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10일~14일 서울살이 엿보는 25개 마을여행 '주목'

[나는서울시민이다=강서희 마을기자] 서울에 마을이 있을까? 마을이 있다면 그곳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갈까? 서울에 사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 마을살이를 엿볼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

제8회 마을만들기전국대회와 2015 서울마을박람회가 열리는 것을 기념해 9월10일부터 14일까지 서울 25곳 마을에서 진행되는 '마을여행'이 바로 그것이다.

마을여행에 참여하면 서울의 숨겨진 마을역사는 물론 마을유적의 가치를 재해석하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공동체 조성으로 태어난 새로운 서울이야기들이다.

혐오시설 근처에 들어섰다는 이유로 기피된 아파트 단지에서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 사람사는 소리가 들린다.

▲2015서울시마을박람회마을여행포스터(사진=서울시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홈페이지)
▲2015서울시마을박람회마을여행포스터(사진=서울시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홈페이지)

♦ 마을이야기 하나, 정릉교수단지

서울 성북구 정릉동에는 여러 역사적인 장소가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조선왕릉의 하나인 '정릉'이 위치해 있고, 신덕왕후의 원찰 '흥천사'가 그곳에 있다. 흥천사를 찾으면 조선 건국 이야기부터 조선후기 조선왕실의 이야기까지 다양한 옛 서울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그리고 정릉과 흥천사를 잇는 중간에 '정릉교수단지'가 있다.

이름부터 생소한 ‘교수단지’는 독특한 마을이다. 1965년 정릉 주변의 임야가 민간에게 불하되면서 주택이 들어섰고, 당시 서울대 교직원들이 조합을 결성해 주택단지를 조성한 곳이다. 민간에서 조합이 결성돼 주택단지가 개발된 첫 사례다.

교수단지의 주택들은 아름다운 정원을 가지고 있다. 1970년대 조성된 정원을 가지고 있는 단독주택이 아직도 다수 있어 주변의 경치와 조화를 이룬다. 교수단지에도 2008년 재개발 바람이 불었지만 "세계문화유산인 정릉의 특성과 경관을 훼손할 우려가 높다"는 이유로 무산되었다.

재개발 여부를 묻는 찬반논쟁으로 동네가 삭막해졌지만 지금은 마을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주민들이 만든 ‘정릉마실(정사모)’이라는 단체가 마을의 역사문화 콘텐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또한 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도자기를 만드는 ‘도도로’라는 모임이 동네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정릉교수단지’ 마을여행은 성북구 정릉동 2km 거리를 걸으며 진행된다. 정릉을 시작으로 흥천사를 거치며 이뤄지는 코스다.

교수단지 꽃길을 걷다보면 동네 작은 꽃축제를 보는 것 같다. 누가 뭐라 하는 사람도 없는데 마을 주민들이 직접 자기 집 앞에 있는 꽃들을 정성스럽게 가꾼다. 1970년대 초까지 마을에서 사용하던 공동우물인 ‘어수정’과 마을보호수가 흔적만 남아있는 공원을 거치며 마을에 대한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다.

♦마을이야기 둘, 천왕마을

서울 구로구 천왕동은 잘 정비된 도시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서울남부교도소의 담벼락을 마주하고 ‘보금자리 단지’라는 이름으로 아파트가 들어섰다. 이곳에 새롭게 둥지를 튼 사람들이 공동체를 구성하기 시작했다.

마을 내 커뮤니티 공간은 천왕산 자락 밑에 있는 흥왕교회다. 마을여행의 시작은 흥왕교회에서 시작된다. 교회의 지상 1층과 지하는 천왕마을 내 수많은 행사가 열리는 곳이다.

이펜하우스 5단지에 있는 작은도서관 ‘하늘마루’는 특히 인기가 많다. 주민들의 '공유서가'가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작은도서관은 공예와 공작, 교육이 이뤄지는 주민들의 배움터로 아이들의 책 놀이터가 되었다.

세대간의 소통을 꿈꾸는 ‘천왕 청소년멘토단 카페’도 빼놓을 수 없다. 청소년과 어른이 함께 다양한 배움을 체험하고 경험을 통해 배움을 공유한다. 마을 내 영광제일교회에서 제공한 공간은 또 하나의 마을 배움터가 된다.

♦ 25개 마을여행을 통해 서울살이를 엿보다

2015 서울마을박람회 기간동안 사람, 공간, 이야기, 마을 속 자원들을 살펴보는 ‘마을여행’이 마련된다. 9월 10일부터 14일까지 서울시내 25개 마을에서 다양한 마을 이야기가 펼쳐진다.

은평구 녹번산골마을, 성북구 삼태기마을, 정릉교수단지, 장수마을, 노원구 공릉동꿈마을, 강동구 성안마을과 서원마을, 가래 여울마을, 금천구 암탉우는마을 등이 바로 마을여행의 코스다.

마을여행은 마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능하다. 마을여행 신청은 서울스토리 홈페이지(http://www.seoulstory.kr)에서 가능하다. 자신이 원하는 마을 탐방코스나 마을여행 안내 페이지에 접속해 마을여행 신청서를 작성하면 된다.

문의 서울마을박람회 서울마을여행사무국 02-354-0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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