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7.9.22 금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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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가족이 함께 즐기는 낭만과 예술, 통영 여행1박2일 통영 여행기

항구로 나들이를 계획했다면 출발에 앞서 도착지까지 걸리는 시간을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어중간한 시간에 출발하면 교통체증으로 인해 도착하기도 전에 힘이 빠지니 이른 아침에 출발하는 편이 좋다. 통영과 그 인근을 1박 2일 동안 알차게 누벼보자.

서울 강남기준으로 통영까지는 약 4시간. 아침 5시 반에 출발해 안전속도를 잘 지키면서 달린다. 들뜬 마음으로 차에 오른 아이는 이미 꿈나라다. 부지런히 달리다 보니 브런치를 먹을 시간 즈음에 통영중앙시장에 도착했다.

오늘의 브런치는 충무김밥! 중앙동 포구에 있는 뚱보할매김밥을 먹으며 간단히 포구를 구경한다. 바다에 떠 있는 거북선을 볼 기회가 없었던 아이에게 거북선 체험은 짧지만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다. 간식거리로 통영의 명물 꿀빵을 손에 들고 바로 동피랑 벽화마을로 향한다.

마을의 진화는 현재진행형 ‘동피랑 벽화마을’

통영 바닷가를 끼고 우측 언덕으로 올라가면 동피랑 벽화마을이다. 이미 통영의 유명 관광지로 널리 인기를 누리고 있는 동피랑 마을의 어원은 '동쪽에 있는 높은 벼랑'이라는 통영 사투리다.

사실 동피랑은 통영항과 중앙시장에서 일하던 인부들이 주로 살던 마을이었다. 2007년 재개발 계획이 세워지면서 이 지역을 일괄철거하려 했지만 지역 서민의 삶이 녹아있는 독특한 골목 문화를 만들어보자고 하여 국내 1호 벽화마을인 동피랑 마을이 생겼다.

골목의 벽화를 감상하며 오르막길을 오르다 보면 골목길 사이에서 뜻하지 않게 탁 트인 전망이 나타난다. 통영의 바다와 항구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길 양쪽에 늘어선 재기발랄한 콘셉트의 벽화를 보는 것도 재미있지만 눈앞에서 보는 벽화와 멀리 보이는 경치가 묘하게 오버랩 되면서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골목길을 누비던 아이가 슬슬 지쳐간다면 이제 자리를 옮길 때가 됐다. 하지만 문제없다. 차로 15분 거리에 한려수도를 조망할 수 있는 케이블카가 있다.

통영의 백미 ‘케이블카’

통영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곳. 미륵산과 바다가 만나 펼쳐내는 시원한 여름 풍경이 있는 곳. 게다가 한려수도의 아름다움도 느낄 수 있는 곳.

바로 통영의 백미라 할 수 있는 통영케이블카다. 케이블카를 타고 미륵산(461m)을 오른다. 왕복요금을 기준으로 대인은 1만원, 초등학생까지는 6000원이다. 8월에는 케이블카 안에서 낙조를 감상할 수 있도록 운행이 연장되니 연인끼리의 여행이라면 꼭 한번 경험해볼 만하다.(월 2회 휴일이 있으니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산 정상에 오르는 데는 대략 30분정도가 소요된다. 정상의 전망대에 오르면 통영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또, 다도해(多島海)라고 배워온 한려수도의 아기자기한 모습이 펼쳐진다.

지리산이나 드넓은 동해가 웅장함과 호연지기(浩然之氣)를 심어준다면 한려수도는 아기자기한 누이의 살뜰한 보살핌이 그려진다. 그저 ‘아름답다’는 말 말고는 딱히 다른 형용이 떠오르지 않는다.

아이들을 위한 이벤트를 계획했다면 미래의 자신에게 편지를 쓰도록 유도하는 것도 재미있는 추억이 된다. 전망대에서 판매하는 엽서들 중 하늘색은 일주일 후, 주황색은 1년 후 도착한다. 해질녘 미륵산을 빠져나와 통영의 명물인 일주도로를 따라가면서 아름다운 일몰을 보는 것도 별미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구경을 마쳤다면 지친 몸과 마음을 맛있는 먹거리로 달래줄 차례다. 온갖 해산물이 펼쳐진 중앙시장 인근은 질 좋은 회로 넘쳐난다. 그 중에서도 쥐고기탕과 멸치 요리는 도심에서 흔히 맛볼 수 없는 별미다. 각종 멸치요리는 비린 맛을 잘 잡아 아이들도 좋아한다.

횟집 느낌이 도시의 대형 도매시장과 다를 바 없다고 느껴진다면 중앙시장과 접해있는 강구안 포구를 따라 가는 것도 방법이다. 바다에서 낚시로 잡은 고기를 파는, 자그마한 회집들이 간간이 등장한다. 회집사장님과 너스레를 떨 수 있는 약간의 넉살이 있다면 통영의 넉넉한 인심을 경험하는, 또 다른 여행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중앙시장에서 도보로 10분 이내에 숙소는 많지만 대부분 모텔이라 가족단위 숙소로 권장하기엔 부족하다. 차로 10분이면 닿을 수 있는 바닷가에 펜션이나 민박이 올망졸망 모여 있으니 이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예술과 바람의 냄새

이튿날 아침 8시. 아침 식사를 위해 서호시장으로 향한다. 통영의 먹거리인 빼데기 죽과 시락국을 한사발 먹는다.(마신다?) 속이 풀리면서도 든든한 느낌이다. 그래도 금방 배가 고파질 것 같다. 통영에 온만큼 원없이 원조 충무김밥을 먹기로 한다. 2인분을 포장한 후 이번에는 예술 탐방에 나선다.

원래 통영은 옻칠 공예의 본고장이다. 삼도수군통제영 12공방 중 상하 칠방에서 나전칠기를 생산했었다고 한다. 400여 년 전통이 담긴 옻칠미술관은 ‘오래된 것이 좋은 것(Oldies But Goodies)’이라는 것을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통영에는 예술가들의 기념관도 많다. 박경리 기념관, 윤이상 기념관, 유치환 생가와 기념관, 김춘수 유품전시관 등 문학인사들의 체취는 아이의 현장체험학습 과제물을 위한 코스로도 만점이다. 서호시장에 다시 들려 우동과 짜장면이 가열차게 ‘크로스’한 ‘우짜’를 먹는다.

점심이 살짝 지난 2시. 곧바로 상경하려니 뭔가 아쉽다. 통영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바람의 언덕을 찾았다. 가는 길에 있는 학동흑진주몽돌해변과 함목몽돌해변에 잠시 들려 발을 담근다. 둥글둥글한 돌이 많은 몽돌해변은 맨발로 백사장을 걷는 것과는 다른 맛이 있어 좋다. 쾌청한 날 바람의 언덕은 그야말로 시원하다. 아이들은 즐겁게 뛰어 놀고 어른들은 아이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기에 바쁘다.

통영관광의 전공필수 코스 ‘충렬사’

통영 시내로 들어오는 길목과 나가는 길목에서 절대 지나칠 수 없도록 만든 곳이 바로 충렬사(사적 제236호)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기리는 사당으로 제7대 이운룡 통제사가 선조 39년(1606) 왕명에 따라 지었다. 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에도 불구하고 이충무공 사당으로는 유일하게 존속되었단다.

충렬사에 들어서면 400년 정도 된 동백나무(경상남도 기념물 제74호) 고목들이 있다. 이 동백나무에 핀 꽃은 충렬사 바로 앞에 있는 명정(明井)과 이야기가 이어진다. 옛날 충렬사 근처 마을 처녀들은 새벽이면 명정샘(경정샘)에서 물을 길러갔는데 물을 긷기 전, 충렬사 경내에 들러 동백꽃을 물동이에 동백꽃을 띄웠다고 한다.

임지혜 기자  a9840382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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