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 5년 만에 퇴임...LG이노텍 정철동 사장 새 대표로
LG디스플레이 주주들 기대 만발..."LG이노텍 주가 몇배 올린 CEO"
정철동 사장, 어려운 LG디스플레이 경영환경 극복과제 '산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로 선임된 정철동 LG이노텍 사장.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로 선임된 정철동 LG이노텍 사장.

[포인트데일리 김국헌 기자]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로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이 온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LG디스플레이들 주주이 일제 환호하며 기대가 만발인 모습이다.

정철동 사장이 '애플통'이란 별명처럼 북미 고객사들과의 프랜드십을 자랑하는 데다 직원들과의 열린 소통문화 구축, 사업 구조 고도화 등을 통해 임기 중 LG이노텍 주가를 5배나 끌어올린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정철동 사장 입장에서는 6분기 연속적자에 빠지고, 현재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은 회사를 살려야 하는 큰 부담감을 안고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 5년 만에 퇴임...LG이노텍 정철동 사장 새 대표로


24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23일 이사회를 열고 정철동 사장을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하는 내용의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지난 5년간 LG디스플레이를 이끌어왔던 정호영 사장은 오는 2026년까지로 예정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정호영 사장이 물러난 까닭은 실적 부진이 가장 크다. LG디스플레이는 6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 2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에 이어 올해에는 2조5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호영 사장은 지난 2019년 9월부터 LG디스플레이를 이끌었다.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생활건강 등 LG그룹 계열사의 최고재무책임자를 지낸 '재무통'으로 당시에도 소폭 적자에 허덕이던 LG디스플레이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지난 2021년 2조2306억원이라는 영업이익을 낼 때만 하더라도 '정호영 매직'이 통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2조가 넘는 적자를 내고, 주가까지 급락세를 거듭하면서 '정호영 호'는 위기를 맞았다. 구광모 회장을 중심으로 한 LG그룹 경영진이 더 강력한 변화를 원했던 것도 결정적이었다. 

정호영 사장은 23일 오후 임직원들에게 보낸 퇴임사에서 "지난 수년간 핵심 전략으로 추진해 온 사업구조 고도화를 가시적 성과로 연결시키지 못하고 떠나게 되어 대단히 무거운 마음"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 "저는 이번에 CEO(최고경영자)의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임직원 여러분 여러분에게 무거운 짐만 남겨두고 떠나게 되어 미안한 마음이지만 여러분의 저력과 팀워크를 믿는다"며 "아무쪼록 신임 CEO를 중심으로 당면 과제에 집중력을 잃지 말고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LG디스플레이 주주들 기대 만발..."LG이노텍 주가 몇배 올린 CEO"


이제 LG디스플레이의 새로운 구원투수로 등판한 정철동 사장에게 기대와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특히 끝없는 주가하락으로 고통을 받던 LG디스플레이 주주들은 정철동 사장 등판에 큰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네이버 주주게시판에는 "대표 바뀌면 흑자달성이 가능하다", "새 대표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기술전문가이고 이노텍에서 애플물량 왕창 당겨왔다니까 한번 기대를 걸어본다", "LG이노텍 주가를 몇배나 올린 사장 선임이다", "정철동 사장 이번에 체질개선 제대로 해서 흑자한번 만들어봐라" 등의 기대찬 의견들로 가득하다. 

이런 기대감이 벌써부터 나오는 것은 정철동 사장이 LG이노텍에서 보인 탁월한 경영행보가 있기 때문이다. 

정철동 사장은 1961년생으로 대구 대륜고, 경북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1984년 LG반도체에 입사했고 LG필립스LCD(현 LG디스플레이) 생산기술담당 상무를 거쳐 LG디스플레이에서 생산기술센터장 상무, 생산기술센터장 전무, 최고생산책임자(CPO) 부사장 등을 지 반도체·디스플레이 전문가로 LG디스플레이에서 이미 경영진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 

정철동 사장은 2019년 LG이노텍 대표를 맡아 회사를 그룹 내 최대 소재·부품기업으로 성장시켰다. 2021년과 2022년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고 영업이익도 연속 1조원을 넘겼다. 지난 5년간 LG이노텍 대표를 역임하며 고객의 핵심 니즈 및 미래 방향에 적합한 기술과 제품 혁신을 통해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창출해왔다. 카메라모듈 등 글로벌 1등 사업의 위상을 확고히 하고 전장부품, 기판소재 등 미래 성장 사업의 기반을 대폭 강화하는 성과를 거뒀다.

정철동 사장 부임 이후 LG이노텍 주가 역시 고속상승을 거듭했다. 부임 당시 7만~8원 대였던 LG이노텍 주가는 2022년 3월 41만4000원을 찍기도 했다. 현재는 24만원 대다. 

주주들은 정철동 사장의 사업체질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내고 있다. 정철동 사장은 LG이노텍 대표로 부임 이후 저성장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사업구조를 고도화해 질적 성장의 기반을 마련한 바 있다. LG이노텍은 지난 2020년 11년 넘게 적자 상태였던 LED 사업부문을 정리해 누적영업적자를 9000억원 수준에서 끊어냈다. 수익성이 없는 조명용 LED 대신 차세대 사업인 전장부품으로 시선을 옮겼고, 주요 인력 역시 재교육 및 전환 배치하는 데 성공하며 구조조정의 진통도 최소화했다. 

이런 정철동 사장의 업적들로 증권가 역시 LG디스플레이 수장으로 오는 것에 반색하는 분위기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4일 “LG디스플레이가 엔지니어 출신 최고경영자인 정철동 LG이노텍 대표이사 사장을 신임 최고경영자로 선임했다”며 “신임 최고경영자는 전문성을 갖춰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정철동 사장, 어려운 LG디스플레이 경영환경 극복과제 '산적'


다만 현재 LG디스플레이 둘러싼 경영환경이 좋지 못한 점은 정철동 사장에게도 크나큰 극복과제가 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15 프로용 OLED 패널 공급이 지연되면서 실적에 적잖은 타격을 입었으며, 최대 협력사 중 하나로서 신뢰를 잃었다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대형 OLED 분야에서 시장지배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과 달리 중소형 OLED 부문에서 기술력, 생산성 측면에서 삼성디스플레이에 밀려 공급 규모를 크게 늘리지 못하고 있는 것도 정 사장이 풀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정철동 사장은 '애플 전문가'로서의 평가답게 최대 고객사인 애플과의 파트너십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LG이노텍에서 그랬던 것처럼 LG디스플레이 역시 과감한 체질개선과 사업 구조조정을 추진해 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정철동 사장이 LG이노텍에서 도입했던 'CEO 라이브', 'CEO 오픈톡', 'CEO 컴앤컴' 등의 소통창구와 문화를 도입하며 임직원들과의 소통을 대폭 강화하고, 수평적 조직문화 개선에도 앞장 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흑자전환이 절실한 LG디스플레이의 사업체질 개선을 주도적으로 이끌 인물로 LG그룹 경영진이 정철동 사장을 선택한 것"이라며 "사업환경이 녹록치 않아 정 사장에게도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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