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 ‘마을지기 힐링 워크샵’ 강화도 일대서 열려

[나는서울시민이다=이채연 마을기자] ‘열심이 일한 자 떠나라!’ 예전 한 카드사의 광고 카피처럼, 휴가란 열심히 일한 사람들에게 주어져야할 보상의 시간이 아닐까.

지난 9월5일, 쉽지 않은 상황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일한 강서구 마을 활동가를 위한 보상의 시간인 ‘일상탈출’의 기회가 마련됐다.

강서구 마을생태계 조성지원단에서 준비한 ‘강서구 마을사업지기 힐링 워크샵'이 그것이다. 함께한 마을지기 36명을 따라 미을기자가 직접 동행취재에 나섰다.

식사권 2매 걸린 미션, 멋진 사진 올리기

가족들이 쉬는 주말 아침 일찍부터 서둘렀을 마을 활동가들은 마지막 한사람이 버스에 오를 때까지 즐거운 얼굴로 반갑게 맞아주었다.

오전 9시 버스에 몸을 싣고 드디어 출발! 강서구를 떠나 첫 번째로 향한 곳은 김포문수산조각공원. 이날의 일정은 김포 조각공원을 시작으로 점심식사 뒤 강화역사박물관, 갑곶돈대 탐방 이후 서울로 이동해 저녁식사 후 해산하는 순서였다.

▲김포조각공원입구에서'강서구마을사업지기힐링워크샵'기념촬영(사진=이채연마을기자)
▲김포조각공원입구에서'강서구마을사업지기힐링워크샵'기념촬영(사진=이채연마을기자)

“이 시간을 통해 같은 일을 하며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는 마을지기들이 소통과 교류의 시간도 갖고 마을사업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길바란다.”

강서구 마을생태계 조성지원단 김기식 단장은 워크샵의 취지를 이렇게 전했다.

이날 워크샵의 미션은 ‘멋진 사진찍어 밴드에 올리기’.

이 미션이 중요한 이유는 우수작 3팀에게 주어지는 상품-2인 식사권-때문이 아니라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

조금씩 비가 내렸지만 바람에서 느껴지는 시원한 초가을 향기를 맡으며 조각공원에 도착해 먼저 ‘찰칵’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조각공원으로 올라갔다.

문수산 소나무 숲에 위치한 조각공원은 비가 온 탓으로 비어 있었고, 강서마을지기들만을 위한 세상이었다.

‘통일’을 주제로 국내외 작가의 작품 30점이 전시된 문수산 소나무 숲 조각품들이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니 그 의미가 새롭게 다가왔다.

조각 작품을 배경으로 상품을 의식(?)한 마을지기들은 비도 아랑곳하지 않고 갖가지 모습을 연출하며 사진을 찍느라 열심이었다.

▲김포조각공원에서작품감상도하고사진찍기미션도수행중인마을지기들(사진=이채연마을기자)
▲김포조각공원에서작품감상도하고사진찍기미션도수행중인마을지기들(사진=이채연마을기자)

“전에도 왔던 곳인데 그때는 몰랐다. 김포 조각공원이 이렇게 좋은 곳인지 새삼 알게 되었고, 조각공원 소나무 숲도 멋지고 여럿이 함께 해서 더 좋다.”

누리마음 Love hands의 유순희(가양동) 어르신은 특히 즐거워했다.

마을지기들의 소통과 교류의 시간

첫 여정을 마치고 즐거운 점심시간, 비가 오는 날에 어울리는 칼국수를 맛나게 먹고 다음 행선지 강화역사박물관으로 발길을 옮겼다.

모처럼의 워크샵에 비가 와서 아쉬운 마음을 하늘도 알았는지 강화역사 박물관(강화고인돌 내에 위치)에 도착할 때쯤 비가 그쳤다. 비가 그치자 미션 수행을 위해 멋진 포즈를 취하는 모습이 훨씬 자주 눈에 띄었다.

기타둥둥 팀은 셀카봉까지 준비해 열심히 미션을 수행하였고, “혼자온 팀은 너무 불리하다”며 너스레를 떠는 ‘보따리점빵’의 임천수(방화동) 회원은 다른 마을지기들에게 사진을 찍어달라며 최선을 다했다.

여정 중간중간 미션 수행을 위해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조금이라도 더 멋진 모습을 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이었다.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통해 이곳 강화도가 전쟁의 요지였던 이유,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제된 강화의 고인돌은 청동기 시대의 대표적인 무덤인 탁자식 고인돌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강화도의 많은 고인돌은 그 크기가 정말 거대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고, 함께한 마을지기들도 거대한 고인돌을 보며 “이렇게 큰 고인돌을 그 옛날에 어떻게 옮겼을지 모르겠다”고 입을 모았다.

▲갑곶돈대에도착해문화해설사의설명을듣는마을지기들(사진=이채연마을기자)
▲갑곶돈대에도착해문화해설사의설명을듣는마을지기들(사진=이채연마을기자)

마지막 행선지는 고려의 도읍(1232년~1270년) 이었던 강화도의 강화해협을 지키던 중요 요새 ‘갑곶돈대’다.

이곳에 도착하니 푸른 바다가 시원하게 눈에 들어왔다.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바다를 따라 걷다보니 돈대 안에 전시되어있는 대포를 만날 수 있었다. 전시된 대포는 미션을 수행하기 위한 멋진 소품이 되어, 마을지기들의 사진을 장식했다.

하루의 휴가가 아쉽게도 끝을 향해 달려 다시 서울로 돌아가는 시간이 되었다.

“어린 아이들을 맡겨야 해서 망설였는데 안 왔으면 후회할 뻔 했다. 우리 마을사람들이 이렇게 다양한 일들을 하고 있는지 알게 된 시간으로 의미 있고 특별한 여행이었다.”

4살 남매둥이를 맡기고 참석한 강서FM 김정진(화곡본동) 회원은 워크샵의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저녁 6시쯤 서울로 향하던 버스는 어느새 서울에 도착했고, 저녁 만찬이 준비된 식당에 모인 마을지기들은 여행이 만들어준 소중한 인연들과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오래된 친구처럼…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미션 우수팀 발표시간, 수상은 ‘주사위‘(주민참여로 행복한 4단지위원회), ’가튼소리(가양1동이 튼튼해지는 소리)‘, ’기타둥둥‘에게 돌아갔다.

▲미션우수팀주사위(주민참여로행복한4단지위원회)시상모습(사진=이채연마을기자)
▲미션우수팀주사위(주민참여로행복한4단지위원회)시상모습(사진=이채연마을기자)

“저희 사진이 구성에서 짜임새가 있고, 재미있는 모습으로 찍혀서 뽑힌 것 같다. 미션이 있어서 더 즐거웠고 추억거리도 많이 생겼다”며 소감을 전하는 주사위의 안순옥(가양동) 회원은 수상의 기쁨에 활짝 웃었다.

오랜 친구처럼 이야기꽃을 피우며 분위기가 무르익어갈 즈음 아쉬운 이별의 시간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하지만 오늘의 만남은 마을지기들에게 재충전의 시간이 되었기에 서로에게 격려의 말과 함께 새롭게 각오를 다지며 기쁜 마음으로 워크샵을 마무리했다.

쉽지 않은 환경이지만 사람 사는 강서, 살맛나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하리란 다짐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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