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7.10.23 월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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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적정기술]기술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작은 것이 아름답다

여기 기술이 있다. 최첨단의 기술도 아닌 그렇다고 원시문명의 기술도 아니다. 이 기술이 사람을 자유롭게 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바로 적정기술이다. 적정기술은 최첨단의 시대에 가장 낙오된 지역을 위해 개발된 기술이다. 적정기술은 착한 기술, 따뜻한 기술로 불리며 한국에서 정착되고 있다. 특히 겨울철 농촌의 난방비를 낮추거나 좀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생활용 도구들이 개발되고 있어 귀농을 준비한다면 적정기술이 실생활에 도움이 될 것이다.

적정기술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정의는 영국의 경제학자 슈마허의 개념이다. 1965년 경제학자 슈마허의 저작 ‘작은 것이 아름답다(Small is Beautiful)’에서 중간기술이란 개념으로 처음 사용됐다. 첨단 기술과 토속기술의 중간에 위치해 있다는 의미로 쓰인 중간기술은 기술이 사용되는 현지 사람들의 직접적인 필요를 채움과 동시에, 현지에서 생산되는 재료를 기반으로 값싸고 손쉽게 활용될 수 있는 기술을 뜻한다.

적정기술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적은 비용으로 활용한다 ▲가능하면 현지에서 나는 재료를 사용 ▲현지의 기술과 노동력을 활용해 일자리 창출 ▲제품의 크기는 적당해야 하고 간단한 사용방법 ▲특정분야의 지식이 없어도 이용 가능 ▲지역주민 스스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사람들의 협동 작업을 이끌어 내며 지역사회 발전에 공헌 ▲분산된 재생 가능한 에너지 자원을 활용 ▲기술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해당 기술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상황에 맞게 변화할 수 있어야 하고 지적재산권, 컨설팅 비용, 수입관세 등이 포함되지 않아야 한다.

적정기술을 활용한 유명 사례로는 필리핀에서 널리 퍼지고 있는 물병이용 태양광 조명장치, 인도의 태양열 조리기, 아프리카의 드럼통 물병 등을 비롯해 태양열을 이용한 온수생산 장치, 음용수 살균장치, 바람개비를 이용해 지하수를 퍼 올리는 장치, 태양열 과일 건조장치, 발로 돌리는 양수기 등 다양하다. 적정기술은 아프리카 등 전기를 사용할 수 없는 지역을 위해 개발됐지만 국내에서는 생활과 밀접한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다.

한국공업화학회의 ‘공업화학 전망’에 발표된 ‘적정 기술이란 무엇인가’에 따르면 국립캄보디아 기술대 학교(NPIC) 김만갑 교수를 국내 첫 번째 적정기술 개발자로 뽑았다. 김만갑 교수는 영하 30도까지 내려가는 몽골의 겨울을 천막 형태의 게르에서 보내는 몽고 서민들을 위해 G-save를 개발했다.

G-save는 알루미늄과 아연 합금 재질로 만든 난로 용기와 내부에 열을 오랫동안 간직하는 맥반석, 진흙, 산화철 등을 합한 물질을 넣은 축열기로 G-save를 사용하게 되면 난방비는 절반 이하로, 열이 머무르는 시간은 기존의 3시간에서 6시간으로 늘어난다.

김 교수는 ‘W-saver’라 불리는 개발도상국의 식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품을 고안했다. 이물질제거 필터, 활성탄 필터, 한외여과 (ultra filtration) 필 터 등 3중 필터를 통해 물에 함유된 바이러스, 미립자와 같은 유해세균을 완벽히 제거하는 정수장치와 물을 담는 비닐 백을 고안해 캄보디아에서 빗물을 저장해 식수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오지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외에도 국내에서는 열효율을 높인 난로 등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적정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완주군에서 2012년부터 매 년 적정기술을 활용한 화목 난로 경연대회 ‘나는 난로다’가 열리고 있고 충청남도에서 시책으로 추진하는 충남적정기술에너지박람회도 열리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적극 나서는 분위기에 편승해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등 많은 적정기술 업체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중 충남적정기술협동조합연합회는 국내 처음으로 나무가스화 장치를 개발해 화제가 되고 있고 완주의 전환기술사회적협동조합은 적정기술 공모전을 개최하고 기술을 배울 수 있는 학교도 열어 적정기술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충남적정기술협동조합연합회가 개발한 나무가스 화 장치는 앞으로 농어촌지역 에너지 자립에 매우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나무가스화 장치는 목질계 바이오매스 부산을 연소 시켜 나무가스를 생산하는 것으로, 난방과 요리는 물론 발전까지 할 수 있는 다목적 열병합 장치이다. 적정기술은 볏짚으로 집을 만드는 스토우베리하우스, 농업용 온풍기 또는 곡물 건조기로 사용이 가능 한 대류식 화목난로, 고효율 가마솥 화덕 등 다양한 제품들이 개발되고 있다. 에너지로부터 자유로워지는, 한계를 극복하는 적정기술이 우리의 생활을 자유롭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승우 기자  dust8864@thek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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