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경제신문=김미정 기자] 상추는 재배시기만 지키면 비교적 잘 자라는 작물이다. 기온이 15℃ 이상으로 올라갈 때 파종(씨뿌리기)하고, 30℃ 이상이 될 때는 서늘해지기를 기다려야 한다.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는 특성이 있으므로, 우리나라는 봄, 가을이 상추 재배의 적기다. 파종 후 옮겨심기를 하지 않고 솎아내면서 본밭에 길러도 된다.

파종 준비

파종하기 1~2주 전에 1㎡당 2㎏의 완숙퇴비와 깻묵을 2컵(400g) 정도 넣고 밭을 일구어 이랑 폭이 1m, 높이가 10cm 정도 되게 준비한다. 이랑의 폭은 밭의 형편에 따라 적당하게 한다. 물 빠짐이 좋은 밭은 두둑을 낮게 하고, 습기가 많은 밭은 두둑을 높여 습해를 받지 않게 해야 한다.

씨앗 및 모종 준비

가까운 종묘상이나, 웹사이트를 통해 가꾸고자 하는 상추 종자를 미리 준비한다. 대표적인 종류로는 청치마상추, 적치마상추, 배추상추 등을 들 수 있다. 2~3종류의 종자를 파종하면 다양한 색상과 모양의 상추를 즐길 수 있다. 종류에 따른 맛의 차이는 별로 없지만, 씹히는 정도, 잎의 크기, 색상이 많이 차이난다.

텃밭이 작아 씨앗을 준비하고 파종하는 것이 번거롭다면, 모종을 구입해 재배한다. 파종시기를 놓친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른 봄에 주변의 종묘상이나 전통 5일장에 들러 모종을 구입한다. 상추를 아주 좋아하는 4인 가족을 기준으로 15~20포기 정도면 충분하다.

모종 옮겨심기

모종을 구입해 기르는 경우 포트에 들어 있는 모종이 상하지 않게 주의해서 다룬다. 옮겨심기 전에 물을 흠뻑 뿌려주고 2~3시간 그늘에 두었다가 모종을 꺼내어 20~30cm 간격으로 심는다. 상추는 이식성이 뛰어나 아무렇게나 옮겨 심어도 잘 자라는 편이다. 그래도 옮겨심기를 하고난 뒤 물을 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옮겨 심을 밭은 반드시 퇴비를 조금 넣고, 깻묵도 넣어 1~2주 전에 준비하는 것이 좋다.

다만 다른 작물이 있는 밭에(양파, 마늘, 열무 등의 사이) 상추를 옮겨 심은 경우 이들 작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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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후 상추 포기에서 10cm 정도 떨어진 곳을 호미로 조금 파내고 퇴비를 넣은 다음 흙을 덮는다.

파종 및 복토

준비된 밭에 25~30cm 정도 간격으로 밭 흙을 살짝 긁어낸다. 1cm 간격에 하나의 씨앗이 떨어지게 줄뿌림한다. 씨앗이 작고 뾰족해 골고루 파종하기 쉽지 않다. 파종 후 흙덮기는 아주 조금 한다는 기분으로 2~3mm 정도만 덮어둔다. 파종 후 물을 흠뻑 주고 마무리한다. 물을 줄 때 물구멍이 작은 물뿌리개를 이용하도록 한다. 물이 한꺼번에 많이 쏟아지면, 얇게 덮인 상추 씨앗이 떠내려가거나 한쪽으로 쏠려 나중에 덩어리져 싹이 돋아는 경우가 생긴다.

자라는 모습

파종 1주 정도 지나면 떡잎이 올라오고, 2주가 되면 떡잎 사이로 본입이 올라오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조밀한 부분은 1cm 간격도 안 되는데, 듬성듬성한 부분은 2~3cm 간격에 하나의 떡잎이 자란다. 떡잎이 어릴 때 솎아내지 말고 그냥 두고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의 다른 작물은 어릴 때부터 솎아주면서 기르는 데 반해, 상추는 나중에 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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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냥 기르는 것이다. 봄 파종 상추의 경우, 파종 3주 이상 지나면 상추가 자라기에 적합한 날씨가 된다.

낮 기온이 20℃ 이상 되고 밤 기온도 크게 내려가지 않는 5월 중순이 되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한다. 비라도 한 번 지나고 나서 밭에 들러보면,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파종 4주가 지나면 키가 8cm 정도 되고, 본잎이 4장 이상 되는 상추가 된다. 이때 복잡한 부분의 상추를 솎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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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일부는 모종삽으로 퍼서 옮겨심기를 한다. 포기 사이의 간격을 10cm 이상 유지하는 것이 좋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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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하다보면 6월말로 접어들고 기온이 올라가면서 꽃대가 자라는 상추가 보이기 시작한다. 7월 중순이 되면 꽃대가 완연히 자라고 어떤 것은 꽃이 피기 시작한다. 상추는 꽃대가 올라오고 꽃이 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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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할 수 있지만, 기온이 올라가는 7월이 되면 쓴맛이 증가하고 잎의 섬유질이 질겨진다.

햇빛이 약한 아파트에서 모종을 기르는 경우, 적상추와 청상추의 구분이 되지 않는다. 아주 심은 후 햇빛이 잘 비치면 적상추와 청상추의 구분이 확연해진다. 적상추의 색깔은 햇빛을 잘 받아야 발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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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좋은 5월과 9월에는 파종 후 4주가 지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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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능하다. 솎아서 이용하다가 어느 정도 자라면 바깥의 잎을 한 장씩 떼어 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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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 복잡한 곳의 상추를 솎아주거나 잎을 따내어 공기가 잘 통하게 해주어야 상하지 않는다. 상추가 자라면 아랫잎을 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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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하게 된다. 이때는 아랫잎을 줄기에서 바짝 따주어 줄기에 붙어 있는 상추 잎이 남아 있지 않게 한다. 줄기에 덜 딴 잎이 남아 있으면 이 부분이 짓물러 감염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공기가 안 통해 잎이 상한다.

풀 대책 및 웃거름주기

상추가 어릴 때 풀을 잡아주지 않으면 풀이 만드는 그늘 아래 상추가 놓이게 되어 연약해지기 쉽다. 초기에 풀을 정리하는 수고를 들여야 한다. 상추가 어릴 때, 두번 정도 꼼꼼하게 풀을 정리해두면, 이후에는 상추가 자라면서 풀을 이긴다.

상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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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이 길어 웃거름이 필요하다. 웃거름은 파종 후 2개월 또는 아주 심은 지 1개월 정도 지난 후 포기에서 10cm 정도 떨어진 곳에 호미로 구덩이를 10cm 정도 파내고 퇴비를 한 주먹 넣고 흙을 덮어준다. 그 이후에는 여유가 되면 깻묵액비를 20배 정도 희석해 뿌려주면 잘 자란다. 거름 기운이 충분한 밭에서 자라는 상추가 척박한 밭의 상추보다 잎고 연하고, 통통하고, 아삭거리는 맛도 좋다.

재배 주의사항

상추는 무농약, 무비료로 재배해도 특별하게 주목할 만한 병치레를 하지 않는다. 다만, 기온이 높을 때는 파종에 주의해야 한다. 가끔은 진딧물이 많이 붙어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유통기한이 지난 우유나 요구르트를 물에 2~3배 희석해 진딧물에 분무해주면 없어진다. 희석액을 분무한 지 2~3일 후에 맑은 물을 뿌려주어 우유나 요구르트 성분이 붙어 끈적이는 것을 씻어주여야 한다.

모종을 심으면 가끔은 밑동이 잘려나가는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이는 거세미 나방의 애벌레가 상추의 밑동을 잘라버린 것이다. 잘린 밑동을 뿌리째 뽑아 흙을 뒤져보면 거세미 애벌레를 잡을 수 있다.

무더위가 오기 전에 솎아주고, 우거진 아래 잎을 따주어 통풍이 잘 되게 만들어 주어야 한다. 봄 재배는 비교적 파종시기를 가리지 않으나, 가을에는 파종시기를 잘 잡아야 한다.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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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욕심으로 8월 초순이나 중순에 파종하면 늦더위에 발아가 잘 안 되어 띄엄띄엄 자란다. 이때 싹을 틔워서 파종한다. 싹 틔우는 방법은 씨앗을 헝겊에 감싸서 물을 뿌린 다음 서늘한 장소에 3~4일 정도 두면 된다. 너무 건조하지 않게 수시로 물을 분무해준다. 싹을 틔우게 되면, 그늘에서 하루 정도 말려 파종한다. 상추는 기온이 30℃ 이상 되면 발아율이 현저히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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