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농업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도 사용하는 커피 찌꺼기 활용법

[농업경제신문=나한진 기자] 지난해 대한민국 성인 1명이 1년간 마시는 커피는 377잔에 달한다. 전국의 커피전문점 수도 대략 9만 개로 편의점(5만 개)보다 많다.

커피산업의 발달과 더불어 ‘커피박’도 연평균 12만톤 이상 발생하고 있다. 한국에선 ‘커피박’이란 이름이 생소하지만, 외국에서 Coffee waste, Coffee meal, Coffee ground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커피박이란 커피 원두에서 커피액을 추출하고 남은 찌꺼기를 말한다. 유기물뿐 아니라 풍부한 섬유소 리그닌 폴레피놀화합물 등 다양한 기능성 물질들이 많이 들어있다.

재활용가치가 높은 유기성 자원 중 하나로 평가 받는다. 특히 농업 분야의 유기성 자원이 부족한 한국에선 구매 비용은 적고 부가가치는 높은 커피박이 좋은 자원이 될 수 있다.

커피박은 친환경 퇴비부터 기름때 제거, 습기와 냄새제거, 목욕제 등 그 쓰임이 많다. 커피박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 알아보자.

달팽이는 배추, 상추 등 채소류에 피해를 주는 해충으로 환경적응성이 강하고 잡식성이며 방제하기가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커피 찌꺼기에 포함된 폴리페놀 성분은 식물 병해충방제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달팽이는 배추, 상추 등 채소류와 선인장, 국화 등 화훼류에 피해를 주는 광식성 해충으로, 연중 발생하여 농작물에 많은 피해를 주고 있다.

달팽이는 환경적응성이 뛰어나고 잡식성이며, 주로 흙속에 서식하고 야간에 활동한다. 또한 충체(蟲體)의 겉껍질이 두꺼워 약제를 뿌려도 충체 속으로 약제가 잘 침투되지 않아 방제하기가 매우 어렵다.

달팽이피해를받은양배추잎
달팽이피해를받은양배추잎

관행재배에서 사용하는 메트알데하이드는 비대상 동물과 천적에도 피해를 주며, 강우나 물대기 등 수분과 접촉하면 약효가 급격히 떨어지고 흙의 수분에 따라 약효가 다른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더욱이 유기농업에서는 병해충을 관리 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자재가 제한되어 넓은 면적에서 발생하여 작물에 피해를 주는 달팽이류를 방제하는 기술이 매우 부족한 편이다.

잎채소를 재배하는 시설하우스 내에 아주심기 전부터 두께 2㎝, 폭 20㎝, 길이 5m 간격으로 커피찌꺼기를 온실 가장 자리에 뿌리면 달팽이류의 시설하우스 내 유입을 막을 수 있다.

설치 위치는 잎채소류의 경우 대부분 시설하우스가 이중으로 되어 있으므로 속 터널과 겉 터널 사이의 공간에 커피찌꺼기 띠를 만들어주면 된다.

커피찌꺼기가 달팽이를 꼼짝 못하게 하는 이유는 커피찌꺼기에 남아 있는 폴리페놀 성분이 달팽이의 몸을 녹이기 때문이다.

또한 커피찌꺼기를 덮개 재료로 이용하면 잡초 발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한 번의 처리로 두 가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커피찌꺼기 띠를 설치하지 않은 유기농 상추포장은 달팽이 발생 3주 만에 45.6%까지 피해가 발생하였으나 커피찌꺼기 띠를 설치한 유기농 상추포장은 2.2∼6.7%로 매우 낮은 발생률을 보였다.

달팽이는 야행성 해충이라 대부분 밤에 활발히 활동하기 때문에 피해가 크고 관리하기도 어렵다.

대부분의 달팽이가 맥주 향을 매우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국에서는 유기농 재배농가나 정원에서 맥주를 달팽이 유인제로 많이 활용하고 있다. 이때 맥주로 유인한 달팽이 트랩에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으면 달팽이가 맥주만 먹고 도망가 버린다.

맥주 향으로 유인한 달팽이를 꼼짝 못하게 할 무언가가 필요한데 담배의 니코틴이나 커피의 폴리페놀 성분이 대표적인 재료가 될 수 있다.

맥주를이용한달팽이유인트랩
맥주를이용한달팽이유인트랩

빈 페트병을 그림과 같이 땅에 묻힐 부분을 10cm 정도 남겨두고 달팽이가 충분히 들어올 수 있도록 기둥이 되는 부분을 제외하고 옆 면을 잘라서 문을 만들어 준다.

여기에 마시고 남은 맥주나 새 맥주를 종이업으로 1컵 정도 부어준다.

맥주 속에 커피가루 1스푼이나 커피 찌꺼기, 또는 담배 1/2개비를 넣어주면 유인트랩이 완성된다.

한 번 설치하면 맥주만 보충해 주면 지속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 커피가루나 커피 찌꺼기는 맥주가 빨리 증하는 것을 막아주기도 한다.

달팽이를 방제하기 위해서는 설치 시기가 중요한데 달팽이가 야행성인 것을 생각해서 채소밭 주위에 2m 간격으로 해질 무렵에 설치하는 것이 좋다.

유기농 상추밭 가장자리에 달팽이 유인트랩을 설치하면 맥주 향기로 달팽이를 유인하는 효과가 뛰어나 지속적으로 달팽이를 잡을 수 있으며 상추에 발생하는 달팽이나 뾰족민달팽이 피해를 10.8% 내외로 줄일 수 있다.

커피박으로 퇴비를 만들면 향균력을 가지고 있어 토양병을 막는데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잿빛곰팡이병에 대한 향균력이 우수하다고 한다. 이밖에도 점무늬병 역병균 억제에 도움이 되는 등 식물병과 해충 발생을 억제하는데 도움이 된다.

커피박 퇴비는 작물이 잘 자라도록 도움을 준다. 배추와 적상추 등 엽채류의 생육을 돕는다. 유기농 딸기의 개화되는 양과 생강의 수량도 높여준다고 한다.

커피박으로 퇴비를 만들 땐 수분, 공기, 탄질비(탄소와 질소의 비율), 온도를 맞춰줘야 한다.

수분(60%), 공기(지속적인 산소 공급 필요), 탄질비(탄소, 질소의 비율 탄소:질소=20~30:1), 온도(퇴비재료가 미생물에 의해 자연분해되면서 발생하는 열) 50도 이상 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수분이나 공기 공급에 신경써야 한다.

농가에서 활용할 수 있는 50L 플라스틱 드럼통을 이용해 퇴비를 만들 수 있다.

재료준비는 커피박, 깻묵, 쌀겨, 스태비아 입상, 버섯폐배지, 한약재찌꺼기 등이 필요하다.

작물별 질소시비량을 기준으로 재료를 혼합하여 수분함량 30%을 유지해서 플라스틱통에 공기주입 한다.

수분을 30%를 유지하도록 공급해주고, 온도는 50~70를 유지해주면서 뒤집기 2주에 1번씩 뒤집어준다.

최소 30일 간의 저온 후숙하여 준다.

커피박을 생활 속에 활용하기 위해선 우선 커피전문점에서 가져온 커피박을 잘 건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커피박은 수분이 많아 그냥 두고 사용하면 쉽게 곰팡이나 세균이 생길 수 있다. 수거한 커피박을 말릴 땐 직사광선을 피해 바람이 잘 통하고 그늘진 곳에 말려야 한다.

각 도 농업기술원, 시ㆍ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있으며 농업진흥청 농업과학도서관 홈페이지(누리집)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커피 찌꺼기는 이외에도 실생활에서 쓸 수 있는 다양한 효능을 두루 갖추고 있다.

당근 씨앗을 뿌릴 때 커피 찌꺼기를 섞어 넣으면 더욱 쉽게 뿌리를 내릴 수 있다.

애완동물에 붙은 이 때문에 커피 찌꺼기가 효과 애완견을 씻길 때 샴푸를 한 뒤에 헹구기 직전 커피 찌꺼기를 털에 문질러주면 혹시 애완동물에 존재하고 있는 이를 죽일 수 있다.

커피 찌꺼기는 꽃의 색상을 바꿀 수 있다. 예컨대 수국의 경우 흙의 ph 농도에 따라 색상을 쉽게 바꾸는 특징을 갖고 있다. 커피가루는 토양의 ph농도를 떨어뜨려서 밝은 꽃을 탄생시킬 수 있다.

커피박을 스펀지나 수세미에 묻혀 프라이팬이나 접시 등에 끼어 있는 기름때를 닦으면 쉽게 제거된다. 커피박 특유의 탈취 성분으로 냄새도 제거할 수 있다.

커피 찌꺼기를 담은 용기를 두면 습기를 잡는데 도움이 된다. 커피의 향긋한 향이 방향제로도 좋다.

잘 건조한 커피박은 얼굴의 잡티를 제거하는 마스크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정제수와 커피박을 10대5의 비율졸 잘 섞어주고 소량의 에센스를 넣어 섞어주면 완성된다. 즉시 얼굴에 잘 펴 바르고 15분 뒤 미온수로 씻어주면 된다.

아로마를 대신해 목욕제로 사용될 수도 있다. 100~150g 정도의 커피막을 부직포나 쓰지 않는 스타킹에 넣어 밀봉한 후 따뜻한 목욕물에 10분 정도 넣어두면 커피물이 우러나오면서 커피향이 난다.

커피향은 혈액순환 개선에 좋고 커피의 지방 성분이 피부를 매끄럽게 해주는 효과를 낸다.

우리가 자주 마시는 커피와 함께 커피 찌꺼기도 많이 발생했다. 그동안 무심코 버린 커피 찌꺼기를 활용하는 방법을 알아보았다.

농가에서는 유기농 농업에 사용할 수도 있고, 일반 가정집에서는 일상 생활에서 사용할 수도 있다.

단순한 쓰레기였던 커피 찌꺼기를 재활용하여 쓰레기를 줄이는 효과 뿐만 아니라, 친환경 생활을 하는 것이 우리의 미래의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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