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황가네 장서방 전통장’ 황미경 대표
순천 ‘황가네 장서방 전통장’ 황미경 대표
  • 이은석
  • 승인 2018.02.09 1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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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인에게 배우는 귀농노하우 ②]
투혼과 발품으로 일궈낸 귀농신화
사진=순천 ‘황가네 장서방 전통장’ 황미경 대표

[농업경제신문=이은석 전문기자] 순천 주암면에서 전통된장을 빚고 있는 농업회사법인 황가네 장서방 전통장(주) 황미경대표의 첫인상은 ‘열정’과 ‘활력’이다.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긍정적 에너지 ‘엔도르핀’이 전염된다.

2009년 경기도 시흥에 살았던 그녀는 교통사고 이후 몸도 나을 겸 남편도 내려가자고 해서 수도권 주변의 정착지를 알아보다가 순전히 땅값이 싸서 순천으로 내려왔다. 그때는 정부의 귀농지원이 없었다. 어릴 적 외갓집을 찾았을 때 느꼈던 몽환 같은 낭만적 생각도 있었지만 무작정 내려왔다. 그녀는 ‘무모한 도전’이라고 표현했다. 올해로 10년째다.

장을 담그는 일은 운명 같은 일이었다. 어머니의 된장 맛을 그리워했던 그녀는 먹고 살고 생존하기 위해 콩 12가마니를 사서 된장을 담갔다. 기술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어깨너머로 어머니에게 배운 것을 토대로 시작했다.

“팔려고 한 게 아니라 잘못되면 가족들에게 나눠주자는 심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자신도 몰랐던 손재주가 있었든지 제법 인정을 받았다.

황대표는 “살아보니 귀농하려면 한길을 파야 한다”며 “무엇을 자신이 잘할 수 있는지 발견해야하는데 설령 모른다고 해도 도시에서 살았던 치열한 정신이면 불가능한 일은 없다”고 말했다.

2010년부터 귀농이 본격화되면서 순천시 등 공공기관에서 각종 교육강좌가 열렸다. 농사도 모르고 농업기술도 없었던 그녀는 순천농업기술센터를 문턱이 닳도록 찾아다녔다.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정착하기 위해 뛰어다녔습니다”

나중에는 순천시 귀농귀촌협의체 회장을 맡을 정도로 열정적인 삶을 살았다.

“저는 제 상품을 지인에게 팔지 않습니다. 순전히 발로 뛰어서 한명 한명 모아서 현재 2,000여 명의 회원이 됐습니다. 전라남도, 순천시 등 공공기관이 코엑스, AT센터 등에서 마련한 직거래장터를 빠지지 않고 다녔습니다. 소비자들에게 제 된장을 맛보게 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품평을 귀담아 들으면서 팔았습니다. 고객은 가만있으면 오지 않습니다. 내 것을 팔려면 소통해야 합니다.”

황대표는 공공기관의 각종 지원정책과 프로그램을 ‘치열하게’ 활용하라고 말한다. 부스 설치비도 들지 않고 거의 무료로 지원하는 서비스 등이 많아 ‘발로 뛴다’는 정신만 있으면 성과는 분명히 나타난다고 조언했다.

“공공기관이 자리를 깔면 ‘네 감사합니다’ 인사하고 무조건 찾아다닙니다. 1년에 보통 4~5차례는 프로그램에 참여합니다.”

전통 된장 만드는 일에 편안함을 추구하지 않는다. 손으로 메주 반죽을 메치고 발로 밟는 고된 과정을 거친다. 혼신을 다한다고나 할까. 제품의 품질을 결정하는 정성은 자연스러운 산물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만의 비법’을 체득했다.

“신안 천일염을 쓰는데 2년차가 된장 만드는 데 제일 좋습니다. 미네랄이 살아있고 물기가 있어 감칠맛이 납니다. 아열대기후로 변하면서 된장이 일찍 발효된다는 사실도 저절로 알게 됐지요.”

황대표는 제품을 만드는 일에 타협하지 않는다. 전통된장을 만드는 과정에서 효율적인 생산성을 위해 주변에서 기계를 활용하지만 유혹을 느끼지 않는다. 고객과의 약속, 자신의 길에 대한 고집이 신뢰를 쌓는다고 생각한다. 고객들의 주머니 사정도 걱정한다. 초기 고객들에게는 10년째 동일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한다. 가격도 합리적으로 책정한다.

“저도 가정주부인데 모르겠습니까? 집에서 돈 들어가는 일이 너무도 많고 수입은 늘지 않는데 비싸게 팔수는 없습니다.” 소비자와의 소통과 동행. 그 길만이 아름다운 생존을 보장받는다고 믿는다.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실무적인 지식만으로는 치열한 시장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론과 실무를 결합, 새로운 창조적 사고를 통해 신제품개발에도 열중하고 있다. 무모한 도전에서 시작된 그녀의 귀농은 이제 장인의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자기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목표가 있다면 그리고 자기가 바른 길로 들어섰다는 확신만 있다면 남들이 뛰어가든 날아가든 한발 한발 앞으로 가면 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던 오지탐험가이자 국제구호활동가 한비야처럼 그녀는 발로 뛰는 열정과 투혼, 내면에서 타오르는 신념과 밝은 미소로 이웃을 춤추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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