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KB국민·농협·IBK기업은행 이체 수수료 면제
하나·우리은행 내부 검토...곧 동참한다는 관측 우세

5대 시중은행 로고. 사진=연합뉴스
5대 시중은행 로고. 사진=연합뉴스

[포인트데일리 조혜승 기자] 신한은행이 지난 1일부터 모바일과 인터네에서 타행 이체 수수료를 영구 면제하면서 은행권이 온라인과 모바일 타행 이체 수수료를 무료화하는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타행 이체 수수료 면제를 검토 중으로 이후 ATM까지 수수료 면제 대책이 나올지 주목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NH농협·IBK기업은행이 모바일, 인터넷뱅킹 이체 수수료 전액 면제에 동참했다. 

주요 시중은행 중 신한은행이 이체 수수료를 먼저 없앴다. 한용구 신한은행장이 지난해 말 취임 기자 간담회에서 "사회에 환원하는 차원에서 수수료를 면제하려고 한다"며 "모든 은행이 동참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1일부터 모바일 앱 뉴 쏠과 인터넷 뱅킹에서 타행이체 수수료와 타행 자동이체 수수료를 전액 영구 면제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온라인 타행 이체 수수료는 건당 500원(자동이체의 경우 300원) 수준이다. 다른 은행 계좌로 자동 이체할 경우 건당 300원 수수료를 냈다. 거래 실적과 급여 이체 등 기준에 충족한 이들만 수수료가 면제됐고 급여 이체 등을 충족하지 못한 20대 초 취업준비생이나 고령층 등은 수수료 부담을 해왔다. 

KB국민은행은 지난 19일부터 앱 KB스타뱅킹을 비롯한 모바일,인터넷 뱅킹의 타행 이체 수수료를 전액 면제했다. 이번 조치는 개인사업자와 미성년자, 사회초년생, 고령층 등이 포함됐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지난 4일 '2023년 범금융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기자들과 만나 타행 이체 수수료 무료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NH농협은행은 오는 3월부터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모바일 앱 NH올원뱅크의 전자금융 이체 수수료를 면제한다. 지난 18일 영세 자영업자 등 금융 취약계층을 위해 12조6000억원 규모 금융지원의 일환이다. '도시와 농촌을 연결하는 매개체'로 지역 금융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1000억원 규모 금융 지원 방안을 마련한다는 취지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1일부터 연말까지 개인고객에 한해 모바일, 인터넷뱅킹 거래에서 타행이체 수수료를 전액 면제한다. 반면 자동이체 수수료는 건당 300원으로 그대로 받고 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타행 수수료 면제에 대해 내부 검토에 착수했다. 다른 시중은행들이 수수료 면제 결정을 발표해 이들 은행도 곧 동참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은행들이 연 100억원에 달하는 이체 수수료를 포기하는 배경을 두고 이자장사로 큰 돈을 벌고 있다는 금융당국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지적이다. 코로나 사태 속 높은 대출금리에 금융 소비자들은 하루 하루를 힘겹게 버티고 있는데, 은행들이 역대급 실적을 거둔데다 임직원 성과급 지급에 신경을 쓰는 것에 비해 사회공헌 노력이 미흡하다는 비판이다. 

실제로 지난해 상위 8개 은행의 이자이익이 전년도보다 8조 이상 많은 53조를 넘을 것으로 추정됐다.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5대 시중은행의 직원 평균 총급여(성과급 포함)는 모두 1억원을 넘었다. 또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 인상이 더 컸고 은행의 더 큰 이익 증대로 이어졌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급격한 금리 인상이 단행된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시기를 비상적 상황이라고 정의하며 은행의 공적 기능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압박했다.

그는 지난 16일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에서 열린 '가상자산 관련 금융리스크 점검 토론회' 이후 기자들고 만나 "은행은 거의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라며 “발생한 이익의 3분의 1을 주주환원하고 3분의 1을 성과급으로 지급한다면 최소한 나머지 3분의 1정도는 우리 국민 내지 금융 소비자몫으로 고민해야 한다는 게 개인적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인터넷은행들이 이체 수수료 무료를 먼저 시작해 시중은행들이 모바일 뱅킹을 확대하기 위해 이를 적극적으로 시행했다는 분석이다. 은행 점포가 줄어들고 금융당국이 사회 공헌 등을 이유로 수수료 무료화를 요구할 수 있어 은행들이 선제적 대응을 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다수의 고객들은 무료로 이용하고 있었다"며 "이번에 몇몇 시중은행들이 전면 면제에 나섬에 따라 다른 시중은행들까지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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