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양온도 낮추고 식물감상까지 '일석이조'
30cm?자갈?깔아 빗물?모일?수?있게?해야

[농업경제신문=김미정 기자] 벌써부터 여름 날씨를 방불케 하는 더위가 시작된 가운데 야외에서 장시간 일해야 하는 농어촌 열기를 낮추는 빗물정원이 주목받고 있다.

빗물정원은 빗물이 받아 만든 정원으로, 물가에서 잘 자라는 식물을 심어 저장된 빗물이 서서히 증발하게 만들어 더운 공기를 식혀주고 다양한 식물도 감상할 수 있는 효과까지 있으며 농어촌은 물론이고 도심 개인주택이나 아파트 단지 또는 도로변 가로수길 등에 만들 수 있다.

빗물정원은 토양 표면온도를 낮춰줘 열기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식물이 없는 토양 표면온도가 40℃~50℃까지 올라갈 때 식물이 있는 일반 정원의 토양은 35±2℃, 빗물정원은 30±3℃로 도심지 열기를 식히는데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빗물정원은 이틀 정도 빗물을 모아둘 수 있어 아침·저녁으로 물주는 횟수를 줄일 수 있게 돼 물도 아끼고 물주는 노력도 덜 수 있어 정원 관리가 편리하다. 잔디밭은 빗물의 27%를 보유할 수 있는데 반해 들꽃(야생화)을 주로 이용하는 빗물정원은 빗물의 41%를 보유할 수 있다.

빗물정원을 만들 때는 50cm~60cm 깊이로 땅을 파고 30cm 정도 자갈을 깔아서 자갈 사이사이 빗물이 모일 수 있게 해야 한다. 자갈층 위에 모래층을 약 10cm~20cm 채워주는데 이는 뿌리 생장이 왕성한 습생식물의 뿌리가 자갈층까지 뻗어 내려가는 것을 막는다.

이렇게 빗물 저장을 위해 만든 바닥층 위에 습지에서 잘 자라는 식물들을 심어주면 빗물정원이 완성된다.

우리나라 기후에 맞는 빗물정원 식물은 습기가 많은 환경에서 생육이 가능한 식물 중에서 건조에도 강한 식물들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지상부 높이에 비해 뿌리가 1.5배∼2배까지 뻗어가는 그라스류, 사초류, 속새, 홍띠 등은 넓은 면적에서 한 가지 식물로 빗물정원을 만드는 데 적합하다.

잎에 무늬가 들어있어 생장하는 내내 초록색과 조화를 이뤄 경관을 만드는 붉은 잎의 홍띠와 은빛의 사초류들은 한 가지 식물로도 정원의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경관적인 아름다움을 생각해 여러 식물을 같이 심을 경우엔 박하류, 호스타류, 그리고 붓꽃, 꽃창포와 같은 아이리스류, 톱풀, 구절초 등을 약 15~20㎝ 간격으로 심어주면 된다.

지방자치단체에서 길가 도로에 빗물정원을 만들 경우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컨테이너형 빗물정원 시스템을 이용하면 도움이 된다. 이 시스템은 빗물저장고가 별도로 있는 형태로 폭우에 많은 양의 물을 모을 수 있다. 빗물저장고 위에 다 자란 식물이 심겨진 식재층을 올려 구성한다.

저작권자 © 포인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