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마이스터를 찾아서] ‘오매, 단풍 들것네’...단풍인가 단감인가
[농업마이스터를 찾아서] ‘오매, 단풍 들것네’...단풍인가 단감인가
  • 박진식
  • 승인 2018.06.22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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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도 단감부문 농업마이스터(농업전문경영인)

“단풍이 들면 만산홍엽(滿山紅葉)이라고 하죠. 10월 말이 되면 저희 농장이 그렇게 됩니다. 감과 감잎의 색이 똑같아서 구별하기 힘들죠. 일반 농가는 수확이 끝나갈 때까지도 잎이 새파란데 비해 저희 농장은 아름다운 단풍 속에서 감이 익어갑니다. 단풍구경 오이소”

노영도 단감부문 마이스터

[농업경제신문=박진식 기자] 우포늪으로 유명한 경남 창녕에서 단감나무를 자연친화적으로 키우고 있는 노영도 마이스터를 만났다. 그는 당도가 높고 식감이 좋은 단감을 생산하고 유통구조를 연구하여 생산과 유통을 잘 접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창녕으로 가는 국도변에는 녹음이 우거진 가로수가 우뚝 솟아있다. 이른 여름의 햇볕을 받아 온몸으로 초록의 기운을 내뿜는 길을 따라가다 보면 단감나무가 즐비한 농장이 나온다.

노영도 마이스터는 “조선소 용접기술자였다. 아버지의 권유를 받아들여 창녕으로 돌아와 귀농을 시작했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도와 어깨너머로 일을 배워 농사짓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농사에 빠져들수록 재배기술에 대해서 부족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농사 실력을 높이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한 그는 “전국에 농업 박사는 다 찾아다니고 어디든 교육만 있으며 쫓아 다녔다. 그 결과 나만의 친환경 노하우를 쌓을 수 있었다. 초기에는 매출도 많지 않아서 유류비용이 매출의 반을 차지할 정도였다”고 귀농초기 고충을 토로했다.

노 마이스터는 “소비자들은 과일의 크기가 크면 무조건 좋은 것으로 압니다. 그래서 과수농가들은 과일을 크게 하려고 화학비료를 많이 줄 수밖에 없다. 그렇게 하면 크기만 크지 단감 고유의 맛과 식감을 잃어버린다”고 설명했다.

크기보다는 품질이라 생각한 그는 “과일 본연의 향기와 아삭한 맛이 나는 단감을 만들어야 한다는 일념뿐이었다”고 했다.

이어 노 마이스터는 “사람도 비만이 있지만 과일도 비만이 있다고 여겨 나무에게 가장 적합한 시비량을 만들기 위해 실험을 했다 라며 단감나무의 최적 시비량을 만들기 위해 비료를 주지 않아 나무를 죽인적도 있었다. 주변에서 미쳤다는 말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또 “과한 비료는 절대 안 된다. 부족한 양분이 있다고 판단되는 나무만 영양분을 보충해주면 된다. 단감은 내가 키우는 게 아니고 자연이 키우는 것이다"라고 노하우를 밝혔다.

노 마이스터 농장을 돌아보던 중 감나무 밑으로 온갖 풀들이 뒤엉켜 빼곡히 자라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 풀들이 마음껏 자랄 때까지 그대로 방치한다. 특히 풀을 베기 용이하게 관수시설을 지상화 시켰다.

노영도 마이스터의 동광농장

노 마이스터는 "베어낸 풀이 썩게 되면 자연적인 거름이 나오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 토양도 살고, 비료를 적게 쓰면서 튼실하고 좋은 단감나무를 만들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친환경 농법으로 전환한 그는 “단감이 익어갈 즈음 농장은 아름다운 단풍으로 물든다. 다소 생소하게 들릴지 모르나 단풍이 든다는 것은 과일 본연의 향기를 지닌 최상의 품질을 만들어 내고 겨울을 준비한다는 것을 의미 한다”고 밝혔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마경복 연구사에 따르면 “ 질소질 비료가 많으면 잎에서 만들어진 당이 과실로 가지 못하고 영양생장 즉 잎과 가지의 생장에 소비가 된다. 따라서 단풍이 든다는 것은 생식생장 즉 단감으로 영양이 간다는 것을 의미 한다”고 밝혔다.

단풍에 대한 특이한 연구결과가 있다. 뉴욕 콜게이트 대학 연구진은 “가을에 붉은 단풍잎은 안토시아닌(antocyanin) 성분이 땅 속으로 스며들어 경쟁자를 제거하고 자신의 종족을 보존하기 위한 일종의 독이자 방어막이다”고 설명했다.

노마이스터의 친환경 농법은 흙도 살리고 나무도 튼튼하게 하는 이중 효과를 가져왔다. 농산물에 잔류할 수 있는 농약·중금속·유해미생물 등 위해요소를 모든 단계에서 안전하게 관리하는 제도인 GAP인증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

특히 GAP인증 농산물 중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한 농산물인 ‘저탄소인증’을 받았다. 우리나라 전체 농가 중 0.5%만이 저탄소 농업을 하고 있다.

◆ 유통구조의 변화, 좋은 단감은 좋은 가격을 만든다.

노영도 마이스터는 처음에 단감을 공판장에 납품했다. 그는 “공판장에 의존한 판로는 매출이 3000만원에 불과했고 순수익은 1500만원에 지나지 않았다. 아내와 아이들 네 식구가 1년 동안 살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수준으로 커다란 시련을 안겨 주었다”고 토로했다.

시련은 그에게 다른 방법을 찾게 했다. 그는 “용접기술자는 무엇이든 붙여냅니다. 생산과 유통을 따로 떼어놓지 않고 생산과 동시에 바로 판매하고 품질 좋은 제품으로 제 값을 받는 판매구조를 만들어야만 했다”고 설명했다.

노 마이스터는 “농사 초기 1년에 100일 이상 교육과 단감 장인들을 따라 다녔던 것이 약이 되었다. 거기서 자연스럽게 유통의 중요성과 바이어, MD에 관한 개념을 익히게 됐고 단순히 단감만 잘 재배하는 것이 농사의 성공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피력했다.

판매방법의 노하우 한 가지만 알려달라고 하자 그는 “바이어, MD의 입장을 생각해주고 마음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에 마진이 적을 때도 있지만 서로 상생하기 때문에 이익은 반드시 되돌아온다”고 밝혔다.

노영도 마이스터의 ‘동광농장’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단감은 유통망을 통해 대형마트에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단감을 수확하는 시기에 연락이 오는 개인 고정고객은 10%정도다.

1만평 규모에 매출이 3000만원에 불과했던 노영도 마이스터의 농장은 고품질로 높은 납품단가와 판로의 다양화로 현재 4만평까지 규모가 확장되어 생산량은 200~250톤 정도이며 매출은 4억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동광농장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스타팜에 선정되고, 농촌진흥청의 탑프루트 프로젝트 우수상도 수여했다.

게다가 바이어들의 요구에 못 이겨 단감의 휴지기에 참다래, 체리를 재배하여 1억 정도 매출을 올리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 예비귀농인 교육 및 미래계획

예비귀농인에게 조언을 부탁 했더니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노영도 마이스터는 “기술은 책에 다 나와 있어요. 그대로 하시면 됩니다. 욕심을 버리고 비료를 적게 주세요. 생산을 먼저 생각하지 말고 판매를 먼저 생각 하세요”라고 당부했다.

단감나무는 식재 후 3~4년부터 수확을 할 수 있으며 관리만 잘하면 100년 가까이 수확할 수 있다고 한다. 예비귀농인의 적정 면적에 대해 노 마이스터는 “5000평 정도가 적당하고 시설비용은 약2500만원 소요되며 수익은 약5000만원 이라고” 설명했다.

단기적인 목표에 대해 노 마이스터는 “예비귀농인이 언제든 방문하면 재배기술 등 귀농 전반에 대해서 조언해 주어 마이스터로서 본분을 다하는 것이고, 현재 도입하여 사용하고 있는 ‘농장도가격제’를 활성화 시켜 농민들의 권익에 앞장서는 것이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곶감저온숙성건조기

장기적 계획에 대해 그는“학생들의 견학이 1년에 500명 이상인데 체험학습도 하고 추억도 만들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향후 6차산업에 대비하여 곶감, 단감스넥 가공 등 제품개발에 주력 하는 것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노력과 연구로 동광농장만의 생산, 유통 노하우를 계속 개발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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