를 이룰 수 없을까 고민했다. 김 마이스터는 “농장에서 숙박과 연계하여 감귤을 보면서 직접 따고 선물로 포장하여 택배도 보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체험판매는 고객들에게 매우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농장에서 한번 체험하신 은퇴 노부부가 손녀를 데리고 다시 찾아와 너무 좋아서 다시 왔다고 말했을 때 농사짓는 맛을 느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지금도 감귤 따는 시기를 전화로 물어볼 정도라 한다.

그는 “오래된 고객은 10년 된 분도 있습니다. 여행도 하면서 가족의 풍경이 있는 체험현장, 딸이 귤을 직접 따서 포장하고 부모에게 선물로 택배를 보낼 수 있는 곳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한 귤을 이용한 요리는 뭐가 좋을까 고민하던 김 마이스터는 “감귤 즙을 이용하여 인절미를 만드는 방법을 생각하고 요리사에게 물어보았더니 좋은 아이디어라는 칭찬에 감귤 인절미를 만들어 농장에 체험오신 분들에게 한국인 특유의 ‘정(情)’을 대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마이스터는 “단기적인 목표로 모든 농장의 시설을 반자동화하는 것이며, 공학도로서 볼 때 아직은 완전 자동화는 관망하다가 우리 농장에 맞게 설계해야 된다고” 말했다.

또한 “장기적인 목표로는 기술센터의 이론교육과 실제 농사는 다르다는데 주안점을 두고 신규농업인에게 경험에서 우러나온 기술을 전파하여 이론과 실제농업의 가교역할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 마이스터는 “농장체험은 가족단위로 오기 때문에 자식들까지 훗날 우리 농장의 고객이 될 것이며, 농사도 짓고 사람의 마음도 디자인하는 농사꾼으로 기억되길 바랄뿐이라고” 미소 지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750 금산빌딩 211호
  • 대표전화 : 02-2653-0123
  • 팩스 : 02-852-971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승현
  • 명칭 : (주) 한국정책미디어
  • 제호 : 농업경제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2145
  • 등록일 : 2012-06-11
  • 발행일 : 2012-06-11
  • 발행인 : 김영무
  • 편집인 : 홍미경
  • 농업경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8 농업경제신문.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