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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태정 마을 ①] 따뜻한 情을 나눈다... 도시-농민 교류스마일재능뱅크, 대학생 농촌재능나눔으로 ‘마을정비’

[귀농인=홍미경 기자] 서울에서 3시간. 쭉 뻗은 고속도로를 내달려 전북 진안의 가을과 조우했다. 수목은 여전히 여름과 같은 초록빛이었지만, 온몸은 금세 가을 내음에 물들었다. 무심코 다가온 향기, 풍경 그리고 맛에 취한 진안군 소태정 마을에 도심 손님들이 찾았다.

빽빽한 숲, 산으로 둘러 쌓여 분지로 이루어진 소태정 마을에는 질긴 더위가 아직도 버티고 있었다. 햇볕이 내리쬐는 오후, 조금만 움직여도 등줄기를 타고 내리는 땀 한 방울이 느껴졌다. 

하지만 가을과 만나기 위해 애쓸 필요는 없었다. 바람결을 따라 흔들리는 나무 사이를 불어오는 바람이 어느새 가을을 알린다.

지난 7일, 도시민과 농촌의 행복한 동행 ‘농촌 재능 나눔’이 진행된 것. 농림 수산 식품교육 문화 정보원(원장 박철수, 이하 농정원)이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한림대학교와 전북대학교 대학생들 십여 명이 참여해 마을 안팎을 정비했다.

전라북도 진안군 부귀면 봉암리 소태정 마을은 운장산 어귀에 자리 잡은 해발 330m의 고랭지 마을이다. 소태정 마을에는 마을의 정자가 있었는데 그 정자의 이름을 따서 마을 명칭을 소태정이라 부르게 됐다.

일반인들에게 다소 생소한 소태정 마을은 전형적인 농촌 마을과는 사뭇 다르다. 전주 시내에서 불과 20여 분 떨어진 이곳은 토박이 시골 농민들뿐만 아니라 전주에서 출퇴근하는 도시민들의 전원 라이프 단지로도 각광받고 있는 곳.

때문에 넓은 논과 소박한 기와집 대신, 각양각색의 특산 작물과 이국적인 느낌의 주택이 조화를 이뤄 색다른 농촌 풍경을 자아낸다. 특히 40대 가족들이 전원생활을 위해 이주함으로써 고령화된 기존의 농촌과 달리 젊은 층은 물론이고 아이들까지 10여 명 남짓 있어서 활기찬 농촌의 미래를 보여주는 롤모델에 꼽힌다.

농촌 재능 나눔 사업인 스마일 재능뱅크를 운영중인 농정원 하철호 부장은 “현재 농촌은 상당히 현대화돼 살기 좋은 곳이 됐다. 하지만 문화 시설, 생활 편의 시설이 부족하다”라며 “이런 부분들을 채우기 위해 도시민과 농촌을 연결하는 스마일 재능뱅크를 운영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2007년부터 시작된 농촌 재능 나눔 사업은 도시인들의 지식과 재능을 농촌과 나누고 지역에서 얻을 수 있는 자연 체험을 통해 서로 윈윈(win-win) 하는 프로젝트”라면서 “2013년부터 본격화해 농촌 재능 나움 현장 사업을 추진중이다”라고 소개했다.

또 “오지 마을 위주로 선정해 매달 마을을 찾아 재능 나눔을 하고 있는데, 스마일 재능뱅크 홈페이지에 도시민은 각자가 가진 재능을 기재하고 농촌은 농촌대로 필요한 부분을 요청하면 시스템으로 매칭해 주는 사업”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하 부장은 “스마일 재능뱅크는 마을 정비를 비롯해 환경 개선, 의료 및 이미용 지원 등 농촌 주민들의 실생활에 필요한 부분을 지원, 농민들의 만족도가 높고 봉사자들 역시 자부심이 크다”고 장점을 짚었다.

그러면서 “도시민-농민 모두 가능한 재능을 필요한 곳에 적절하게 매칭하는 시스템 덕분에 양쪽 모두 만족해 하는 편이다. 이 시스템이 더 많이 알려지길 바란다”면서 “최근에는 대학생 봉자자들이 늘고 있다. 농촌과 도시 세대격차 감소에도 도움이 되니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이른 아침 마을에 도착한 하철호 부장 이하 대학생 봉사자들은 마을 곳곳 금가고 무너져 내린 담벼락부터 보수했다. 먼저 무성하게 자란 잡초를 제거하고 빈 곳을 시멘트로 채워 넣는 작업을 했다. 대학생들은 이외로 익숙한 솜씨로 담벼락을 보수해 나갔다. 

또 여학생들은 마을회관 내 싱크대 보수에 나섰다. 벗겨지고 낡은 문짝에 심플한 무늬의 인테리어 필름(시트지)을 붙여 정갈한 싱크대로 다시 태어나게 만들었다. 특히 문짝을 일일이 떼어내고 손잡이 부분까지 꼼꼼하게 붙여 나갔다.

이뿐이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만큼 저녁만 되면 모기, 벌레 등 해충이 기승을 부린다. 이에 봉사단은 마을 회관은 물론이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망가진 방충망을 교체하거나 새로 달아 마음껏 문을 열어 놓고 생활할 수 있도록 했다.

봉사에 참가한 전북대학교 3학년 이민우 씨는 “농촌 봉사활동 가자는 선배 소개로 오게 됐다”면서 “농촌 분들이 매우 친절하셔서, 일하는 동안 힘든 줄 몰랐다”라며 “작은 도움으로 많은 분들이 만족해하시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고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시멘트 바르는 일은 처음 해봤는데, 하다 보니 노하우가 생기고 요령도 늘었다. 깨끗하게 보수된 담벼락을 보니 좋다”고 덧붙였다.

또 이민우 씨는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마음만 내며 남을 도울 수 있다. 맑은 공기 마시며 힐링도 되니 농촌으로 봉사 오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마을회관 환경개선 봉사에 나섰던 한남대학교 2학년 송유리 씨는 “그간 국내외 다양한 봉사를 경험해 봤다”면서 “친구들과 카페에서 의미 없는 수다를 떠는 것보다 봉사를 하며 보내는 시간들이 내 삶을 보다 깊이 있게 만들어 준다”고 봉사에 깊이 있는 속내를 드러냈다.

이어 송유리 씨는 “특히 친구들과 함께 봉사를 오니, 관계도 더 깊어지고 힘든 일들을 함께 해 나가면서 나와 다른 상대를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되고 우정도 돈독해진다”고 봉사의 장점을 짚었다.

또 “봉사 시간만 채운다는 생각 대신 남을 도와주는 것을 통해 내가 배우는 점이 더 많고, 모르는 사람들을 알아가면서 나만의 인적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덧붙였다.

유난히 높고 푸르렀던 9월의 어느 날. 내리쬐는 태양이 등을 따갑게 만들었지만 남을 도운 노동 뒤 얻어지는 자부심은 그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이 달콤할 것이다. 이른 아침 시작해 뉘엿 뉘엿 해가 질 무렵 끝낸 봉사활동. 하루 종일 노동에도 여전히 마을 곳곳에는 손댈 곳이 많지만, 다음 기회로 미루고 마무리 지었다. 

전 국민이 재능기부자가 되고, 농촌 구석구석을 찾아갈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한편 농촌 재능 나눔은 개인, 기업, 단체가 나누고자 하는 재능을 등록하고, 농촌에서는 필요한 재능 나눔 받기를 신청함으로써, 재능 나눔 하려는 자와 나눔을 받으려는 자를 이어주는 기능을 하는 인터넷 기반의 지원 시스템이다. 자세한 안내와 신청은 스마일 재능 뱅크(www.smilebank.kr)로 하면 된다.

홍미경  liz443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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