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신규 취농자 변화 동향

귀농?귀촌이라는 용어가 우리에게는 어느 순간부터 익숙하게 들리는 용어지만 일본에서는 귀촌이라는 말은 찾아볼 수 없다. 귀농이라는 말도 마찬가지다. 대신에 취농(就農)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일본에서는 ‘농업취업’을 줄임말로 취농이라고 하니 취농자가 우리식의 농업인이다.

귀농을 하였거나 중고등단계의 농업직업학교를 졸업하고 농산업분야 창업을 시도하는 등 다양한 경로로 농산업분야에 새롭게 진입하는 인력을 신규 취농자라고 부른다. 일본은 취농인을 신규 자영농업 취농자(新規自?農業就農者)와 신규 고용 취농자(新規雇用就農者), 신규 참가자(新規?入者)의 3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다.

신규 자영농업 취농자는 농가 세대원, 즉 자식이 부모로부터 가업인 농업을 이어받은 가업 승계농을 의미한다. 이 승계농이 전체 신규 취농자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물론 승계농은 매년 감소하고 있기는 하지만, 전체 취농자 중 승계농의 비중이 우리나라(10%)와 비교할 때 매우 높은 수준이다.

신규 고용 취농자는 농업법인 등 조직경영체에 종사하는 취농자를 말한다. 또한, 신규 참가자는 토지와 자금을 독자적으로 조달해 새롭게 농업경영을 시작하는 이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승계농은 2006년에 최고치를 기록하다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고, 2013년에 최저치를 기록하다 다시 반등하여 최근 다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반면 신규 고용 취농자와 신규 참가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경향을 보인다.

2000년 이후 일본의 취농 열기는 정점을 지나 한풀 꺾인 상태로 보인다. 일본에서는 1995년부터 신규 취농자가 크게 늘어나기 시작하였는데, 이후 정점기간인 2000년부터 2007년까지 8년간은 매년 7만 명에서 8만 명 사이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2008년 6만 명을 밑돌면서 그 추세가 한풀 꺾이기 시작하더니 이후에는 완만한 하향세를 보이고 있었다.

2015년 신규 취농자수는 6만 5,030명으로 2009년 이후 5만 명대로 추이하고 있다가 6만 명을 넘어섰다. 이 중 49세 이하는 2만 3,030명으로 2006년 이후 가장 많아지고 있다. 또한 취농 형태별로 보면 신규 자영농업 취농자수 5만 1,020명, 신규 고용 취농자수는 1만 430명, 신규 참가자는 3,570명이다.

이처럼 최근 들어 신규 취농자 수가 다시금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 아닌가 하여 과연 반등의 계기가 무엇이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신규 고용 취농자와 신규 참가자의 증가 추이, 특히 39세 이하의 젊은층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은 농업법인 등 조직경영체의 증가와 함께 정부와 지자체의 젊은층을 대상으로 하는 취농 지원책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2008년부터 취농에 의욕을 가진 다양한 인재들에게 농업법인등에서 농업기술과 경영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는 실천적 연수를 지원하는 ‘농의 고용사업’을 시작했다.

이어 2012년부터는 청년들의 취농 의욕을 불러일으키고 취농 이후의 정착을 돕기 위해 취농 전 연수기간(2년 이내) 및 경영이 불안정한 취농 직후(5년 이내)의 소득을 보장할 수 있도록 ‘청년 취농 급부금’ 제도를 도입하였다.

이 청년 취농 급부금은 45세 이하의 신규 취농자를 대상으로 연수기간(최장 2년간)과 취농 시작 후 경영이 불안정한 기간(최장 5년간) 동안 연간 150만 엔을 지급(부부는 1.5배)하도록 하였다.

일본 정부와 지자체의 이러한 지원책이 젊은 취농자의 증가에 어느 정도 기여한 것만은 확실하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들이 당국의 기대만큼 큰 효과를 거두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좀 더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본의 신규 취농자에 대한 지원책에 대해서는 이후에 다시 살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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