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7.10.23 월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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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귀농, 귀촌 농촌으로의 회귀백민석의 농업경영 이야기

‘백민석의 농업경영 이야기’는 우리 농업의 기반이 돼왔던 쌀은 물론 미래 생존전략의 일환으로 재배되고 있는 다양한 농작물의 생산현장 및 산업의 현주소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의 중심에 있는 ‘사람’, 즉 농업인들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농촌으로 사람이 몰려들고 있다. 매체를 통해 본 정부 통계로는 작년 한해 농촌으로 이주한 인구가 50만명에 육박한다고 한다. 정확히 말하면 49만 6천명이라고 한다. 실로 엄청난 숫자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엄청난 허수가 존재한다.

관련법에서는 군인과 학생, 일시적으로 이주한 직장인을 제외하고 1년 이상 ‘동’ 지역에 살다가 ‘읍’이나 ‘면’ 단위로 이주한 사람을 귀농·귀촌인으로 정의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대도시 인근 신개발 지역으로 이주 할 경우 행정구역 기준의 적용을 받아 나도 모르게 귀농·귀촌인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필자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통계상의 오류를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고, 허수를 제외하더라도 귀농·귀촌인의 숫자가 상당히 늘었으며, 실제 귀농·귀촌의 대상지가 도시와 굉장히 가까워졌다는 것이다. 필자가 생업으로 하고 있는 컨설팅과 강의에서도 귀농·귀촌 관련 분야가 최근 3년간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수요가 지속적으로 창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필자가 10여 년 전 농업 기술 컨설팅으로 농업시장에 발을 들여 놓았을 때가 회상된다. 농대에서 농업을 책으로 배우고, 어렸을 때부터 ‘전원일기’라는 드라마를 봐 왔던 기억으로 필자의 머릿속에는 ‘농촌 = 정 많고 생기 돋는 시골 = 기회의 땅’ 이라는 생각이 나도 모르게 자리잡아 있었다.

그러나 생업으로 만난 농촌은 많이 달랐다. 정이 많고 적음은 사람에 성향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생기 돋는 시골이라고 생각 했던 농촌은 이유 모를 부정적 시각과 패배주의에 사로 잡혀 있었고, 기회의 땅이라고 하기엔 너무 관행에 젖어 있어 너무 놀랐다. 과연 “내가 직업을 올 바로 선택한 것일까?” 하는 고민까지 하게 되었다.

가장 놀랐던 일은 기본적인 상거래의 구조가 붕괴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물건을 사면 돈을 주는게 가장 기본적인 상거래의 구조이다. 하지만 필자가 접한 농촌은 물건을 사서 써보고 좋으면 돈을 지불하고, 그 마저도 농촌의 어려운 현실을 이유로 물건 값을 깎고, 그다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면 물건 값을 받기 어려운 구조였다. 한마디로 충격 그 자체였다.

하지만 자의반 타의반 직업을 바꾸지 않았고, 컨설팅이라는 것도 기본적으로는 가르치는 직업이기에 이 기본적인 경제 구조를 10여 년 간 열심히 농업인들에게 가르쳤다. 저와 같은 일을 하는 각 계 각층의 모든 이들이 그랬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10여년의 세월은 지났고 세상은 많이 바뀌었다. 그렇다면 “농촌은 변했을까?” 아쉽지만 필자가 느끼기에는 거의 바뀌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슬프고도 슬픈 현실이다. 새로운 흐름이 없이는 바뀌기 어렵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 새로운 흐름 중에 하나가 최근 몇 년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귀농·귀촌 러시였다.

도시에서 다양한 경험을 가진 인력들이 농촌과 결합하게 되면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 굉장히 흥미로웠다. 관련 강의를 요청 받아 출강을 하면, 그 동안 농촌에서 느껴보지 못한 학구열을 느낄 수가 있었다. 설렜다. 그래서 귀농을 준비하는 이들을 열심히 컨설팅 해 주었다. 생업에서 하지 말아야 할 무료로 일도 해 주었다.

그러면서 귀농·귀촌인들을 더 많이 만나게 되었고 희망적인 요소도 보았지만, 굉장히 위험하고, 부정적이며, 꼭 고쳐나가야 할 일들도 보게 되었다. 그래서 감히 현재의 귀농·귀촌인들과 미래의 귀농·귀촌인들에게 “이것은 하지 맙시다!”라는 강한 메시지를 주고 싶다.

첫째, “농업은 로또가 아니다.”라는 것이다. 그냥 로또 번호 고르듯 어디 지역에, 어떤 작물을 재배할지 간단한 정보만 가지고 쉽게 고르면 운이 따르거나 좋아서 대박이 날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하는 행태는 재산의 탕진만 가져 온다는 것이다.

필자가 만나본 실패한 대부분의 귀농·귀촌인들이 그러 했다. 농업도 사업이다. 치밀한 전략이 없이는 성공하지 못하며, 그동안 해 오지 않은 일이고, 같은 일을 수십년간 해온 기존 농업인들과 시장에서 나란히 경쟁하기에 성공 확률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소비자는 냉철하기에 귀농·귀촌이이 재배한 농산물이라고 해서 사지도 않으며, 살 이유도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귀농·귀촌인에게는 성공할 방법이 없는 것일까? 필자가 생각 하는 귀농·귀촌인들이 성공을 위하여 농업 시장에서 가장 무기로 삼아야 할 것은 도시에서의 경험이다.

특정한 직업을 하면서 쌓은 사업의 기획, 관리, 영업 등의 능력과 도시에서 소비자로서 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그 동안 농업인들이 하지 못 했던 마케팅을 통해 소비 시장을 창출하는 것만이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을 기존에 농업인들과 함께 할 수 있다면 시너지도 더 커질 것이다. 하지만 필자가 본 대부분의 귀농·귀촌인들은 귀농·귀촌을 하는 순간 내가 알고 있던 도시의 경험과 경력은 다 버려버리고 농업인 흉내 내기에 열을 올린다.

물론 새로운 곳에 정착하고 융화해야하는 것은 맞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무조건적으로 배우고, 수용하기에는 농촌의 현실이 그리 올바르지 않다. 융화보다는 상생의 길을 찾는 것이 빠르다는 말이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너무 길게 적어진 것 같아 두 번째 이유부터는 다음호에 연재하기로 하겠다. 연재를 하면서 항상 너무 솔직히 적는 게 아닌가 하는 고민이 많다. 지극히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라고 생각 해 주시길 바라며 마무리 한다. <다음에 계속>

<필자소개>

백민석 현농경영연구소장은 대학과 대학원에서 농업을 전공한 후 농업인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시작한지 올해로 12년차에 접어들었다. 지금은 12명의 석박사를 직원으로 둔 전문가 그룹의 대표자다.

백민석 소장  dust8864@thek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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