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고] 인도 국민대통령 압둘 칼람 83세로 타계

[QOMPASS뉴스=백승준 기자] 인도의 핵개발을 주도해 ‘국민 대통령’이란 별칭을 얻은 인도의 11대 대통령 APJ 압둘 칼람이 대학 강단에서 젊은이들에게 ‘살기 좋은 별 지구’에 대한 강연을 하다 심장마비로 운명을 달리했다고 <인디아투데이> 등 인도 언론들이 보도했다. 향년 83세.

칼람은 7월28일 특별기편에 델리로 옮겨졌고, 인도 정부는 7일간의 애도기간을 선포했다.

인도 총리 모디는 “인도는 위대한 과학자이자 뛰어난 대통령, 무엇보다 영감을 주는 한 인간을 잃었다”고 트위터에 애도의 글을 남겼다. 인도 대통령을 포함해 각계 각층의 인사들도 트위터에 슬픈 마음을 남겼다.

그의 죽음은 지금처럼 인도의 정치적 양극화가 첨예한 시점에서 모든 진영에서 눈물을 쏟게 한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또한 현 정부에 비판적인 한 국회의원도 “근래의 역사에서 오직 소수만이 젊은이나 노인, 가난한 자나 부유한 자, 신념이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다”며 칼람 박사를 추도했다.

압둘 칼람의 인생은 '인도의 민족주의' 그 자체였다. 미사일 개발자로 핵개발을 주도했으며, 그 후 2002년부터 5년 동안 대통령으로도 역임했다.

2007년 NDTV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중요한 것은 힘을 가지고 존중을 받는 것이다. 내 나라의 발전을 위해 평화가 필수적이며, 평화는 힘에서 나온다”며 핵개발로 이웃 국가 파키스탄과 군비 경쟁을 벌이는 논란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2006년대통령시절의압둘칼럼이환호를보내는국민들에게인사를하고있다.(사진=연합)
▲2006년대통령시절의압둘칼럼이환호를보내는국민들에게인사를하고있다.(사진=연합)

압둘 칼람의 국가관은 그가 생전에 남긴 몇 가지 말 속에 분명히 드러난다.

“2500년 동안 인도는 어떤 나라도 침략하지 않았다. 그러나 다른 나라들은 인도를 침략했다.”

“우리는 몇 백만 명 규모의 나라가 아닌 몇 십억 인구의 나라처럼 행동해야 한다.”

이 말을 해석한 전문가들은 “’그는 자주국방을 원했으며 나라에 힘이 있어야 다른 나라로부터 침범을 받지 않는다고 생각해 핵개발과 미사일 개발을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인도는 다른 나라를 침범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의도가 이 말에 담겨 있다는 것이다.

자기나라, 인도를 끔찍히 사랑한 압둘 칼람의 인생에 모든 인도인들이 슬퍼하고 있는 것이다.

1931년 인도 남동쪽 타밀나두주의 작은 섬 라메스와람에서 태어난 그는 가난한 어부인 아버지 밑에서 깊은 사랑을 받으며 항공 우주학자의 꿈을 키웠다. 신문팔이로 학비를 번 그는 마드라스 대학에서 물리학을 공부했고 꿈을 이뤄 항공우주학자가 된다.

국방연구개발기구(DRDO), 인도우주연구기구(ISRO)를 거쳐 1992년에는 총리의 수석과학자문위원이 됐다. 그 후에 인도의 역사를 바꾸어 놓는 아그니 미사일 개발과 인도 최초의 위성발사, 1998년 포크란 핵실험 등이 모두 그의 주도 아래 진행되었다. ‘미사일 맨’이라는 별명은 그렇게 붙여졌다.

그는 대통령 시절 불가촉 천민 출신의 대법원장을 임명했으며, 소수 이슬람교 출신답게 약자와 마이너리티들에게 관심을 많이 보였다.

결혼 당일에도 연구를 하느라 식장에 나오지 않은 일화는 유명하고, 그 후 결혼하지 않고 평생 독신으로 살아간다. 또한 채식을 고집한 금욕주의자였으며 대통령궁을 나올 때 달랑 옷가방 2개만 들고 나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2006년 인도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노무현 대통령과 회담을 했고, 2011년에는 핵안보정상회의에 앞서 자문단 일원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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