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상 현상으로 꿀벌 개체 수 줄어 포식자인 말벌 개체 수도 영향 받은 것으로 분석

등검은말벌집. 등검은말벌의 봄철 여왕벌 발생 시기 예측 모델에 따르면 예년보다 적은 양의 말벌이 출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농촌진흥청
등검은말벌집. 등검은말벌의 봄철 여왕벌 발생 시기 예측 모델에 따르면 예년보다 적은 양의 말벌이 출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농촌진흥청

[농업경제신문 이호빈 기자] 말벌은 꿀벌을 공격해 양봉농가에 큰 피해를 주며, 주로 8∼10월에 활동해 농작업과 야외활동이 잦은 시기에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

국립농업과학원은 안동대학교와 함께 말벌 전국 실태조사를 시행하고,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말벌 여왕벌 발생 시기 모형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조사 결과, 올해 말벌은 초기 발생 시점도 늦었고, 발생량도 평년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발생 밀도는 지난 5년 동안 트랩당 6.13마리였는데, 올해는 0.75마리로 매우 낮았다.

봄철 말벌 여왕벌은 겨울철 날씨에 영향을 받아 발생하는데, 지난해 초겨울 이상기상 현상으로 단독 월동하는 말벌류의 사망률이 높아 밀도가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상기상 현상으로 꿀벌 개체 수가 줄어듦에 따라 포식자인 말벌의 개체 수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연구진은 지난 7년간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등검은말벌의 봄철 여왕벌 발생 시기 모형을 개발해 적용했다.

그 결과, 올해 초기 발생일은 예측일보다 약 4일 늦었으나 가장 왕성하게 발생한 시기는 5월 13일로 예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측돼 실제 최성기와 일치했다.

농촌진흥청은 이번에 개발한 모형을 활용해 말벌의 발생 시기를 예측하고, 등검은말벌 봄철 방제를 위해 해마다 양봉협회나 농가 현장 지원을 통해 양봉농가에 전달할 예정이다.

농촌진흥청 기후변화평가과 정구복 과장은 "말벌은 꿀벌에게 가장 위협적인 포식자로, 이번에 개발한 말벌 발생 시기 모형이 양봉농가에서 봄철 여왕벌 방제 시기를 결정할 때 매우 유용한 의사결정 도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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