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중순 기준, 축산물 소비자가격 지난해 수준과 비슷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특별방역기간 운영
이번 겨울철, 2008년 이후 가금 살처분 최소 규모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 축산 매대. 사진=포인트데일리 DB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 축산 매대. 사진=포인트데일리 DB

[포인트데일리 송형근 기자] 과일 가격이 급등하면서 장바구니 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가운데 축산물 소비자가격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이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축산물 소비자물가는 1월 대비 1.5% 하락하고,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 상승에 그쳤다.

3월 중순 현재 계란 소비자가격은 특란 30구 기준 6167원, 닭고기는 생닭 1kg 기준 6016원, 돼지고기는 삼겹살 100g기준 2251원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지난 1월 대형마트 계란 판매액과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7.1%, 12.9% 늘어난 바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1일 1등급 기준 한우 등심 100g당 가격은 8482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227원, 평년 9579원보다 각각 8.1%, 11.5% 감소했다.

돼지고기 삼겹살 소비자가격은 100g에 2125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241원 보다 5.2% 감소했다.

계란 소비자 가격은 특란 30구 기준 6039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073원 보다 0.6% 감소했다.


경기 안성시 일죽면에 있는 한 산란계 농장에서 지난 1월 9일 H5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항원이 확인된 이후 방역당국이 주변 지역에 대한 소독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안성시
경기 안성시 일죽면에 있는 한 산란계 농장에서 지난 1월 9일 H5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항원이 확인된 이후 방역당국이 주변 지역에 대한 소독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안성시

◇ 선제적 가축전염병 방역대책 ‘큰 효과’

농림축산식품부 측은 이에 대해 겨울철 가축전염병 최소화를 위한 방역 정책 강화와 다양한 소비자 부담 완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3월 현재 축산물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축산물 가격 안정 추세는 지방자치단체, 농협 등 관계기관, 축산농가, 가금류 계열사 등의 적극적인 협조하에 지난해 겨울부터 강력하게 추진한 선제적인 가축전염병 방역대책의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겨울철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확산으로 계란을 비롯한 축산물 가격은 급등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산란계농장의 피해가 컸던 2016과 2017년 사이 겨울, 2020년과 2021년 사이 겨울 기간 동안 특란 30구 기준 계란 가격은 특별방역기간 전 9월 평균 대비 이듬해 3월 평균이 각각 31%, 34% 상승했다. 이 기간 고병원성 AI로 인한 가금류 살처분마릿수는 각각 3808만 마리, 2993만 마리였으며 산란계 살처분마릿수는 각각 2518만 마리, 1696만 마리에 달했다.

하지만 이번 2023년과 2024년 사이 겨울철 고병원성 AI로 인한 가금류 살처분마릿수는 2008년 이후 최근 15년간 가장 적은 규모인 361만 마리, 산란계 살처분마릿수는 267만 마리로 피해가 상대적으로 덜 했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2월까지를 특별방역기간으로 설정해 방역에 집중했다.

특히 최근 5년간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시·군별 농가 및 축산관계시설 분포, 축산차량과 소독차량의 이동 도로 및 동선, 방역 취약요인 등을 분석한 뒤 고병원성 AI 발생에 대비한 위험 시·군별(68개) 전략지도를 마련해 맞춤형 방역관리방안을 추진했다.

가금류 계열사에서 체계적인 자율 방역 프로그램을 마련해 계약농가에 대한 자체 교육·점검 및 미흡사항 개선을 주기적으로 실시하도록 하는 등 특별방역대책을 추진했다.

이번 겨울철은 예년과 달리 가금농장에서 H5N6형과 H5N1 등 2개 혈청형이 동시 검출되는 등 방역에 어려움이 큰 겨울이었다. 지난해 12월 고병원성 AI 발생 초기 전남·북 지역에서 다수 발생하고 특히 H5N6형의 경우 오리에서 폐사율이 낮아 의심축 조기 발견에 어려움을 겪는 등의 바이러스 특성으로 인해 대규모 발생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고위험지역 및 산란계 밀집단지(10개소) 집중 방역관리, 10만 마리 이상 산란계 농장 소독시설 설치 확대 등 산란계농가를 대상으로 선제적인 방역 조치를 실시해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계란 가격 안정에 큰 역할을 했다.

또한 고병원성 AI뿐만 아니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구제역, 지난해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럼피스킨 등 주요 가축전염병의 발생도 크게 줄어들었다. 

ASF는 지난해 1분기에만 7건 발생했으나, 올해는 지난 1월 2건의 발생 이후 추가 발생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축산물 공급 불안 요소였던 구제역은 지난해 11건, 럼피스킨은 107건이 발생했으나 올해 들어 현재까지 추가 발생은 없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취임 후 첫 현장 행보로 고병원성 AI 방역 현장을 찾는 등 방역과 물가 안정을 직접 챙기고 있다.

지난 1월 1일 전북 장수 거점소독시설 및 동물위생시험소를 방문해 고병원성 AI 대응 태세를 점검했으며, 지난 7일 서울시 양재동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열린 한우 할인행사에 참석했다. 14일은 충남 천안 식용란선별포장업체를 방문해 한우와 계란 등 축산물 수급상황을 집중 점검하기도 했다.

송 장관은 “이번 겨울철 특별방역기간 동안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지자체, 관계기관, 농가 등이 모두 합심해 노력한 결과, 가축전염병으로 인한 축산농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왼쪽에서 두 번째)은 지난 7일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생산자단체, 소비자단체 등과 함께 ‘소(牛)프라이즈 2024 대한민국 한우세일’ 기념행사에 참여해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우고기 시식행사를 진행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왼쪽에서 두 번째)은 지난 7일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생산자단체, 소비자단체 등과 함께 ‘소(牛)프라이즈 2024 대한민국 한우세일’ 기념행사에 참여해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우고기 시식행사를 진행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 축산물 수급 안정 정책 추진, 소비자 부담 줄이는 데 도움

농식품부는 축산물 수급 안정 및 소비자 부담 경감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했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12월 고병원성 A가I 발생하자 질병 확산에 따른 수급 불안 문제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 1월 신선란 112만 개를 수입·공급한 바 있다.

또한 생산자단체와 협업해 산지가격을 30구 한 판당 500원 인하했으며 계란자조금을 활용해 농협에서 대형마트 등으로 공급하는 계란의 납품단가를 30구 한 판당 1300원을 인하하는 등 소비자가격 하락을 도모했다.

또한 한우·한돈의 경우에는 소비가 많은 설 성수기에 자조금을 활용한 할인행사를 실시하며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는 데 집중했다.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설 이후에도 소비자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수시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한우의 경우 도축마릿수 증가로 도매가격이 하락하며 농가가 경영에 어려움을 겪자 한우 소비 촉진을 위해 전국 농·축협 하나로마트에서 최대 30~50% 수준의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송 장관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다양한 현장의 의견을 청취하고 물가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주요 대형마트에서는 지난 21일부터 오는 31일까지 한우고기를 최대 50% 할인 판매하며 한돈의 경우에는 오는 31일까지 최대 40% 할인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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