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국민의힘 주최 국회서 인터넷은행 출범 5주년 토론회
인터넷은행3사, 금융 소비자 편익 증진에 한뜻
카카오·케이·토스뱅크, 각 사 혁신 사례 제시하며 특색 부각
전문가, 사용자 중심 혁신 기여...일부, 시중은행과 차별점 없어
당국 "혁신 위해 튼튼한 기반 필요...건전성·리스크 관리 잘해야"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5주년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조혜승 기자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5주년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조혜승 기자

[포인트데일리 조혜승 기자] 인터넷은행들이 출범 후 5년 간 비대면 서비스 제공과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등 포용금융을 확대한 측면이 있으나 일부에선 규제 완화 요구가 기존 은행을 닮아간다는 비판이 나왔다. 중금리 대출에 대한 리스크 관리 등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점이 과제로 제시됐다.   ·

국민의힘 정책위원회가 주최하고 윤창현 의원과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공동 주관한 '인터넷뱅크 5주년 기념 뉴 뱅킹, 메이크 머니, 점프 업'(New Banking, Make Money Jump up) 토론회가 27일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렸다.

토론회에는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윤한홍 정무위원회 간사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 △이세훈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이준수 금융감독원 부원장 △신진창 금융위원회 금융산업국장 등을 정부·정치권 인사들을 포함해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서호성 케이뱅크 행장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 등 인터넷은행 3사 행장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회장 △여은정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민세진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등이 모여 인터넷은행 출범 이후 성과와 앞으로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조혜승 기자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조혜승 기자

윤 의원은 개회사에서 "인터넷은행이 5년 정도 됐는데 주기적으로 한번씩 정책을 점검해보고 이 정책이 효과성이 있는지 질문 해보고 괜찮으면 정책을 확장하는 유연한 접근을 해야 하는데 워낙 일이 많아 관성처럼 하던 대로만 계속 하려고 한다"며 "논의를 통해 새 제도가 더 필요한 게 있는지 점검하고 규제를 풀건 풀고 챙길 건 챙기고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뱅크의 도약이 금융 소비자 편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입법과 정책을 통해 자율과 혁신을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세훈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짧은 기간 인터넷은행들이 크게 성장했으나 과제들을 가지고 있다"며 "경쟁 추진, 디지털 혁신, 상생확산이라는 도입 취지를 꾸준히 달성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권 경영, 영업 금융 제도개선 TF를 통해 은행권의 경쟁을 촉진하고 활성화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안을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이준수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인터넷은행이 출범한 지 5년이 지났지만 혁신 노력이 국민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비판이 높다"고 지적한 뒤 "소비자 보호에도 한 치의 소홀함이 없어야 하며 감독기관도 인터넷전문은행의 혁신성, 포용성, 건전성 등 모두 잡으면서 성장을 지속해 한 단계 더 잘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말했다. 

◇인터넷은행3사, 금융 소비자 편익 증진에 한뜻

인터넷은행 3사 대표들은 일제히 소비자 편익 증진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서호성 케이뱅크 대표는 "공과를 이 시점에서 짚어가면서 어떻게 발전하면서 혁신을 주도하고 소비자에게 편익을 주는 것을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인터넷은행의 취지가 뭘까라는 말씀을 주셨을 때 고민해봤는데 인터넷은행 특례법상 법 1조1항에 취지가 잘 나타나있지 않을까"라며 "인터넷은행 도전을 결심한 2015년 돌아보면 막막하고 두려움도 있었지만 설렘도 컸다"고 회고했다.

이어 "빠르게 금융시장에 안착했고 다른 나라에서 벤치마킹하고 싶은 사례로 꼽힌다"며 "인터넷은행의 역할 앞으로 고민이 많다”고 했다. 인터넷은행이 금융산업과 우리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새 은행으로 발전해 나가도록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은행 혁신과 당국의 문제의식에 공감한다"며 "은행권 경쟁과 경쟁과 디지털 혁신을 촉진하는 내실있게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건전성 제고와 소비자, 금융당국과 긴밀히 협조해 중저신용자에게 대출 잔액의 40% 이상을 공급하는 등 이분들이 고금리로 되돌아가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조혜승 기자
사진=조혜승 기자

◇카카오·케이·토스뱅크, 혁신 사례 발표...수수료·비대면 대출·중저신용자 대출 등 저마다 특색 강조 

카카오뱅크·케이벵크·토스뱅크 매니저는 이날 각자 자사 혁신 사례를 발표했다.

권미옥 카카오 매니저는 카카오뱅크가 "여전히 성장 중"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말 기준 △고객수 2042만명 △MAU(월간 활성 사용자 수) 1644만명 △수신잔액 33조1000억원 △여신잔액 27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권 매니저는 사내에서 서로 영어 이름으로 부르며 언제 어디서든 소신있게 의견을 말하고 있다며 일하는 과정과 맥락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윤호영 대표도 별도 직급 없이 다니엘로 통한다. 나이나 연차 표시 없이 모든 의견을 존중하고 혁신은 그러한 곳에서 싹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이러한 수평적인 조직 분위기에서 금융 혁신과 포용을 확대하고 있다. 청년 주거 안정 지원에서 전체 은행권 중 청년 전월세 보증금 대출의 약 62%를 차지하고 있다. 중·저신용고객에게 제공한 누적 대출 규모는 출범 이후 7조1094억원을 기록했다.

권 매니저는 "리스크 관리와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한 독자적인 평가모형 개발로 금융 서비스 이용 고객을 넓히고 있다"며 "해당 모형 적용 이후 중신용자와 금융 인력 부족 고객에게 연 약 2000억원 의 추가 대출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기존 은행과 달리 IT구조를 설계해 수수료를 없앴고 이 비용을 고객 서비스를 높이는 데 사용했다. 권 매니저는 "카카오뱅크의 사용성과 기술력은 금융의 새 기준이 됐고 시중은행과 포괄 인터넷 은행 모두에게 건강한 영향을 주고 있다"며 "유연한 정책적 지원과 금융소비자들의 불편을 해결하겠다는 카카오뱅크의 진심이 더해졌다"고 강조했다.

케이뱅크는 '인터넷은행 1호'라는 점을 내세우며 첫 시도한 것들을 제시했다. 지난 2016년 12월 국내 첫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는 당시 불가능했던 '은행 방문 없이 모든 업무 처리'를 이뤘다. 이는 고객이 겪는 약 20% 정도의 예외상황 처리에 전체 리소스 중 80%가 소요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케이뱅크는 △국내 최초 완전 비대면 10분 계좌 △우대조건 없앤 수신상품 △국내 최초 100%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 △현금 대신 디지털 이자 △국내 최초 해외송금 검증 솔루션 등을 제시했다.

케이뱅크 이후 고객들이 은행 지점에 방문하지 않은 모바일 은행을 원했고 케이뱅크는 은행 점포 비용을 줄여 고객들에게 더 혜택을 주고 기존 은행에서 대출 받지 못한 고객들도 금융주권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주경 케이뱅크 매니저는 시중은행과 다른 상품으로 자신이 만든 '케이뱅크 기분통장'을 예로 들었다. 4명의 팀원이 1년 5개월만에 상품을 개발했는데, 업계에선 굉장히 빠른 출시 속도라는 평가라는 것. '매일 나의 기분을 저금'하는 상품을 선보인 데는 '행번으로 나눠지는 선후배'라는 수평적 조직 분위기가 한몫했다는 설명이다.

서버 개발자였던 이상민 토스뱅크 매니저는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토스뱅크가 포용과 혁신을 향해 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서로 '님'자를 붙이며 소통을 통해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 모든 동료들은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위해 일하고 있다고 했다. 

이 매니저는 또한  "토스뱅크는 신뢰할 수 있는, 누구나 쉽게, 고객과 함께 라는 3가지 가치를 중점으로 개발 인력 비중이 55%로 은행 업계 평균보다 약 7배 높다"며 "IT 관련 예산은 54%로 은행 업계 평균보다 약 5배 높다"며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은행이라며 설명했다.

토스뱅크는 아울러 중·저신용자 포용이 압도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매니저는 "차별적인 신용평가모형(CSS)를 통해 중저신용자를 압도적으로 포용했다"며 "신용평가사 데이터(KCB)와 토스 플랫폼 정보와 딥러닝, 머신러닝 기술을 이용해 자체 CSS 모델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CSS 모델을 바탕으로 고객 내부 등급을 만들었고 KCB보다 중저신용자들을 대거 포용할 수 있었다는 게 이 매니저 설명이다.

◇전문가, 사용자 중심 혁신 기여 평가...일부 "시중은행 닮아가" 차별점 없어 비판

전문가들은 인터넷은행들이 혁신과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기여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일부에선 인터넷은행들이 '메기' 역할에 미흡했다는 쓴소리가 나왔다.

신성환 금융통화위원은 "사용자 중심의 플랫폼 기반 금융서비스 혁신을 지속해야 한다"며 "중저신용자, 혁신산업 대출 등 기존 은행산업에서 소외됐던 고객 대상 금융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위원은 이어 "토큰경제에 대비한 미래금융 인프라 구축과 실용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며 "한국은행을 중심으로 토큰화예금 등을 이용한 금융거래 인프라 구축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토큰경제란 경제적 가치가 있는 자산 등을 토큰화해 탈중앙화 플랫폼에서 배분하거나 거래하는 경제를 말한다.

여은정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은행업권의 이자 마진 중심의 수익과 과점 구조 해소를 위해 인터넷전문은행이 '가계대출시장의 혁신 촉매'로 역할을 지속할 수 있도록 중저신용대출 비율 관련 탄력적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은행권 전반의 청년, 서민금융 지원 확대를 위한 인터넷 전문은행의 현재 성과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청년 대출 등 관련 실적에 가중치 부여, 서민금융지원 실적 등에 대한 종합적인 공시 방안 등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회장은 인터넷은행들이 메기 역할로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구체적으로 △규제 완화 요구 기존 은행 닮아간다 △중·저신용자 대출목표 30% 이하 요청 △모바일뱅킹 원스톱 플랫폼 차별성 없다 △대환대출 플랫폼 실효성 △개인신용등급 판정 등급 점수 내역 알 수 없음 △온라인 원스톱대환대출플랫폼 △주택담보대출 경쟁력 의문 △금융약자 신용관리 미흡 △개인신용평가 기준 정교·세밀화 미흡 등 9가지를 지적했다.

조 회장은 "규제 완화요구가 기존 은행과 닮아간다"며 "인터넷은행들이 중,저신용자 대출목표 30% 이하 요청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조 회장은 또한 중·저신용자 평균 대출 금리가 인터넷은행들이 4대 시중은행보다 14.3%p 높아 중금리 대출 역할이 퇴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토스뱅크만 1월 중 취급한 신용공급 중 절반이상을 중·저신용자에게 공급한 것으로 추정되며 케이뱅크는 1월 중 취급한 대출에 공시하지 않은 금리가 금리구간 취급 비중에 공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금융당국, 금융규제 개선...자율과 혁신 지원토록 감독 업무 수행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금융규제를 개선하고 자율과 혁신을 지원하는 쪽으로 감독업무를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신진창 금융위원회 국장은 "인터넷은행이 경쟁 촉진, 산업 혁신, 소비자 후생 극대화 등 출범 취지를 했는지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있다"며 "은행 전반에 대해 세부과제를 매주 선정하고 있고 6월 말 개선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인터넷은행의 새 먹거리인 금융이 비금융 분야로 진출 확대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신 국장은 "인터넷은행이 비금융 데이터를 편하게 확보해 본업인 금융업을 잘하는 게 목적"이라며 해외 진출 확대 등을 검토하고 있다.

신 국장은 인터넷은행이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대출이 허용됐으나 가계 신용대출에만 치중해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위는 인터넷은행들의 대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비롯해 규제개선안, CSS 고도화 등 여러 제도 개선 사항을 검토하고 있다. 오는 6월 제도개선방안을 발표한다.

금융감독원은 시중은행 업무와 별도로 지난해 인터넷은행팀을 신설했다. 인터넷은행팀은 인터넷은행 특성에 맞는 감독 업무를 보다 전문적으로 수행한다. 김영주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인터넷은행이 혁신과 성장하기 위해 튼튼한 기반이 필요하다"며 "건전성, 리스크 관리를 잘 갖춰 나가는 것들이 중요하다"고 했다. 또 "인터넷은행팀을 통해 그동안 IT보안 등 우리가 쌓은 경험을 모아 공유하겠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포인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