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28일 제42기 정기 주주총회 개최
검찰 낙하산, 르완다 투자 손실, 구조조정 등 질의
KT새노조, 주총장 밖서 기자회견 진행
김 대표, 민감한 질문들에 '성실 답변' 눈길

KT 김영섭 대표가 제42기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KT 김영섭 대표가 제42기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포인트데일리 정재혁 기자] 김영섭 KT 대표가 험난한 정기 주주총회 '데뷔전'을 치렀다.

제2노조인 KT새노조의 검찰 출신 '낙하산 인사' 지적과 더불어 르완다 투자 적자 문제, 구조조정 등 고난이도 질문들이 쏟아졌다. 첫 주총이었던 만큼 당황할 만했지만, 적절한 답변을 통해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KT는 28일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제42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김 대표는 의장 인사말을 통해 "KT는 작년 경영 위기를 전화위복으로 삼아 선진화된 지배구조를 구축했으며, 안정적인 사업운영과 견고한 실적으로 KT의 저력을 입증했다"며 "KT가 가지고 있는 통신 기반에 IT와 AI를 더해 AICT 기업으로 빠르게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노조 "검찰 낙하산 인사 강행"…김 대표 "인재라서 영입한 것"


이날 주총 시작에서 앞서 KT새노조는 주총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취임 7개월을 맞은 김 대표가 검찰 낙하산 인사를 강행하고, 협력보다는 실적 강요로 일방 소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새노조 관계자는 "김 대표 취임 이후 검찰 출신 4명이 KT에 왔다.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박근혜 특검 수사를 했던 이용복이 법무실장에, 특수통 출신 김후곤과 추의정이 각각 컴플라이언스 위원장과 감사실장으로 왔고 컴플라이언스추진실장에 검사 출신 허태원을 선임했다"며 "KT 그룹사까지 합하면 알려진 검사 출신만 6명이 넘는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이들 검사뿐 아니라 MB특보 출신 임현규 부사장, 윤 정부 초대 홍보수석 스카이라이프 최영범 사장 등 정치권 인사도 단행했다"고 덧붙였다.

KT새노조는 28일 KT 정기주총이 열린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정재혁 기자)
KT새노조는 28일 KT 정기주총이 열린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정재혁 기자)

새노조는 또 "김 대표가 밝힌 'AI 기업' 비전과 상관없는 인물들이 주요 임원으로 확정되자 일각에선 KT는 AI 기업이 아니라 '검찰기업'이라는 오명을 받고 있다"고도 했다.

새노조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검사 출신 4명, 정치권 출신 2명 등이 KT 경쟁력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79.9%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한 지적은 주총장에서도 이어졌다. 새노조측의 '검찰 출신 낙하산 인사' 문제 제기에 김 대표는 "검찰 출신, 정치권 출신이기 때문에 영입한 사람은 가슴에 손을 얹고 없었다"며 "전문성이 탁월하고 경험이 많은 분들이어서 삼고초려해 모셔왔다. KT가 발전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르완다 투자 손실, 구조조정 논란…"르완다 사업 철수, 인위적 구조조정 無"


이번 주총에선 낙하산 인사 문제 외에도 민감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한 주주는 "아프리카 르완다 투자 관련해 2014년부터 약 3000억원 적자가 났다"며 해명을 요구했다. 

또 "정년퇴직한 등기 임원들이 상근 자문역으로 출근도 안하면서 사무실, 차량, 연봉 등 3억원가량을 챙겨 간다"면서 "이는 대표적인 도덕적 해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르완다 투자의 경우 지금까지 손실이 많긴 하지만 현재도 대규모 손실이 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향후 르완다 사업을 철수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라고 답했다.

상근 자문역 문제에 대해서는 "퇴직 임원들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하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자문역이란 제도를 활용하고 있으며 그 효과가 검증됐다"며 "다만, 올해부터 비합리적이고 비정상적인 것들은 폐지했고 정상화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이른바 '구조조정 전문가'라는 점에서 조만간 대규모 인력 감축이 있을 것이란 소문이 돈다는 지적에 대해선 "인위적인 대규모 구조조정은 없다"면서도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구조조정은 순리에 따라 계속 해나가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KT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한 주주들이 주주총회장에 입장하고 있다.
KT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한 주주들이 주주총회장에 입장하고 있다.

주당 배당금 1960원 확정…올해 분기배당 도입


이날 주총에선 △제42기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총 3개 의안을 상정해 원안대로 의결했다.

재무제표 승인에 따라 주당 배당금은 1960원으로 확정했으며 내달 26일 지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KT는 지난 25일 완료한 271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 및 소각을 포함해 총 5101억원을 주주에게 환원한다.

KT는 정관 일부 변경 승인에 따라 올해부터 분기배당을 도입하고, 이사회에서 결산 배당기준일을 결의할 수 있도록 배당 절차를 개선했다. 이번 배당 절차 개선으로 투자자들은 KT의 배당규모를 먼저 확인하고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 투자 안정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KT는 지난해 10월 '중기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며 분기배당 도입 계획 외에도 오는 2025년까지 최소 배당금 1960원을 보장하고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방침 등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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