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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②-1] 쌀생산조정제풍년이 들 때마다 도입된 생산조정제

한국의 쌀정책은 1970년대 쌀자급 달성이 지상최대의 과제였고 1977년 통일벼 보급을 계기로 100% 쌀 자급을 이룩한다. 이후 1980년대 중반부터는 생산량과 소비량이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공급과잉의 기조가 보이기 시작한다.

쌀 자급을 달성한 이후 양곡정책은 별다른 기조 없이 쌀재배농가의 소득보전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쌀 수급에 대한 정책은 장기적 관점없이 쌀농사의 풍흉에 따라 만들어진다. 특히 쌀 수입 개방이 시작된 1990년대 중반 이후 국내 쌀 수급은 외적 요인에 의한 재고문제를 떠안게 된다.

여기에 1997년 이후 실시된 대북 쌀 지원이 2008년 이후 중단되고 2004년 쌀재협상을 하게 되면서 쌀 공급과잉은 당연한 수순이었지만 정부의 장기적 대책은 없었다.

1980년대의 쌀 수급 역시 평탄하지 않았다. 역대 최악의 흉년으로 꼽히는 조선시대 경신대기근 이후 가장 큰 흉년이었던 1980년은 전년보다 쌀 생산량이 36.2%나 감소해 미국 등에서 약 225만톤이 긴급 수입되었고, 그 다음해에도 쌀을 수입하면서 정부의 악성 재고가 됐다.

이와 함께 1970년대에 도입된 다수확품종인 통일미가 소비자들의 소득향상으로 외면되면서 정부재고로 누적된 것도 1980년대 정부재고가 증가한 요인 중 하나이다. 1990년대에 들어와서는 쌀의 풍작으로 생산량이 590만톤에 달한 것을 계기로 1991양곡년도에는 정부재고가 약 214만톤에 달하였고, 재고율은 37.3%로 FAO의 최소 재고율에 비해 2배 이상을 기록하게 되었다.

 2000년대 수입쌀과 생산조정제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에서 쌀은 최소 시장접근물량을 허용하면서 부분적인 개방과 10년 후 다시 재협상을 한다는 조건도 명시했고 한국은 2004년 쌀 재협상을 하게 된다.

1990년대 후반 쌀 생산량의 확대, 쌀관세화 유예에 따른 최소시장접근물량(MMA)의 수입으로 공급이 확대되는 반면 쌀 소비량은 계속 감소해 1996년 이후 쌀 재고량이 크게 늘어나 2001년 133만5천톤, 2002년 144만7천톤을 기록하였고, 그로 인해 가격 불안정이 심화되고 농가경영이 큰 타격을 받았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이런 구조적인 수급불균형을 해소하고, 우루과이라운드 농업협정에서 관세화 유예조건으로 명시한 효과적인 생산통제 조치로 생산조정을 실시함으로써 2004년에 열릴 쌀 재협상에서 우리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2003년에 쌀생산조정제를 실시했다.

이에 앞서 농식품부는 2001년 쌀 재고가 늘어나자 논콩수매제를 실시한다. 사실상 논콩수매제는 쌀생산조정제와 병행돼 실시됐지만 밭콩 2407원에 비해 논콩은 수매가격이 4770원이라 농가가의 형평성 문제와 논콩을 심게 되면서 콩공급과잉을 불러오는 등의 문제점을 낳았다.

2003년 실시된 쌀생산조정제는 양곡정책에서 처음으로 쌀 감산정책을 실시한 것으로 3년간 벼 재배 및 상업적 작물 재배 중단을 조건으로 보조금 단가는 비진흥지역 평균 임차료 수준인 300평당 300천원을 지원했다.

그러나. 2002년, 2003년 연속으로 흉년이 들면서 쌀 생산량이 감소하고 쌀값이 오르면서 농가들의 참여가 낮았다. 2002년에 약정한 면적은 전체 벼 재배면적의 2.6%인 27,529ha이었으며, 실제 이행율은 2003년 96%, 2004년 92%, 2005년 90%로 낮아졌다.

여기에 참여 농지는 대부분이 중산간지, 비진흥지역의 경지정리가 안 된 논이었다는 점에서 큰 문제를 안고 있었다. 생산조정제가 없었어도 휴경했을 농지가 많았기에 재배면적 감소와 함께 생산량을 줄이는 효과가 떨어졌다.

당시 연구결과에 따르면 생산조정제 참여농가 조사 결과, 2006년에 벼농사로 복귀하겠다는 면적이 45%로서, 이를 기준한 재배면적 순감소분은 73%이다. 그리고 생산조정 참여농지의 단수는 전국평균단수 대비 3∼5% 떨어지는 것으로 추정되어, 생산조정 시범사업의 생산량 감축 순효과는 43∼70%로 추정된다.

두 번째 생산조정제 ‘논기반 소득 다양화 사업’

2002~2003년 연속 흉년으로 쌀 재고 감소와 쌀값은 올랐지만 2004년에는 대풍년이 들고 추곡수매제가 폐지되고 쌀 재협상을 통해 밥쌀용 쌀까지 수입되면서 역대 최악의 상황을 맞는다. 사실 쌀값만 보면 2016년보다는 나은 상황이지만 악재가 겹친 해이다.

2004년 쌀 생산량이 전년보다 12.3%가 늘면서 쌀값은 연일 하락했다. 여기에 추곡수매제가 2005년부터 폐지되면서 농가들의 쌀값이 더 떨어질 거라는 불안 심리가 더해지면서 재고를 갖고 있지 않으려고 낮은 가격에 쌀을 매각했다.

그러나 2005부터 2007년까지 3년 연속으로 쌀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정부의 쌀 재고는 부족해지고 쌀값이 다시 오르자 쌀 수급 대책은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쌀값은 4년 주기가 있다. 생산량이 4년을 기점으로 대폭 증가하기 때문이다. 2004년 대풍에 이어 4년 뒤인 2008년 또다시 대풍이 들면서 쌀값은 떨어지고 정부재고는 증가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대북 쌀지원이 중단되면서 북한으로 보내지던 수입산 쌀이 국내로 유입돼 공급과잉에 한몫 더했다.

농식품부는 쌀 생산을 줄이기 위해 2011년 논소득기반다양화 사업을 도입했다. 당시 재고량을 보면 2008년 68만6천톤, 2009년 99만3천톤, 2010년 150만9천톤이었다. 재고로 인해 쌀값이 2000년 이후 최저치로 하락하였고, 재고미 보관에 따른 정부의 부담도 크게 늘어났다.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 농식품부는 벼 종자 개량, 재배기술 발달 등으로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는 반면,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해 쌀의 공급 과잉이 구조화되었다고 판단하고, 자급률이 낮은 콩이나 조 사료 등을 논에 재배하여 곡물의 자급률을 높이고, 쌀의 공급 과잉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논 소득기반 다양화 사업’을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 한시적인 사업으로 추진했다.

그러나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생산량이 20% 이상 감소되는 흉년을 맞으면서 이 사업도 흐지부지 된다. 논소득기반 다양화사업의 평균 이행률이 당초계획의 45%에 지나지 않았고 2010년 흉년으로 인해 쌀 재고가 감소하고 쌀값이 오르면서 농식품부는 시행 1년만에 사업규모를 1/8 수준으로 대폭 축소시켰다.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2013년도 예산안 부처별 분석에 따르면 수요 예측에 실패했고 일관성 없이 즉흥적으로 시행됐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2003년 쌀생산조정제를 그대로 베낀 사업이라는 평가다.

2010~2012년 연속 흉년으로 인해 쌀 재고량은 2012년 76만톤으로 FAO의 권고치 80만톤에 모자라는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쌀 생산량 4년 주기설은 2013년에 또다시 나타났다.

양 곡 연 도

2009

2010

2011

2012

2013

2014

공 급

5,786

6,216

6,223

5,645

5,294

5,299

수 요

4,793

4,707

5,172

4,883

4,493

4,424

연말 재고

993

1,509

1,051

762

801

874

1인당

연간소비량(㎏)

74.0

72.8

71.2

69.8

67.2

65.1

자급률 (%)

101.1

104.5

83.1

86.6

89.2

95.7

 

 

장욱진 기자  wjjang@thek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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