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회 문경시귀농귀촌연합회장

강철회문경시귀농귀촌연합회장
강철회문경시귀농귀촌연합회장

안정적으로 귀농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아이템이 아닐까. 어떤 품목, 혹은 어떤 아이템이냐에 따라 실패와 성공이 갈리기도 한다. 남들이 하지 않는 희귀한 아이템으로 자리잡은 사례가 있다. 한 번의 귀촌 실패 후 귀촌에 재도전, 그리고 귀농으로 자리 잡은 강철회 문경시귀농귀촌연합 회장을 그의 농장에서 만났다.

"한번의 실패, 닭으로 재기"

강철회 회장은 평범하게 서울에서 사업을 하다 아내와 함께 서울과 가까운 이천지역으로 귀 촌을 했다. 서울 근교라 출퇴근이 가능하기에 완전한 귀촌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강 회장은 “오히려 서울과 가까우니 출퇴근을 하게 돼 귀촌이 아니라 이사가 됐고 땅도 100평 정도 샀는데 집을 짓고 나니 텃밭수준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서울로 왔다 갔다 하는 시간이 더 많았고 농사에 대한 사전 지식이 전혀 없었기에 강 회장의 첫 번째 귀촌은 이렇게 마무리됐다.

귀농귀촌의 꿈을 버리지 못한 강 회장은 아예 더 멀리 내려가기로 마음을 먹고 마음에 드는 지역을 찾아 다녔다. 그렇게 찾은 곳이 경북 문경시 산북면의 산골짜기다.

강 회장은 “산골짜기로 들어온 것은 속세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는 스피커로 음악을 크게 들어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무역업을 하던 강 회장은 젊었을 적에는 음악도 했던 가락이 있어 지금은 음악 감상뿐만 아니라 드럼까지 치면서 자신만의 전원생활을 즐기고 있다.

산골짜기로 귀촌하는데 부인의 반대가 없을 리 없다. 강 회장은 “문경에 내려오면서 사과나무를 태어나서 처음 봤을 정도였는데 농촌 생활을 한 적이 없는 부인은 우울증 증상까지 있어서 힘들어 했다”고 말했다.

청계닭이생산한달걀.달걀껍질이파란색이다.
청계닭이생산한달걀.달걀껍질이파란색이다.

그는 “시간이 지나면서 마을 사람들과 교류도 하고 농촌에 사는 재미를 알게 되면서 저절로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강 회장은 귀촌 생활을 하면서 양계에 도전했다. 그가 선택한 아이템은 ‘청계닭’이다. 청계에 닭의 한자어인 계(鷄)가 들어가 있어 청계라고 부르는 것이 맞지만 일반적으로 청계닭이라고 한다.

파란 색의 달걀을 낳는 것으로 유명한 청계는 외국의 ‘아메리우카나’라는 품종을 한국으로 들여 와 토종닭을 교잡해 탄생한 종이다. 100% 개량화가 되지 않아 파란 달걀만 낳는 것이 아니라 노란색 달걀도 낳는다고 한다.

지인의 권유로 시작한 청계는 1700평의 농장에 서 2000수로 늘었다. 청계가 낳은 파란색 달걀은 건강식으로 도시 사람들에게 비싼 값으로 팔리고 있다.

강 회장은 “동네에 아는 사람이 키우는 청계를 분양받아서 키우기 시작했는데 키우는 재미가 쏠쏠하다”며 “청계의 달걀은 콜레스테롤이 낮아 당뇨, 고지혈증, 비만 환자에게 좋다고 알려져 있어 한 개에 1000원 이상의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의 청계 달걀은 인터넷과 지인들에게 직 거래 판매를 하다가 입소문이 나면서 문경시의 대형마트에서도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는 “콜레스테롤이 낮고 달걀 특유의 비린 맛이 적어 어린아이들이 좋아해 서울 등 대도시 소비자들과 직거래를 하는데 최근에는 강남지역의 친환 경농산물 판매장에서도 판매를 하고 있다”고 말 했다.

강 회장은 철저하게 무항생제로 키우는데다가 달걀을 많이 생산하기 위한 산란촉 진제도 사용하지 않는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고품질 달걀을 생산하기 위해서다.

강 회장은 “청계의 생산성을 높이고 규모화하는 것보다는 고품질 전략으로 가는 것이 더 전략적이라 생각해 안전하고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건강한 달걀을 생산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귀농귀촌 일번지 문경시 만들기 앞장

문경시귀농귀촌연합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강 회장은 연합회 차원의 봉사활동을 통해 지역주민 과의 유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는 “문경시연합회는 읍면 단위 8개 지회가 있고 800여명의 회원들이 주민들과 유대를 쌓기 위해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며 “오래된 농가주택의 전선을 교체하고 이발과 미용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고 연 1회 귀농귀촌인 한마음 대회를 열어 귀농귀촌인의 단합도 다진다”고 말했다.

문경시는 귀농귀촌정보센터와 귀농귀촌코디네이터 운영을 통해 맞춤형 정보를 원스톱으로 제 공해 귀농귀촌인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으며, 각 읍·면·동별로 선배 귀농귀촌 멘토를 선정해 농지 및 빈집정보, 영농상담 등을 통해 지속적인 유대관계 형성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강 회장은 “고윤환 문경시장이 귀농귀촌에 관심이 많아 귀농귀촌 전담부서를 시청에 신설하는 등 세세하게 귀농인들을 챙기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문경시에서 귀농인의 집 운영, 소득지원사업, 정착지원사업, 창업지원 등 안정적인 정착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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