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데일리 정재혁 기자] SK하이닉스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전체 D램 판매량 중 HBM(고대역폭 메모리) 판매가 두 자릿수 퍼센트로 올라와 수익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27일 밝혔다.

곽 사장은 이날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제76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참석해 이와 같이 말했다. 

AI 칩 호재에도 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낸 엔비디아와 달리 9조원대 당기순손실을 낸 이유를 묻는 주주 질의에 "작년에는 전체 D램 판매량 중 HBM이 한 자릿수 퍼센트였다"며 올해는 다를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곽 사장은 "D램 제품 가격이 많이 떨어지고 수요가 부진했다"며 "엔비디아는 매출 대부분이 AI향 서버 내지 GPU(그래픽처리장치) 관련 제품이어서 차이가 많이 났다"고 설명했다.

HBM에 대해선 "올해 계속 경쟁력을 강화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작년에 극심한 부진을 겪은 D램 가격도 작년 4분기를 기점으로 턴어라운드를 시작해 전반적으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와 관련, 중국 우시 공장 상황을 묻는 질문에 곽 사장은 "작년 10월에 1a나노미터까지 생산할 수 있는 VEU(검증된 최종 사용자) 라이센스를 받은 상태여서 당장 큰 문제는 없고 정상적인 생산 활동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곽 사장은 주주 질의에 앞서 올해 경영 전략 발표를 통해 지난해 손실이 컸던 낸드 사업의 방향성을 수익성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곽 사장은 "그동안 낸드 사업에서 과감한 투자로 점유율을 확대해 왔지만 시장의 성장 지연으로 성과가 만족스럽지 못했다"며 "기존 점유율 중심에서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는 지속하되, 전체적인 낸드 투자는 수익성 중심으로 운영할 것"이라며 "오토모티브, 게이밍, SSD 등 고수익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고도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인수 후 적자를 지속하는 낸드 자회사 솔리다임과 관련해선 "출범 후 시황 악화와 수요 하락으로 실적이 부진했다"며 "최근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솔리다임 eSSD 구매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어 올해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곽 사장은 SK하이닉스가 미국 인디애나주에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짓는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서는 주총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검토 중이지만 확정되지 않았다"며 "확정되면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주총에서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사내이사·사외이사·기타비상무이사·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임직원 퇴직금 지급 규정 개정 승인 등 안건을 모두 원안대로 가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