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숙 회장 측 48%, 임종윤 형제측 52.%... 소액주주 손에 판가름
형제측이 이사회 장악... OCI "통합 절차 중단... 한미그룹 발전 바라"

임종윤(왼쪽)·임종훈 형제가 21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임종윤(왼쪽)·임종훈 형제가 21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포인트데일리 이호빈 기자]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임종윤·종훈 형제가 승리했다. 이로써 송영숙-임주현 모녀가 주도한 OCI그룹과의 통합은 사실상 무산됐다.

한미사이언스는 28일 경기도 화성시 라비돌호텔에서 열린 제51기 정기 주주총회가 열고  △제51기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을 상정했다.

이중 가장 핵심은 이사 선임의 건이었다. 주총 전날까지 송영숙 회장 측은 총 42.67%를, 임종윤 사장 측은 40.57%의 지분을 확보했고, 이에 따라 소액주주들의 손에 결과가 판가름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날 주총에서는 OCI그룹과 통합을 추진하는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모녀를 비롯한 한미사이언스 측과 통합에 반대하는 임종윤·종훈 형제가 각각 제안한 이사 선임 안건을 놓고 표 대결이 펼쳐졌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정관상 최대 10명까지 구성할 수 있다. 기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송영숙 회장을 비롯해 검사장 출신인 신유철 사외이사, 대법관 출신 김용덕 사외이사와 자산운용사 대표를 지낸 곽태선 사외이사 총 4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날 주총에선 통합을 추진하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서 추천한 이사 6명 선임안과 통합에 반대하는 형제 측이 자신들을 포함해 제안한 이사 5명 선임 안건을 놓고 표 대결이 펼쳐졌다. 

한미사이언스는 임주현(사내이사), 이우현(사내이사), 최인영(기타비상무이사), 박경진(사외이사), 서정모(사외이사), 김하일(사외이사) 등 6명을 후보자로 내세웠다. 주주제안측에서는 임종윤(사내이사), 임종훈(사내이사), 권규찬(기타비상무이사), 배보경(기타비상무이사), 사봉관(사외이사) 등 5명을 후보자로 내세웠다.

모녀측은 이사 후보 6인이 모두 선임돼 이사회 정원 10명을 모두 채운다는 계획이었고, 임종윤 형제측은 후보 5인이 모두 선임돼 현재 한미사언스 이사회 4인보다 많아져 나머지 1인의 자리는 적극적인 반대표 행사로 막는다는 전략이었다.

표결 결과는 형제 측의 완승이었다. 한미사이언스가 추천한 임주현 사내이사 등 6인은 모두 약 48% 득표로 보통 결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반면, 임종훈 형제 측이 추천한 이사 후보들은 모두 52% 정도를 얻으며 이사로 선임됐다.

이에 따라 형제 측 인사가 5명으로 과반을 차지하면서 OCI그룹과의 통합은 사실상 무산됐다.

OCI홀딩스는 주총 결과에 대해 "주주분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통합 절차는 중단된다. 앞으로 한미약품그룹의 발전을 바라겠다"고 밝혔다.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과 장녀인 임주현 한미약품 부회장이 추진한 OCI그룹과의 통합은 2개월여만에 전면 백지화 수순을 밟게 됐다.

이날 주총에는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한편, 임종윤·종훈 형제측이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FKI타워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제시한 △주총 승리시 1조원 이상 투자 유치 △5년 안에 순이익 1조원 등은 과제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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