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시행 1년, 연암대 플로리스트리 전공 각광

오는 9월 28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이 시행된지 1년째가 된다. 요식업, 과수농가, 축산농가 등 여러 농식품 관련 산업이 이로 인해 전반적인 매출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화훼산업은 농식품 산업 중 가장 직격탄을 맞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명절 특수에 집중되는 타 농식품산업과는 달리 어버이날, 스승의날, 입학식, 졸업식, 생일, 결혼식, 경조사 등 기념일에 특수가 있는 화훼산업은 경기침체와 더불어 ‘김영란법’이 시행되며 각 농가의 매출이 시행 전 대비 적게는 30%, 많게는 절반 수준으로 하락하였다.

위기의 돌파구가 절실한 화훼산업의 구원투수로 최근 예술로서 승화되는 꽃의 화려한 변신이 주목받고 있다. 아직 기념일 꽃다발, 화환 정도로 선진국의 꽃 시장에 비해 수요 분야가 적은 우리나라의 화훼 산업은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최근 테이블플라워, 플라워 패션쇼, 프리저브드플라워 등 화훼산업의 부가가치 창출이 다양한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다.

최근꽃을테마로한패션쇼,오프닝세레모니등화훼산업의영역이다양한분야로넓어지고있다.(사진제공=연암대학교플로리스트리전공)
최근꽃을테마로한패션쇼,오프닝세레모니등화훼산업의영역이다양한분야로넓어지고있다.(사진제공=연암대학교플로리스트리전공)

수년 째 각종 박람회 등에 플라워 패션쇼로 오프닝을 장식하거나 국내외 일류 호텔에서 활약하는 플로리스트를 키워내 이 분야의 선구자로 인정받는 연암대학교 주나리 교수를 만나 향후 화훼산업의 전망과 직업으로서 플로리스트의 발전 가능성을 모색해 보았다.

▲ 질문(이병권 기자) : 기념할 만한 날에만 찾던 꽃다발 방식에서 최근 다양화 되고 있는 화훼분야에 새로운 직업으로 '플로리스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플로리스트는 무슨 뜻인가요.

△ 주나리 교수(이하 주 교수) : 플로리스트는 플라워와 아티스트 또는 플로스와 이스트의 합성어로 꽃에 디자인과 색채 그리고 공간과의 조화를 통해 예술적 가치를 연출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 유럽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서 각광받는 전문직입니다.

도심갤러리에서플로리스트리학생들의작품발표회를겸한패션전시회(사진제공=연암대학교플로리스트리전공)
도심갤러리에서플로리스트리학생들의작품발표회를겸한패션전시회(사진제공=연암대학교플로리스트리전공)

▲ 질문 : 디자인과 공간창출 등 예술적인 부분이 강조되는데 실습으로만 수업이 이루어지는 건가요

△ 주 교수 : 전체 교육과정의 60% 이상을 실습수업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기능만 익히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원리와 예술가로서의 소양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 부분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플로리스트로서의 ‘영혼’에 플라워 디자인의 ‘기술’이 더해질 때 비로소 차별화되는 나만의 예술적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런 것이 학원, 문화센터 등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꽃꽂이 과정과 다른 점입니다.

연암대학교학생들이귀농귀촌창업박람회행사에참가하여플로리스트패션쇼공연을선보이고있다.
연암대학교학생들이귀농귀촌창업박람회행사에참가하여플로리스트패션쇼공연을선보이고있다.

▲ 질문 : 연암대학교는 산학협력을 통해 다양한 대외활동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플로리스트 전공은 어떤가요?

△ 주 교수 : 예술적 가치를 추구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학생들이 해당 분야에 취업도 해야 하고 창업을 한다고 해도 상업적 감각을 키우기 위해 산학협력 활동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호텔 및 웨딩업체, 방송국, CF, 공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턴십이나 현장 실습 학기제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질문 : 현장에서의 경험이 학생들에게 취업이나 창업에서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겠네요.

△ 주 교수 : 네. 다양한 대외활동과 대회나 박람회 등에 참여해서 실력과 자신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전국대회 규모의 박람회나 페스티벌의 개막 공연을 플라워 패션쇼로 진행하고 있는데 저희 전공에서 ‘플라워 패션쇼’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 낸 셈 입니다.

실외전시물설치까지플로리스트의영역이확대되고있다.
실외전시물설치까지플로리스트의영역이확대되고있다.

▲ 질문 : 플로리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자격 조건이 필요한가요.

△ 주 교수 : 우리 전공에서 취득 가능한 자격증은 플로리스트, 컬러리스트, 원예치료사, 실내정원 설계사, 화훼장식, 조경 등의 종류가 있는데 플로리스트가 되기 위한 필수 조건은 아닙니다.

▲ 질문 : 졸업 후 진로는 주로 어떤 분야가 있나요?

△ 주 교수 : 호텔 및 웨딩홀, 플라워숍 등에 취업하여 플로리스트, 플라워 강사, 파티플래너 등 다양한 역할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

▲ 질문 : 플로리스트의 특성 상 섬세하고 예술적인 부분에 있어서 그간 여성들이 주로 이 업계에 종사하고 있었는데 앞으로 남성들의 전망은 어떨까요.

△ 주 교수 : 지금까지는 여성 유망직종으로 많이 알려져 있었지만, 선진국에서는 오히려 남성들의 활약이 높습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남성들의 유망직종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우리 학과를 졸업하고 창업해서 플라워 강사를 하는 K군은 월 매출이 1억 원에 육박할 정도로 잘 나가는 남성 플로리스트입니다.

여성뿐만아니라최근에는남성플로리스트도직업적으로각광을받고있다.
여성뿐만아니라최근에는남성플로리스트도직업적으로각광을받고있다.

▲ 질문 : 앞으로의 화훼산업의 전망과 플로리스트를 꿈꾸는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주 교수 : 우리는 눈부신 속도로 경제 발전을 이루어 냈습니다. 하지만 경제적 풍요에 비해서 정서적 여유는 많이 뒤처지고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우리도 IMF와 같은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자신의 존재 이유나 진정한 행복에 대해 고민하게 되면서 물질적 풍요에서 정신적 여유를 추구하는 쪽으로 변화해 가고 있습니다. 단순히 꽃을 꽂아 놓는 것에서 공간의 미학에 관심이 많아지고 사람에 따라서는 직접 자신의 손으로 그런 환경을 꾸미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플로리스트 직업은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매우 각광받는 직업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직업을 갖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능이 아닌 기본적인 원리에 대한 학습이라는 기본기를 갖추어야 자신만의 가치를 갖는 플로리스트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학과의 홈페이지에 자세한 내용들이 소개되어 있으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연암대학교 스마트원예계열은 이번 주말인 9월 29일까지 2018년도 대학입학전형 수시모집을 진행하고 있다. 천안연암대는 농식품산업분야에 특화된 대학으로 스마트원예계열에서는 최근 농식품 산업분야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스마트팜, 원예, 조경, 플로리스트리, 가드닝 등의 다양한 전공을 접할 수 있다.

한편 농촌경제연구원에서 최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김영란법 시행 후 양재 화훼공판장의 도매 거래 물량은 5.2%, 거래 금액은 6.1% 각각 감소했으며 소매의 경우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한국화원협회 회원업체 1200여 곳의 거래 금액이 약 30% 가까이 줄었다.

인터뷰 = 주나리 교수 (연암대학교 스마트원예계열 플로리스트리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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