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후에 맞는 와인 품종, 와인으로 재탄생. 농가의 새로운 소득원

[농업경제신문=나한진 기자]국산 포도 품종이 와인으로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국산 포도 품종인 '청수'로 만든 화이트와인(백포도주)이 세계무대에서도 인정받으며 우리나라 와인의 품격을 한층 높여주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육성한 포도 '청수'로 만든 와인이 세계적으로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으며 명성을 높이고 있다.

청수 와인은 국제포도와인기구(OIV)에서 인증하는 3대 와인 시상식 중 하나인 '아시아와인트로피'에서 2015년부터 올해까지 연이어 골드상, 실버상을 받았다.

올해 5회째를 맞은 아시아와인트로피는 아시아에서 개최되는 가장 권위 있는 와인 시상식으로 독일 등 32개국에서 3,984종의 와인이 출품됐다.

청수 와인의 품질에 대한 우수성이 널리 알려지면서 2016년 22,000병에 불과했던 생산량이 2017년에는 40,000병으로 무려 81%나 늘어났다.

대표적인 와이너리(양조장)는 경기도 안산지역 40개 농가가 모인 그린영농조합법인으로 연간 생산량의 10%에 해당하는 4~5천병의 청수와인을 생산해 30~40%의 매출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경기도 안산 그랑꼬또 와이너리 김지원 대표는 "레드와인만을 고집하다가 청수 와인을 맛본 순간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청수 와인은 그랑꼬또 와인 생산량의 10% 정도를 차지하는데, 청수 와인을 생산하면서 이전보다 30~40% 소득이 높아져 청수 품종 재배면적을 늘릴 예정이다"고 전했다.

국내 와인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주 품종인 '캠벨얼리'나 '거봉'으로 만든 와인은 소비자의 입맛을 만족시키기에는 부족하다.

또한 와인을 양조하기에 적합한 외국산 품종은 우리나라 기후에서는 잘 자라지 않아 상업적인 대량 생산이 어려운 실정이다.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청수' 품종은 추위와 병에 강해 우리나라 전 지역에서 재배 가능하며 수량성이 뛰어난 장점이 있다.

1993년 생식용 품종으로 육성된 '청수' 는 와인전문가(소믈리에)로부터 화이트와인으로 양조 시 품질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아 2008년 양조용 품종으로 재탄생됐다.

그동안 여러 차례 와인전문가들의 평가에서도 수입산을 포함한 화이트와인 중 향이 매우 뛰어나고 품질이 가장 좋은 것으로 인정받았다.

충북 영동군에서는 '청수' 품종을 지역특화 상품으로 지정해 내년까지 재배면적을 5ha로 확대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은 국산 와인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20일 경기도 광명동굴에서 와인시음회를 갖고 '청수' 와인을 선보인다. 이 자리에서 '청향'(강원도농업기술원 육성)과 '청포랑'(충청북도농업기술원 육성) 품종으로 만든 와인도 맛볼 수 있다.

독특한 향(머스캇향)이 진한 '청향'은 추위에 강하며 수량성이 우수하고 '청포랑'은 가공과 생식용으로 두루 쓸 수 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농가 현장실증과 시범사업을 현장농가와 연계해 실시하고 양조용 포도 품종을 지속적으로 보급해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침체된 국내 포도산업의 새로운 동력으로 와인산업을 키우고 장기적으로는 수입 와인을 대체해나갈 방침이다.

조명래 농촌진흥청 원예작물부장은 "'청수' 품종은 우리나라 와인산업을 이끌어 갈 우수한 품종이다."라며 "이번 시음회를 통해 소비자와 농가에게 우리 품종과 국산 와인의 우수성을 알리고 새로운 소비시장을 만들어 농가 소득을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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