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7.12.19 화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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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여행] 한우산, 별이 빛나는 밤에하늘이 닿을 듯, 구름이 어깨를 스치네
겨울 맑은 밤하늘... 별자리 관측에 최적

[농업경제신문=홍미경 기자] 손을 뻗으면 하늘이 닿을 것만 같은 곳. 마치 흰 구름이 어깨에 걸쳐 있는 듯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경남 의령군 한우산을 찾았다.

서울에서 고속버스로 5시간쯤 달려야 닿는 다소 먼 곳에 위치하고 있는 경남 의령군은 창녕군 합천군과 경계를 이루고 있다. 도심과 멀리 떨어진 만큼 맑은 공기와 고요한 바람은 덤이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한우산이 가까워지자 강원도 산길을 연상케 할 만큼 꼬불꼬불 굽이치고 급한 경사를 만나게 된다. 험준한 산길을 오르니 골이 깊어 곳곳에 기암괴석이 연출하는 절경이 즐비한 해발 836m의 웅장한 한우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맑은 물에 비친 숲 그림자
한우산은 산이 깊고 수목이 울창하여 시원하기가 마치 겨울의 찰비와 같다 하여 찰 한(寒), 비 우(雨) 자를 쓰며 산은 찰비산, 계곡은 찰비골이라 불리다 한우(寒雨)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 한우산 골짜기를 요새처럼 석벽이 둘러 있어 그 모양이 또한 석벽을 방불케 하는지라 이름 지어 한우산성이라 부른다.

옛날 이곳에는 신라와 백제가 오랫동안 서로 뺏기고 빼앗는 격전을 벌였다는 전설이 있으며 그그때 신라 애장왕의 부마 한 사람이 이곳에서 싸우다가 전사한 일도 있었다고 한다.

부마가 전사하자 왕이 직접 이곳에 와서 군사들을 지휘하여 싸웠다는 전설도 전해온다. 또한 이곳에 골짜기 이름에 왕다실걸이 있으니 이 또한 그때의 싸움과 관련되는 이름으로 왕이 지휘하는 신라군이 자주 이 골짜기를 적에게 빼앗겼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라 전한다.

또 산맥을 따라 형성된 골짜기는 사시사철 맑은 물이 굽이치고 흘러서 곳곳에 폭포를 만들었다. 흐르는 폭포수는 곳곳에 소(沼)를 만들어 놓았으니 농소와 아소는 바위에 파인 웅덩이를 말하는 바 맑은 물에 비친 숲 그림자는 그대로 선경(仙境)이다.

또 여름철에도 모기 한 마리 없이 서늘하며 한여름에 내리는 비마저 차다고 하여 한우동이라는 이름이 생겼다.

인근에 있는 백학동은 옛날 이곳에서 학이 날아 하늘로 올랐다는 전설이 있으며 그 중턱에 있는 또 하나의 동굴에서는 신라 때 태자 한 사람이 이곳에서 수도를 했다는 전설과 함께 태자혈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하여 이 고장의 선비들은 자주 이곳을 찾아 풍류를 즐겼다는 기록이 남아 있으니 지금은 운계리 계곡에는 그때의 정자터가 아직도 남아있다.

솜털 같은 하얀 억새밭... 가을을 품 안에

봄철에는 철쭉이 군락으로 피어나 산 전체가 벌겋게 물들어 가족단위의 등산객들이 1일 등반코스로 즐겨 찾는다.

1998년 도쿄영화제에서 금상을 수상한 영화 ‘아름다운시절’의 마지막 장면이 한우산을 오르는
산길에서 촬영돼 유명세를 탔다. 한우산~자굴산으로 이어지는 순환도로는 드라이브 코스로 인기다.

산세가 험해 정상까지는 나무 데크로 반듯하게 길을 놨다. 울퉁불퉁 산길을 좋아하는 등산 애호가들에게 적당하지 않을지라도 남녀노소 가볍게 정상까지 오를 수 있어 오히려 정겹다. 특히 봄, 가을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을 비롯해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 나이들객들까지 즐겨 찾을 수 있을 만큼 편안하다.

울긋불긋 철쭉군락이 온 산을 불태웠을 봄의 기억을 간직한채 오른 11월의 한우산은 가을바람
에 살랑이는 억새가 우아한 자태로 미소를 띤다.

주차장에서부터 이어지는 데크로를 따라 300m쯤 걷다 보면 솜털 같은 하얀 꽃이 햇볕을 받아
아름답게 빛나는 억새밭이 파란 하늘과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든다.

가을바람에 일렁이는 억새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사느라 치열했던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고,
모든 생각을 잊게 만든다.

한우산을 진짜로 즐기고자 한다면 해가 진 뒤 어둠이 찾아드는 무렵까지 기다려야 한다. 워낙 도시와 멀리 떨어진 탓에 해가 저물고 나면 서서히어둠에 물들어 7시 이후에는 칠흑 같은 어둠에 갇힌다.

11월 다른 계절보다 유난히 별 많아

은 불빛 하나도 용납하지 않은 자연을 접하고 있노라면 그간 누린 도심의 문명은 자연 앞에 얼마나 보잘것없는지 여실히 느껴진다. 그 엄숙함은 경지를 넘어 공포로 다가올 무렵 달이 뜨고 일말의 빛이 희망을 안긴다.

이어지는 별빛의 향연. 이곳은 사계절 별자리를 모두 확인할 수 있는 탓에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핫스폿이다. 늦가을부터 겨울로 이어지는 11월 밤하늘은 다른 계절보다도 유난히 별이 많으며 볼 것도 풍성하다.

안드로메다은하와 오리온성운, 플레이아데스산개성단과 히야데스 산개성단 등 맨눈으로도 볼 수 있는 은하와 성운 및 성단이 많다. 또 오리온자리의 베텔기우스, 리겔, 큰개자리의 시리우스, 작은개자리의 프로키온, 황소자리의 알데바란, 마차부자리의 카펠라 등 보석처럼 밝은 별들이 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다.

춥다는 사실만 제외하면 밤하늘도 맑아 별자리를 관측하기에는 가장 좋다. 방한복, 모자, 장갑등을 챙기고 커다란 보온병에 따뜻한 차는 꼭 가져가야 한다.

별자리는 처음에는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돗자리를 깔아 놓고 천천히 눈에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자. 미리 준비한 별자리 지도와 붉은색 셀로판지를 씌운 손전등으로 비교하고 보면 좋다.

별과 별자리는 시간대에 따라 달라진다. 땅거미가 진 오후 7~8시까지는 여름철 별자리, 오후 8시부터 밤 10시까지는 가을철 별자리가 잘 보인다. 그 이후에는 황소 및 마차부 자리의 겨울철 별자리를 관측할 수 있다. 별자리를 찾을 때는 가장 먼저 북극성을 기준으로 1등성 별을 찾는 게 가장 쉽다.

[찾아가는 길]
의령읍을 지나 가례면으로 가는 지방도 1037번을 따라 갑을마을 입구 삼거리에서 좌측 쇠목재 방향으로 향한다. 등산로를 이용해 766봉으로 오르는 길을 택해도 좋다. 임도를 이용하면 팔각정 주차장까지 올라갈 수 있다. 드라이브 코스로 좋지만 구간에 따라 굽이가 심하고 경사가 가파르니 운전에 주의해야 한다.

[주변 둘러볼 곳]
의병장 곽재우, 독립운동가 안희제, 삼성그룹을 설립한 이병철 생가가 있어 산 교육장 역할을 하고 있다.

홍미경  liz443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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