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노조,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 '산은 이전 토론회' 제안...한 위원장 "반드시 이전"
내부 직원들, 총선 결과에서 민주당 과반 이상 차지하면 올해 안 갈 것이란 분위기
노조 "산은이 특정 지역과 지역 특화 산업 육성 위해 설립 기관 아냐"...파업 불사할 계획

KDB산업은행 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KDB산업은행 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포인트데일리 조혜승 기자] '산업은행 부산 이전'이 4.10 총선을 2주 앞두고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표면적으로 윤석열정부와 산업은행 임직원 간 갈등으로 비춰지지만, 실상은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이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측면과 금융 경쟁력 하락이라는 의견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국회 여당은 산업은행(이하 산은) 본사 이전이 대통령 공약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고 산업은행 노사 간 대화가 1년 반 가까이 이뤄지지 않는 상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정부의 이전 계획을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산업은행이 부산으로 이전하면 하남 IT센터 등 관련 기관이 모두 이전할 전망이다.

산업은행 직원들은 부산 이전을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는 한편 다음달 총선 결과에서 민주당이 과반 이상 차지하면 올해는 안 가거나 취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민주당이 '산업은행법(산은법) 개정안'에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총선 결과가 여소야대로 나올 경우 해당 개정안이 무산될 수 있다는 전망이 있기도 하다. 

산은 관계자는 "공공기관 이전 지정 등 행정적 절차가 마무리됐다"며 "총선 결과에 따라 의회가 구성돼 산은법 개정 향방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산업은행 지부는 '산은 부산 이전'에 반발하고 있다. 야당을 중심으로 '산은법 개정안'을 막아달라고 설득할 계획이다. 최악의 경우 파업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산은 노조는 지난 25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 여의도역 거리 인사를 하는 자리에 '산은이 부산 이전을 왜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가 제지당했다.

김현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산업은행지부 위원장은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왜 해야 합니까?"라고 따졌고 한 위원장은 "반드시 이전하는 게 우리 공약"이라고 되풀이했다.

노조는 같은 날 성명서를 내고 산업은행 부산 이전 토론회를 열어달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산업은행이 국가 전체를 지원하고 국가 핵심 기반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설립한 공공기관이라며 특정 지역과 지역 특화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이 아니라고 밝혔다. 

노조는 "산업은행이 부산으로 이전하면 향후 10년간 국가 손실이 15조원이 넘을 것이라는 한국재무학회 연구 결과에도 정부는 산업은행 노조의 토론 요청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산업은행 부산 이전 위치.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산업은행 부산 이전 위치.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지난 2022년 발의된 '한국산업은행법 일부개정법률안'은 현재 국회 동의와 법 개정 절차를 밟고 있다. 해당 법안에는 산업은행은 서울에 본점을 둔다고 명시됐다.

부산 이전은 법 개정과 행정적 절차가 필요한데, 행정적 절차는 모두 마쳤다. 정부가 지난해 5월 산은을 부산 이전 공공기관으로 결정했다는 이전 공공기관 지정안을 정식 고시한 바 있다.

산은 부산 이전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당시 12대 대선공약 중 하나로 약속한 사안이다. 윤 대통령은 수도권 2차 공공기관 이전을 당선되자마자 국정과제로 발표했다.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공공기관의 개수는 총 347개다.

1차 수도권 공공기관 지방이전 기관은 총 153개로 전국 10개의 혁신도시로 이전했다. 수도권 2차 공공기관 대상은 산업은행을 비롯해 농협중앙회, 수협중앙회 등 공직유관단체를 포함한 총 360개다.

다음달 총선이 끝나면 산업은행법 개정부터 수도권 2차 공공기관 이전이 본격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과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이 산업은행 부산 이전 공약을 내고 접전을 벌이고 있다. 부산 남구 선거구는 산업은행이 이전하는 지역구다. 올해 갑, 을 선거구가 하나로 통합돼 여야 후보가 하나의 금배지를 놓고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박재호 후보는 연내 산업은행법이 통과될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후보는 "현재 모든 인프라와 인구, 일자리가 수도권으로 집중돼 있어 대한민국의 국토 균형 발전 측면에서 부산이 동남권의 중심축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영 후보는 부산국제금융센터(BIFC)를 품고 있는 남구에 정책금융 기관인 산업은행 이전을 통해 도약하고 지역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공약했다. 박 후보는 "정작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노골적 반대에 막혀 법 개정을 못하고 있다"며 "22대 국회에서 법안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지역민에게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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