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우병 진료를 보며 진보된 치료제들이 나올 때마다 늘 기대한다. 임상적으로 얼마나 효과가 좋고 안전할까? 환자분들은 편리하게 사용할까?나와 같은 진료를 보는 의사들은 치료제가 갖는 효과와 안전성에 주목하고, 진료 받는 환자들은 효과와 안전성은 의사에게 맡기기에 약제 투여의 편리성에 많은 관심을 갖는다.그렇기에 환자들이 좀 더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출혈을 조절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혈우병 진료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혈우병 환자들의 출혈 조절을 위해선 치료 약물의 특징을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예를 들면, 혈우병 치료제로 널
디지털 인재 양성 방식을 혁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해부터 정부가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가히 디지털 인재 양성의 원년이라고 할 수 있다. 디지털 인재 양성의 핵심은 어쩔 수 없이 교육에 우선순위를 둘 수밖에 없다.그 세부 내용을 보면 우선 정보, 컴퓨터 교육 수업시수를 현재 2배 수준으로 확대한다고 한다. 초중등 단계부터 소프트웨어, 인공지능 교육을 앞에 내세운다. 또한 소프트웨어 중심대학과 디지털 6대 분야 대학원도 확대 추진한다. 가장 큰 핵심은 '교육과 채용이 연계되는 민관 협력형 교육
최근 농촌에서는 고령화와 인력 감소로 인한 노동력 부족 문제와 농산물 생산력 저하 등과 같은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농업 환경에서의 이동 약자와 노인들의 편의성 증대를 위한 스마트 모빌리티 시스템의 개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현장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시스템을 적용하기 위해 스마트 모빌리티 시스템 개발을 3차원 모델링과 구조해석 및 다물체 동역학 해석을 통한 설계와 구조적 안정성을 분석하고 실제 스마트 시스템 개발을 통해 연구를 진행했고, 보다 편리하게 농작업에 사용할 수 있도록 이동체 측면에 비전(Vision) 카메라
3월 3일은 ‘삼겹살 데이’, 6월 9일은 ‘육우데이’, 11월 11일은 ‘빼빼로데이’가 있다면 9월 2일은 ‘육우 구이데이’가 있다.다양한 ‘데이 마케팅’과 ‘숫자 마케팅’의 영향으로 다소 식상할 법 하지만 발음하기도 쉽고 기억하기도 쉬운 날짜와 이름이라서 육우 농가와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육우에 대한 올바른 인식 확립과 소비 촉진에 앞장서고자 축산업계는 2003년, 6월 9일을 ‘육우데이’를 지정했다. 이후 2014년에 육우자조금관리위원회가 설립되면서 육우에 대한 가치를 본격적으로 알리기 시작했다.
더워도 너무 덥다. 장마 같지 않은 장마가 싱겁게 끝나고 나니 삼복(三伏)더위다. 시원한 실내에서 에어컨 바람을 쐬며 일하는 사람들도 힘들겠지만, 이 더위에 야외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오죽할까. 이런 날은 뭔가 힘나는 걸 먹어야 할 것 같은데 뭐니 뭐니 해도 ‘삼계탕’만한 것이 없다. 이렇게 더운 날씨에 뜨거운 삼계탕을 왜 먹을까 싶지만, 실제 삼계탕을 먹고 나면 땀이 잦아들고 몸에 기운을 북돋아주는 효과가 있다. 넘쳐나는 치킨 광고에 이런 얘기가 없는걸 보면, 아무래도 이런 효능은 삼계탕 속 한약재들로부터 나오는 게 맞는 것 같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평화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전쟁이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이로인해 세계적으로 밀과 옥수수 공급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폭등했다. 두 나라가 책임지고 생산하던 밀과 옥수수의 전 세계 점유율이 29%로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 볼 수 있다. 4월 중순까지는 심어야 수확이 가능한 밀은 탱크로 짓밟힌 땅에서 빛을 보지 못할 판이다.2월부터 시작된 전쟁으로 밀은 지난해 대비 41.5%, 옥수수 가격은 37.3% 상승했다. 천연가스 수출 1위, 원유 수출 2위인 러시아에서 공급량을 줄이자 유류가격 인상으로 이어졌고 물류비 또한 고
피로는 육체적·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 유발된다. 정량적으로 계측할 수 없는 주관적 질환으로, 유발요인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데 한방에서는 이를 ‘허로(虛勞)’라고 말한다.기운이 부족하고 육체적·정신적 과로로 몸에 나타나는 병증인 ‘허로’는 기나 혈이 부족하거나, 오장육부(五臟六腑) 중 ‘오장’에 해당하는 간심비폐신(肝心脾肺腎)의 기운이 약해지면서 나타난다.오장 중 첫 번째 장기인 ‘간’은 몸의 기운, 그 순환을 돕는 엔진의 역할을 하는 장기다. 장기간 스트레스에 노출되고 순환이 이뤄지지 않으면 기운이 한 곳에 정체되면서 몸과
대돌목 동북쪽 갯가엔 ‘소돌목’이라는 마을이 있다. 대돌목의 초가집은 70여 채인데, 소돌목의 초가집은 10여 채다. 가구 수나, 인구 수나, 마을의 크기나, 소돌목은 대돌목보다 일곱 배쯤 작다. 소돌목 마을 앞 자갈밭과 갯벌도 대돌목의 그것처럼 앞도 물길이 닿는다. 바닷물이 ‘작게 돈다’해서 소돌목이라는 지명을 갖게 된 모양이다. 대돌목엔 소돌목 외에 몇 개의 작은 마을이 딸렸다. 마을 뒷산이자 주산인 까끔 오른편의 메바꿀 아래엔 살막구미라는 마을이 있다. 그 마을에서 앞도 쪽으로 뻗어 나간 곶(串)엔 석구미라는 마을이 있다. 대돌목 까끔 너머 갯가 근처 산자락엔 미영구미와 논구미가 있다. 사람들은 까끔 왼편의 높
“소아야! 고집 피우덜 말고 내 말 들으란 말이다.” 왼손에 보따리를 든 나이든 여자가 귀거친 소리를 한다. 젊은 여자의 이름이 소아인 모양이다. “고모, 고말은 인자 고만허소. 나도 그러고 싶네만, 개양할매가 그러라 허는디 어쩌긋능가.” 어깨를 처뜨린 소아가 기어드는 목소리로 대답한다. “개양할맨지 개똥할맨지 참말로 맹랑헌 할매고만. 아그는 집이서 나야제 무신 심보로 타관객지 굴속서 나라 헌다냐? “개양할매가 할매 생각혀서 그러것능가. 이 손지딸 잘 되고, 내 뱃속에 든 애기 잘 되라고 그러는거제.” “손지딸 생각허는 할매 맘을 어찌 의심헐 수 있것냐만, 곰방 아그가 나올 참이라 지대로 걷도 못허는 널 뎃꼬 이
농업환경의 고령화와 인력감소로 인해 농산물 생산력 저하 등과 같은 사회적 문제가 점점 심화되고 있다. 이에 농업환경 취약계층의 이동성 편의를 개선하기 위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다.실제 미국, 일본 등의 선진국 중심으로 취약계층을 위한 농작업에 보조공학 기술 적용 프로젝트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일시적 지원정책 보다는 스스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보조시스템을 지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하지기능 장애인 및 노약자는 기존의 기계나 기구를 사용함에 있어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으며, 사고의 위험에도 종종 노출돼 있다. 이러한 취약계층을 위해 농작업에 적합한 이동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 농작업 이동시스템은
천연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원자재를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농산물은 국내 생산에 대한 소위 가성비가 떨어져 해마다 수입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연일 이슈화되고 있는 요소수 공급차질 문제는 비단 농식품산업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단일상품의 재고 부족 문제에 그치는게 아니라 국가의 산업전반에 미치는 공급망관리에 대한 중대 사안이기 때문이다. 요소수는 디젤 내연기관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를 처리하는 물질로 선택적 환원촉매장치 (SCR,Selective Catalytic Reduction)를 말한다. 질소산화물(NOx)을 환원하여 물과 질소로 바꿔주는 역할을 한
죽막동 갯가엔 고깃배 몇 척이 정박해 있다. 달이 뜬 오늘 야밤에 한 척을 훔쳐 타고 출항하잡시고 주뱅과 앙얼은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실은 어젯밤, 출항할 참이었다. 그런데 마을 앞 포구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밤이 깊어 인적이 뜸해지자 주뱅과 앙얼은 점찍어 둔 배에 올랐지만 벌써 썰물이 나서 배 바닥이 갯벌에 닿은 뒤였다. 날이 샐 무렵, 두 사람은 죽막동 뒷산으로 올라갔다. 계곡에 몸을 숨긴 뒤 잠들었다. 점심나절까지 잠을 잔 두 사람은 다시 갯가로 나왔다. 일단은 수성당에 숨어들어 먹을거리를 찾아보고, 몸을 숨기고 있다가 죽막동 갯가의 배를 훔칠 작정이다. 주뱅이 수성당 당집의 좁은 앞뜰로 살금살
해가 질 무렵, 앙얼은 ‘어젯밤부터 밥 한술 입에 넣은 적 없어 창자 속 회충이 목을 타고 기어 올라와 입 밖으로 나올 것 같다’고 투덜댔다. 사실 주뱅도 배가 고프다. 어쩌면 앙얼보다 더 배가 고플지 모른다. 며칠 전, 주뱅은 내소사 근처 왕포에서 고깃배 선원 한 명을 비수로 살해했다. 그 뒤, 입맛이 뚝 떨어졌다. 어쩌다 먹을거리가 눈에 띄면 앙얼은 걸신들린 듯 설쳤지만 주뱅은 그러지 않았다. 벌써 여러 날째, 주뱅과 앙얼은 변산반도 깊은 산속에서 숨어지냈다. 산중의 산길을 오르내리다 감나무나 밤나무가 보이면 두 사람은 걸음을 멈춰 세웠다. 떫은 감도, 땅에 떨어져 벌레 먹은 생밤도 가리지 않고 입안에 넣었다. 산중
앙얼은 ‘죽막동 철마전설’의 골갱이를 이렇게 풀어냈다. 수성당 옆 해변마을인 죽막동의 다른 지명은 대막골이다. 죽막동처럼 대나무와 관련이 깊어 그런 지명을 얻게 되었다. ‘죽막동 철마전설’은 ‘대막골 철마설화’라는 명칭도 갖고 있다. 작은 시골마을에 전해오는 명칭인지라 뭐가 맞는지 정확히 분간하는 이도 드물다. 설화는 하나의 민족 사이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모든 이야기를 일컫는다. 신화와 전설, 그리고 민담을 포함한다. 전설은 신화와 달리 신의 이야기를 골격으로 삼지 않는다. 인간의 이야기가 골자다. 주로 땅이름이나 자연물에 깃들었다. 죽막동, 다시 말해서 대막골의 ‘철마전설’ 또는 ‘철마설화’가 전설
눈먼 어머니가 여울굴에 떨어져 죽었는데도 바다로 나간 두 아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날도, 그다음 날도…. 어머니의 주검에 날아든 청파리와 금파리가 까놓은 쉬가 슬고, 쉬파리까지 머물다 떠났지만 형제는 돌아오지 않았다. 형제가 돌아온 때는 주검에 들짐승과 날짐승이 입을 파묻고, 심지어 갯가 납작게까지 작은 집게발을 들이대고 나서도, 세월이 한참 흐른 뒤였다. 어느 날엔가, 형제는 함께 죽막동으로 돌아왔다. 하얀 돛배를 타고 귀항한 형제는 뱃머리가 갯가에 닿자마자 집으로 뛰어갔다. 어머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형제는 마을 사람들에게 어머니의 행방을 물었다. 아는 이가 없었다. 며칠 뒤, 형제는 여울골 벼랑 위
처서가 지나면 풀도 울며 돌아가고, 모기의 입도 비뚤어진다고 전해온다. 그런데 갑신년 중추 격포진 죽막동 숲모기들의 입은 바로 붙었다. 몸집이 커서 그런지 입도 크고, 갯바람에 시달려선지 입놀림도 야물다. 그런 입에 잔뜩 힘을 모으고 달려드는 숲모기떼에 두 사람은 손 쓸 겨를이 없다. 피에 굶주린 암컷 숲모기들이 앞다투어 달려들어 입술침을 쑤셔 박은 자리마다 금세 벌겋게 탱탱 부풀었다. 숲모기들은 두 사람의 얼굴과 팔뚝에 난 생채기에도 입술침을 꽂는다. 시누대 대숲에 숨었던 먹파리도 달려든다. 암컷 숲모기처럼 암컷 먹파리도 두 사람의 몸에 난 생채기는 물론 성한 살갗에도 주둥이를 들이대고 피를 빨아댄다. 두 사
“수우 수성당 저어 저 짝으로 잉 으으 으떤 새끼가 기이 기어오는갑다.” 시누대 대숲에 몸을 숨긴 뒤, 숨을 헐떡거리며 앙얼이 내뱉은 말이다. 다시 말더듬증이 도졌다. “글씨!…” 시누대 대숲 너머 저 멀리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턱이 없는 주뱅이 귓문을 크게 열어 둔 채 하는 말이다. 별 관심이 없다는 듯 퉁명스럽지만 이자 역시 긴장할 수밖에 없다. 멎지 않는 개 짖는 소리가 달갑지 않기는 매일반이다. “쪼까 더 안짝으로 들어가야 쓸랑갑다. 으떤 새끼가 열로 기어오는진 몰러도 그 새끼허고 우덜허고 쌍판대기를 맞대믄 참말로 먼일이 날지 모릉께 어여 안짝으로 더 들어가자!” 주뱅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앙얼이
주뱅이 입안의 소리로 투덜댄다. “자다가 봉창 뚜디리는 것도 아니고, 이 새끼가 시방 무신 소릴 씨부렁거리는 것이여?” 주뱅의 혼잣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 앙얼이 버럭 화를 내며 묻는다. “너 시방 무시라고 혔냐?” “머라허긴 새꺄, 미친놈 개나발 부는 꼴 봉께 암만혀도 낼 비올 것 같다고 혔제” “구렝이 담 넘어가는 소리 작작허고 아까 주둥패기 놀린대로 야글 혀보랑께!” “뜬금읎이 작년 끄르끄 법성포 목냉기 해적질 야글 으째 끄내는디?” “그럴만헌 일이 있응께 그라제” “무신 일인디?” “고건 잇다 알켜줄턴께 묻는 야그에 답이나 혀보라고 새꺄!” 주뱅이 외눈을 부아리자 앙얼이 두 눈을 뒤집어 까고
“으따 그 새끼, 말귈 못알어 듣네 그랴. 쩌그 수우 수성당 하알 할매가 개에 개양할매랑께 그라네!” 이렇게 대답한 앙얼의 몸둥아리가 뻣뻣하게 굳는다. 엄동설한 꽁꽁 얼어붙은 동태꼴이다. 그런 앙얼을 째려보던 주뱅이 “카악! 카악!” 가래침을 돋워 “퉤!” 뱉는 뒤, 애꾸눈을 사납게 굴린다. 개소리 치지 말라는 눈빛이다. “이런 학십읎는 놈이 있나! 수성할매가 워찌기 개양할매냐고?” 주뱅이 앙얼을 배운 것도 없고, 상식도 없는 놈이라고 개무시한다. 그러자 앙얼의 움푹 팬 눈에 핏발이 뻗친다. “비이 빙신 다알 달밤에 체에 체조헌다뎅 시이 시방 이 새끼가 꼬오옥 그으 그짝이고만!” 앙얼의 입에서 ‘병신’이라는 말
갑신년 중추 칠망이 뜨는 날은 물때가 한사리인지라 칠산바다는 적벽강 갯바닥 깊은 속살까지 까발렸다. 오시(午時) 경, 물참 때가 되자 적벽강에도 칠산바다의 밀물이 들기 시작했다. 이틀 전인 갑신년 중추절 해거름 때부터 하늘을 뒤덮었던 먹구름은 사라졌으나 여전히 칠산바다엔 갯바람이 거칠다. 밀물이 나자 벼락바람이 윙윙거린다. 하얀 게거품을 뒤집어쓴 칠산바다의 물너울은 육지를 집어삼킬 듯 치렁댄다. 서너 식경이 지나자 채석강과 적벽강엔 벼락바람이 몰고 온 물벼락이 떨어졌다. 여울굴 입구 칠십 척 적벽도 앉은벼락을 당하는 꼴이다. 태고적 개양할미가 여덟 딸과 함께 살았다는 여울굴에 칠산바다의 성난 너울이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