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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경제신문

[박인호의 전원칼럼] ‘효자풀’과 공생의 농사, 그리고 치유의 농업

2018-04-16 09:30:48

농림축산식품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귀농?귀촌인 통계 발표에 의하면 2016년 도시민 50만명(496천명)이 농촌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통계에 의하면 농촌으로 이동한 귀농가구원이 20,559명(귀농인 13,019명, 동반가구원 7,540명)이고, 귀촌인이 475,489명(귀촌가구주 322,508명, 동반가구원 152,981명)이다.

이처럼 날로 증가하는 귀농?귀촌인의 안정적인 정착을 돕기위해 박인호 칼럼니스트&귀농귀촌 전문가의 글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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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인호칼럼니스트&귀농귀촌전문가
4월 들어 강원도 산골의 논밭은 완연한 농사 모드다. 여기저기서 트랙터로 밭을 갈고 두둑에 검정비닐을 씌우고 감자와 옥수수 씨를 넣는 작업이 한창이다. 홍천에 사는 필자도 최근 밭 일부를 갈아 비닐을 덮고 파종을 했다.

자연농업의 관점에서 보면, 이처럼 땅을 갈고 그 위에 비닐을 덮는 행위는 땅의 눈과 입을 막아버리고 오로지 많은 농산물 생산만을 강요하는 일종의 ‘학대(?)’다. 이로 인한 대가 또한 결코 만만찮다.

필자 밭만 보더라도 먼저 자생적으로 자라던 많은 뽕나무와 토종민들레가 파헤쳐졌다. 또 밭 가장자리에 심어놓은 곤드레·달래·돌나물·돼지감자 등도 수난을 당했다. 하물며 개망초·명아주·질경이·쇠비름 등 소위 잡초는 말할 것도 없다.

도시를 내려놓고 홍천의 산골로 들어온 2010년 첫해에는 명아주가 온통 밭을 뒤덮었다. 임금님이 장수 노인에게 ‘건강 지팡이’로 선물했다는 명아주가 사람 키보다 더 크게 자란다는 사실을 이때야 알았다. 이듬해엔 ‘계란꽃’으로 불리는 개망초가 온 밭을 점령했다.

이들 잡초는 돈 되는 작물을 재배하는 농사꾼에겐 여간 골칫덩이가 아니다. 그래서 보이는 대로 캐내어버린다. 검정비닐로 두둑과 고랑을 모두 덮고, 그것도 모자라 밭을 갈 때 미리 독한 토양살충제를 살포해 아예 씨를 말린다.

하지만 너무 흔하디흔해 오히려 천대받는 이들 잡초가 알고 보면 오랜 세월 우리네 조상이 제철에 즐겨 먹던 자연 먹거리였다.

한방과 민간요법에서는 약으로도 쓰인다. 실제 한방에서는 개망초에 대해 ‘열을 내리고 독을 치료한다’며 감기ㆍ학질 등의 질환에 사용하기도 한다. 군락을 이루며 번져 나가기 때문에 뿌리째 뽑혀 버려지던 명아주 또한 심장을 튼튼하게 해주는 효능이 있다고 한다.

예전에는 쳐다보지도 않던 쇠비름은 심혈관 질환과 당뇨 등에 좋다는 효능이 알려지면서 효소 마니아에게 단연 인기다. 아무리 밟아도 죽지 않는 질긴 생명력을 지닌 질경이 또한 그렇다.

산야에서 자라는 이들 잡초는 농약이나 비료를 주지 않아도 스스로 자라며 번식한다. 몸에 좋은 효능을 간직한 진정한 자연 먹거리다. 이쯤 되면 잡초가 아니라 ‘효자풀’이다.

오늘날 기계·과학영농은 마치 공장처럼 농산물을 찍어낸다. 이렇게 생산된 먹거리를 먹고 사는 우리는 건강을 잃고 힘들어 한다. 그리고는 쓸모없다고 내팽개친 잡초를 몸에 좋다며 다시 찾는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잡초(효자풀)와 농작물이 공생하는 농사야말로 농약과 비료로 뒤범벅된 땅을 살리고, 더 나아가 인간도 살리는 ‘치유의 농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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